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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지러워서 집에 못 들어가"…금호타이어 화재 피해 주민들, 설명회서 '답답함'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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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지러워서 집에 못 들어가"…금호타이어 화재 피해 주민들, 설명회서 '답답함' 토로

주민들 "금호타이어 관계자 한 명도 안 나와…사과도 구체적 대책도 없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이후 피해를 호소하는 광주 광산구민들의 불만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6일 어룡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주민들은 "금호타이어 관계자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송광·삼라·힐스테이트 등 인근 아파트 주민 200여명이 참석했으며, 광산구는 합동감식 결과는 약 3개월 후에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설명회는 구의 대응상황 보고와 질의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26일 오전 광주 광산구 어룡동행정복지센터에서 금호타이어 화재에 따른 대응과 진행상황 주민설명회가 열렸다.2025.05.26ⓒ프레시안(김보현)

송광아파트 3차에 거주하는 김정숙씨(62)는 "2박3일 대피소에 있다가 집에 와서 식탁과 벽을 닦았는데 시커먼 분진이 그대로 묻어 나왔다"며 "알레르기 반응이 심해 피부과에서 약 처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밤이 되면 냄새가 더 심해져 잠을 못 자고, 공기청정기도 소용없다"며 "세탁 후에는 장롱 안에 세탁물을 말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피해 아파트 주민의 딸이라는 오선화씨는 "고령자들이 소견서를 떼고 증빙자료를 마련해두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현장감 없는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청소·세탁·숙박비를 선지급한 한국타이어 화재 사례와는 너무 다르다"는 비교도 나왔다.

▲26일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공장 인근 아파트 주민 김정숙씨가 화재 이후 피부 간지러움과 변색이 생긴 다리를 보여주고 있다.2025.05.26ⓒ프레시안(김보현)

특히 전문업체의 거주지 청소 지원이 최우선이라고 말하는 주민들이 많았다.

일부 주민은 농작물 손해도 호소했다. 한 주민은 "분진이 묻어 수확을 포기했는데, 이게 화재 때문이라는 걸 주민이 입증하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다니는 통학로와 놀이터에 쌓인 분진에 대해서는 "청소가 시급하다"는 건의가 이어졌고, 한국타이어 화재 현장 인근에서 거주했다는 힐스테이트 아파트 주민 정호진 씨는 "한국타이어 화재 때 교육시설 외부 세척과 학교 운동장 모래 전부 세척이나 교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며 "현재 차만 다니는 도로만 세척하는데 아이들 다니는 인도 등은 전혀 진행되고 있지 않고 있다. 등교길 기둥 등 학생들이 호기심이 많아 손으로 만지고 하는데 최우선적으로 해결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을 위해 "보건소에서 직접 방문해 진료해 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한 주민은 "35년 넘게 도심에 존재해 온 공장을 더는 둘 수 없다"며 금호타이어 공장 이전도 요구했다.

무엇보다 주민들은 금호타이어의 태도에 분노를 드러냈다.

주민들은 "사고 책임 주체는 금호타이어인데 구청만 나와 있다"며 "대표가 직접 나와 사과하고 향후 조치 방안을 설명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과 관계자들이 26일 어룡동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2025.05.26ⓒ프레시안(김보현)

현재까지 광산구에는 약 1만709건(6601명)의 피해가 접수됐다. 이 중 인적 피해는 6218건(58%)으로 두통, 어지러움, 피부 트러블 등이 주를 이룬다. 임시대피소로 마련된 하남 다누리 체육관에는 50개 텐트가 설치됐지만 현재 4명만 머물고 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금호타이어로부터 피해보상 가이드라인을 받지 못한 상태"라며 "병원에서 화재 연관성 소견서를 발급받고, 세탁비 등은 증빙자료를 남겨달라"고 당부했다.

구는 오는 28일까지 피해 현황을 접수 중이며, 이후 금호타이어와 현장 접수처 운영이나 콜센터 개설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주민 건강 피해2713건은 이날부터 금호타이어 보험사에서 보상 관련 상담이 이뤄질 예정이나, 보상 기준과 시기 등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아 주민 불신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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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광주전남취재본부 김보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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