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의 연내 부산 이전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부산 국민의힘이 뒤늦게 주도권 잡기에 안간힘이다. 그럼에도 해수부 이전의 주축이 될 장관 임명이 국민의힘의 보이콧으로 지연되자 부산 더불어민주당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17일 <프레시안>과 만난 변성완 더불어민주당 부산 강서구지역위원장은 먼저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이었을 때는 대체 뭘 했는가"라며 반문했다. 지난 윤석열 정부의 대표 공약이던 산업은행 본사 이전과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제정이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해양수산부 이전은 대통령이 만든 공약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전재수 해수부 장관 후보자는 왜 보이콧 하는가. 집권했을 때도 제대로 못했으면 조용히 민주당과 부산시민이 하자는 대로 따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강서구는 부산에서는 유일하게 지난 21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를 거둔 곳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변 위원장은 "강서구는 젊은층이 많다는 점도 작용했지만 다 유리한 것은 아니다"라는 관점을 내놓았다. 정치 무관심층이 많아 반대로 투표율은 낮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 대선의 경우 강서구는 투표율 부산 4위를 기록했다. 1~3위가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인 동래구, 연제구, 금정구인 가운데 이례적인 결과다. 변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의 현실적인 공약이 통한 것"이라고 분석하며 해수부가 유치된다면 시너지 효과가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해수부가 강서구로 가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변 위원장은 먼저 '트라이포트'를 들었다. 강서구는 항만, 철도, 항공이 만나는 최적지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한 지리적으로도 창원, 김해, 양산 등 경남과 인접해 이른바 '메가시티'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는 것도 강조했다. 무산된 부울경 메가시티가 해수부 이전을 계기로 부활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변 위원장은 "어차피 동부산은 과부하 상태"라며 "해수부가 강서를 중심으로 집적된다면 서부산 발전을 획기적으로 도모할 수 있는 기회"라고도 덧붙였다.
해수부의 임시청사가 동구로 결정된 데 대해서는 "아쉬움은 있지만 불가피하고 합리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물 건너간 것은 아니다. 해수부 이전은 일부일 뿐"이라며 "해양공공기관, 해양대기업, 해사법원 등이 묶인 패키지 공약이다. 임시청사가 동구로 결정됐다고 해서 전부 거기로 간다는 것은 착각"이라고 짚었다. 특히 배후도시 측면에서 에코델타시티와 명지국제신도시 2단계 등이 진행되고 있는 강서구가 최적의 입지라는 것이 변 위원장의 주장이다. 그는 이러한 정주여건과 함께 국제러셀스쿨, 사상하단선, BuTX 등 강서구가 가진 이점들을 하나로 묶는 '강서해양혁신지구'를 지난 7일 제안하기도 했다.
변 위원장은 "단순한 홍보가 아니라 세일즈를 한다고 생각하고 이전 당위성과 이점들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한편으로 그는 "이런 것을 우리가 해야 하나. 국민의힘이 해야 한다"며 꼬집는다. 강서구의 집권여당은 국민의힘이지만 노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변 위원장은 "지역 내에서는 오히려 늦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강서구도 용역을 발주하거나 플랜을 짜서 쫓아다녀야 한다"며 지자체에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주문했다.

오거돈 시정 당시 행정부시장을 거쳐 부산시장 권한대행을 지내기도 한 변 위원장은 현 박형준 시정에 대해서는 "평가할 것이 없다"고 짧게 말했다. 평가를 할 수 있는 결과물은 없고 실패한 것만 많다는 것이 변 위원장의 설명이다. 최근 부산지역의 화두가 되고 있는 가덕도신공항에 대해서도 "권한대행 할 때 특별법이 만들어졌지만 지금까지 삽도 못 뜨고 있다. 말만 무성하고 한 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지역 내에서도 가덕도신공항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진행되는 것은 없다는 불만이 쌓여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변 위원장은 내년 지선이 부산 더불어민주당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거돈 시정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지역에서도 여당으로 올라섰지만 이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찾아온 기회라는 것이 그의 견해다. 변 위원장은 "어떻게 보면 실패한 경험을 해봤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은 전화위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또한 "대통령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도 제대로 된 활동을 해야 한다"고 시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제언했다.
이어 변 위원장은 다가오는 지방선거 재도전에 대해 "어디로 튈지는 모른다. 정치인이 한다 안한다 이야기를 하겠나"라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구청장 출마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시장 선거도 있지 않나"라며 부산시장에 재도전할 의사를 에둘러 내비쳤다. 변 위원장은 지난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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