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8일 당 지도부를 향해 "강압적 단일화 요구를 중단하라"며 직접 법적 분쟁에 나설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김 후보는 "후보의 동의를 받지 않고 당이 일방적으로 정한 토론회는 불참하겠다"고 당이 추진하는 단일화 관련 일정에 불응한다고 밝히며, 대신 1주일간 선거운동을 한 후 14일 방송 토론, 15~16일 여론조사 경선이라는 자체 단일화 시간표를 제안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절차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지도부에 불만을 드러내며 이같이 말했다. 김 후보의 목소리는 한껏 격앙됐다.
김 후보는 전당대회를 거쳐 대선후보로 선출된 자신에게 당헌에 따른 '당무 전반에 관한 모든 권한 우선권'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의힘 지도부에 묻고 싶다. 본선 후보 등록도 하지 않겠다는 무소속 후보를 위해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한 후보에게 묻고 싶다. 이런 시나리오를 사전에 알고 계셨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사전에 계획한 듯 후보 등록도 하지 않겠다는 무소속 후보를 위한 선대위를 꾸리고 있었다"며 "경선 후보들은 들러리였나"라고 날을 세웠다.
김 후보는 "단일화는 시너지가 있어야 한다"며 "지금 이대로 가다간 공멸의 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시너지와 검증을 위해 일주일간 각 후보들은 선거운동을 하자"고 제안했다. 오는 14일 방송 토론과 15~16일 여론조사를 진행해 단일화에 나서자고 일정표를 제시했다.
당이 이날 진행을 예고한 한 후보와의 일 대 일 토론과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에는 응할 수 없다고 못박으며 "이것은 불법이기 떄문"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이 시간 이후 강제 후보 단일화라는 미명으로 정당한 대통령후보인 저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에서 손 떼라"고 지도부에 요구했다. 그는 "지금 진행되는 강제 단일화는 강제적 후보 교체이자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이기 때문에 법적인 분쟁으로 갈 수 있다. 즉각 중단하라"며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의 자격으로 당헌 제74조의 당무우선권을 발동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지도부를 겨냥해 "어떤 불의에도 굴복하지 않겠다",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해 이 사태를 막아내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다만 한 후보와는 대화를 이어가겠다며 "이 시간 이후에도 한 후보와 '나라를 구하기 위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기자회견문을 모두 읽은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고 지지자들에 둘러싸인 채 현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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