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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도부, '자당 대선후보' 김문수 맹폭…"잘못된 결정", "한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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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도부, '자당 대선후보' 김문수 맹폭…"잘못된 결정", "한심"

권성동 "얄량한 후보 자리 지키려고"…권영세 "토론 안 해도 여론조사 예정대로 실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와 지도부·주류그룹 간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김 후보가 8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강제 후보단일화라는 미명으로 정당한 대통령 후보인 저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에서 손 떼라"고 당 지도부를 비난하자, 지도부에서도 자당 대선후보를 겨냥해 "왜 갑자기 태도를 바꿨는지 의아"(권영세), "한심한 모습"(권성동) 등 맞비난을 쏟아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 비대위 회의에서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를 대통령 선거가 26일 앞으로 다가왔다. 모레, 글피 이틀간 후보자 등록을 통해 출마자들의 기호가 결정되고 나흘 뒤 12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며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아무리 늦어도 모레까지는 단일화를 이뤄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틀 안에 반드시 단일화를 성사시켜서 반전의 드라마를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 당원들과 국민들께서도 압도적으로 단일화를 바라고 계신다. 어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김문수 후보를 최종 후보로 당선시킨 그 당원들의 82.8%가 단일화 필요성에 동의했고, 이 가운데 87%는 후보 등록 이전, 즉 11일 이전에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고 김 후보를 압박했다.

권 위원장은 특히 "단일화는 김 후보의 약속이다. '후보가 되면 즉시 한덕수 후보부터 찾아뵙겠다'고 약속했던 김 후보께서 왜 갑자기 태도를 바꿨는지 많은 분들이 의아해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김 후보의 기자회견 내용을 언급하며 "오늘 김 후보께서 조금 전 전 회견에서 '한덕수 후보를 누가 끌어냈냐'고 했는데, 저는 바로 김 후보가 끌어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비대위 회의는 김 후보의 기자회견 직후 열렸다.

권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정당한 절차와 국민의 뜻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단일화) 로드맵을 설계해왔다"며 "이에 따라 오늘부터 당 주도의 단일화 과정이 시작된다. 오늘 오후 TV 토론과 양자 여론조사를 두 분 후보께 제안했고, 토론이 성사되지 못한다 해도 여론조사는 예정대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 후보의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당의 로드맵을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권 위원장은 "이러한 결정에 따른 모든 책임은 비상대책위원장인 제가 짊어지겠다"며 "우리 국민의힘과 그 전신 정당은 대통령과 대통령 주변의 잘못된 결정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제 우리는 거기서 교훈을 얻어야 하고, 대통령 후보의 잘못된 결정이 있을 때 이건 반드시 고쳐야 된다고 생각한다"고까지 했다. 김 후보가 단일화에 나서지 않는 것을 윤석열·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유에 비긴 셈이다.

권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김 후보가 옛날의 김 후보로 빨리 돌아갔으면 좋겠다. 오늘 기자회견은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11일까지 안 하면 후보를 포기하겠다'는 사람과 11일부터 단일화 절차를 밟겠다는 얘기는 거의 이재명 식"이라고 김 후보를 비판했다.

전날부터 '단일화 촉구 단식'에 나선 권성동 원내대표의 발언은 더 강도가 높았다. 권 원내대표는 "김 후보께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 지금 우리는 역사의 벼랑끝에 서있다"며 "당의 주인인 당원들의 뜻을 받드는 것이 정치인의 숙명이다. 80%가 넘는 당원들이 '단일화하라', '후보등록 전에 하라'고 준엄한 명령을 내렸으면 김 후보는 이에 따르면 된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그런데도 불구하고 당원들의 명령을 무시한 채, 그 알량한 대통령 후보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오늘 아침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 분이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해 왔던 민주화 투사인지, 3번의 국회의원과 2번의 경기지사, 노동부 장관을 역임한 우리 당 중견 정치인인지 의심이 들었다. 정말 한심한 모습이었다"고 정면 비난했다.

권 원내대표는 "정치는 본인의 영예를 위해서 하는 게 아니다"고 자당 대선후보를 준엄하게 꾸짖으며 "공적 의식 없이 단순히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었다는 이유, 핑계 하나만으로 당원들의 명령을 거부하는 것은 옳지 못한 태도"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또 "한덕수 후보를 누가 끌어냈냐, 당원과 국민들이 끌어낸 것"이라며 "지지율이 안 나오면 어떻게 끌어내겠나? 김문수 후보 지지율이 한덕수 후보의 지지율보다 압도적으로 높으면 한 후보가 나왔겠느냐?"고까지 했다.

그는 "이제 와서 한 후보를 끌어드는 것이 당 지도부의 책임이라니, 당 지도부가 그렇게 힘이 있으면은 대선에 나갔지 대선 관리를 했겠나. 그 수많은 국민과 당원들을 움직일 힘이 당 지도부에 있었으면 제가 대통령 후보에 나가겠다"고 비꼬며 "그렇게 논리도 없고 말도 안 되는 것으로 국민과 당원을 호도해서는 안 된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김 후보는 과거에 누구보다 뜨거운 신념으로 이 나라 자유를 지켜오신 분이고 누구보다도 용기가 강하셨던 분"이라며 "그 과거에 가졌던 헌신과 용기를 좀 발휘하시라"고 거칠게 압박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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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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