국회의 '검찰개혁 입법 청문회' 실시 계획을 둘러싸고 전북출신 여야 정치인이 대충돌 양상을 보이는 등 사안마다 극한의 대결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주인공은 5선의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비례)과 초선의 민주당 이성윤 의원(전주을)이다. 두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의 같은 상임위에서 여야 목소리를 강하게 내며 외나무다리 혈투를 벌이고 있다.
26일 전북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날 법안소위를 열고 여당이 발의한 검찰청 폐지,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국가수사위원회 신설을 골자로 한 '검찰개혁 4법' 관련 공청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는 이날 '검찰개혁 입법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과 '증인·참고인 출석요구의 건'을 의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전주 을)은 이와 관련해 페이스북에 '정치검찰 해체 이유 밝히는 청문회를 엽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정치검찰의 민낯과 검찰 해체 이유를 제대로 밝히겠다"고 강한 입장을 피력했다.
초선의 이성윤 의원은 "오는 9월 5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검찰개혁 입법 청문회를 연다"며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 등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상대로 검찰이 조작·표적·억지 기소한 사건들을 밝히겠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전북출신 조배숙 의원(비례)은 "민주당이 또다시 일방적으로 '검찰개혁 입법 청문회 실시계획서'를 날치기 처리했다"며 "청문회는 최소한 전체 법사위 차원에서 논의해야 하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소위원회라는 좁은 틀에서 강행하는 것 자체가 국회를 능멸하는 행태"라고 강하게 민주당을 비난했다.

5선의 조배숙 의원은 "민주당이 강행하려는 이번 청문회는 검찰개혁이 아니라 노골적인 '정치공작'이다"며 "국회를 권력의 시녀로 만들고 국민을 기만하려는 민주당의 흉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대충돌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국면 이후 두 의원은 찬탄과 반탄의 대척점에서 양당의 스피커를 자임하며 말 그대로 극한의 대립을 이어왔다.
서울고검장 출신의 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과거 검찰에 재직할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인물이다.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재임 당시 한동훈 전 대표가 연루됐던 채널A 사건 수사를 주도했고 윤 전 대통령이 취임한 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되고 수사와 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성윤 의원은 22대 총선에서 민주당 인재영입 26호로 정치적 행보에 나서 전주시민들의 높은 호응 속에 금배지를 달았다. 윤 정부의 새만금 예산 삭감에 대한 분노가 총선 민심에 반영돼 민주당 출신 초선의 이성윤 의원을 일약 스타급 반열에 올려놓았다는 분석이다.
반면에 5선의 조배숙 의원은 현재 호남의 유일한 국민의힘 통로 역할을 하며 대(對)여 투쟁의 선봉에 서고 있다.
지난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천년민주당 전국구(현 비례) 국회의원을 승계하면서 시작된 조 의원의 정치 인생은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비례로 5선을 거머쥐었다.
조배숙 의원은 2022년 3월의 20대 대선에 앞서 익산을 찾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선거유세에 깜짝 등장하며 지지를 선언했고 윤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는 반탄 대열의 최선봉에 서 진보 진영의 전북 지역민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두 의원의 공방은 국회 법사위 위원장이었던 이춘석 의원(익산갑)이 주식 차명거래 의혹과 관련해 탈당을 하고 상임위원장까지 내놓은 후 더욱 격화화는 모습이다.
정치적 궤를 달리하며 사안마다 대척점을 유지해 온 전북출신의 두 의원이 향후 같은 상임위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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