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자치단체가 국비 8억 여원을 쏟아부어 조성한 생태공원이 불과 5개월 만에 사람 손길이 닿지 않은 무성한 잡초 밭으로 변한 채 방치되고 있다.
인근 주민들조차 시설이 관리되지 않는 데다 인적이 드물어 무서워서 아예 접근조차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전북 완주군은 지난해 12월 삼례읍 금와생태습지를 금개구리 서식지 보존과 생태탐방 및 휴식, 교육적 생태명소로 가꾸기 위해 조성사업을 완료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금와생태습지는 완주군 삼례읍 후정리 일원에 조성된 8만8259㎡ 규모 생태공간으로 소나무숲, 편백나무숲, 관목원, 수국원, 국화원 등 14개 구역과 5곳의 생태학습장을 갖추고 있다.
완주군은 조성 당시 주민과 학생들의 생태탐방과 환경교육 거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으나 불과 반 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 24~25일 이틀간 <프레시안>이 직접 확인한 결과 공원 곳곳은 잡초와 덩굴식물로 뒤덮여 있었다.
벤치와 조형물은 풀숲에 가려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었고 ‘수국원’이라는 안내판이 세워진 구역에는 개화기인 수국이 단 한 그루도 발견할 수 없었다. 바로 옆에는 고사해 쓰러진 나무만 뒹굴고 일부는 탐방로를 막고 있어 탐방객들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상황이었다.


주말 이틀 동안 금와습지를 찾은 방문객은 고작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했으며 한 주민은 “이쪽에 벤치가 있다는 것도 말을 해줘서야 알았다. 귀신이나 앉아 있을 것 같다”며 “자칫 풀독이라도 생길까봐 앉을 엄두도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환경부의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 사후관리 지침에 따르면 복원된 서식지의 식생 과밀과 외래종 확산을 막기 위해 시기별 적절한 제초작업을 실시해야 하며 외래종과 덩굴은 발아 초기부터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특히 이곳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금개구리 서식지로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이뤄져야 하는데도 7개월간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금와생태습지를 처음 조성할 당시만 해도 주민과 학생의 환경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하겠다고 했으나 이 같은 프로그램 또한 전혀 운영되지 않고 있어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다.
완주군 하천관리팀 관계자는 “금와습지 관리 예산을 삼례읍사무소에 재배정해 연 2회, 2000만 원 규모로 시행하고 있다”며 “별도의 현장 전담 인력은 없고 주기적인 관리는 어려운 상황이다. 읍사무소를 통해 관리하는 방식이라 실시간 현장 점검이나 즉각적인 조치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10월 정비를 마쳤고 2주 후 추가 작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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