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검찰총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해 9월 임기를 시작한 지 9개월여 만의 중도 퇴진이다.
심 총장은 1일 '사직 입장문'을 내고 "오늘 검찰총장의 무거운 책무를 내려놓는다"며 "여러 상황을 고려하였을 때 지금 직을 내려놓는 것이 제 마지막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최측근인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을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하고, 민정수석비서관으로 봉욱 전 대검찰청 차장을 임명하면서 대대적인 검찰 개혁을 예고한 데 따라 스스로 거취를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사직 입장문에서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려는 검찰 개혁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형사사법제도는 국민 전체의 생명, 신체, 재산 등 기본권과 직결된 문제"라며 "시한과 결론을 정해놓고 추진될 경우 예상하지 못한 많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학계, 실무계 전문가 등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듣고 심도 깊은 논의를 거쳐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제도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심 총장은 개인적으로 여러 의혹에 연루돼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그는 서울중앙지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리기 6~7일 전인 지난해 10월 대통령경호처가 지급한 비화폰으로 김주현 당시 민정수석과 두 차례 통화해 비밀리에 수사 협의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장녀인 심모 씨가 채용 자격 미달임에도 외교부 연구원직에 합격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심 총장의 사직과 맞물려 검찰 고위 간부들도 줄줄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진동 대검찰청 차장검사,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 양석조 서울동부지검장, 변필건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등도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
심 총장 퇴임식은 오는 2일 오전 10시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비공개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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