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정계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제21대 대선인 6.3 조기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의힘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직후였다.
홍 전 시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 대선후보 경선 2차 경선 결과가 발표된 뒤, 최종 2인(김문수·한동훈 후보가 결선 진출)에 들지 못하자 한 승복 연설에서 "지난 30년 간 여러분의 보살핌으로 참 훌륭하게, 그리고 깨끗하게 (보낸) 정치 인생을 오늘로서 졸업하게 돼서 정말 고맙다"며 "이제 시민으로 돌아가겠다.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좀 편하게 살도록 하겠다. 이번 대선에서 저의 역할은 여기까지다"라고 말했다.
홍 전 시장은 직후 여의도 대하빌딩에 차린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별도 기자회견도 열고 재차 "오늘 조기 졸업했다"며 "지난 30년 동안 저를 돌봐주신 국민 여러분, 그리고 당원 동지 여러분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서울시민으로 돌아가서 시장통에서, 거리에서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일개 시민으로 남았으면 한다"며 "더 이상 정치 안 하겠다. 이제 갈등의 현장에서 벗어났다"고 강조했다.
홍 전 시장은 회견 뒤 페이스북을 통해 "내일 30년 정들었던 우리 당을 떠나고자 한다. 더 이상 당에서 내 역할이 없고 더 이상 정계에 머물 명분도 없어졌다"며 국민의힘 탈당 의사도 밝혔다.
홍 전 시장은 1996년 총선에서 서울 송파갑에 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고, 서울 동대문을로 지역구를 옮겨 세 번 더 의원직을 지냈다. 2012년 지방선거 때는 경남도지사에 출마해 재선까지 성공했다. 2020년 총선에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해 국회로 돌아온 그는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의원직을 사퇴한 뒤 대구시장 선거에 나가 당선됐다.
홍 전 시장은 지난 11일 대구시장직을 내려놓고 21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당 경선에 뛰어들었지만, 이날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결선에 오를 후보로 확정되며 중도 퇴장했다.
국민의힘 경선에서 홍 전 시장과 경쟁한 다른 후보들도 소감 발표에서 홍 전 시장의 정계은퇴를 언급했다. 김 전 장관은 "홍준표 후보께서는 1996년 15대 국회 때 저와 같이 의원을 하면서 같은 상임위에서, 그리고 항상 같이 해왔는데 이번에 저와 같이 못하게 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홍 후보가 이루고자 하는 여러가지 꿈, 나라를 위한 헌신적 열정, 여러 분들 잘 모시고 제 남은 여정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이후에 별도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계 은퇴, 지금은 아니다"라며 "나라가 위태로운 지금, 홍 후보님의 자리는 여전히 국민의힘 맨 앞자리"라고 홍 전 시장의 정계은퇴를 만류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은 홍 후보가 은퇴할 때가 아니다. 보수당을 바로세우고,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내는데 힘을 북돋아 달라"고 했다.
한 전 대표 역시 "홍 후보님은 개인적으로 대화해 보는 게 처음이었다. 그런데 몇 년만 먼저 뵀다면 (내가) '홍준표계'가 됐을 것 같다"며 "그만큼 매력있고, 젊은 저보다 더 패기있었다. 제가 많이 배웠다.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30년 여정 동안 정말 많은 공헌을 대한민국과 보수에 해온 것에 후배로서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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