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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병풍' 일월오봉도를 대형 파이프오르간에 접목해 연주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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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병풍' 일월오봉도를 대형 파이프오르간에 접목해 연주한다면

[이춘구 칼럼]

조선의 국가 권위와 왕권을 상징하는 일월오봉도를 대형파이프 오르간 등에 접목시키려는 예술활동이 눈길을 끌고 있다.

문화산업 전문가들은 일월오봉도 형태의 대형파이프 오르간 보급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일월오봉도는 조선시대 궁궐 정전의 어좌 뒤쪽에 놓였던 다섯 개의 산봉우리와 해, 달, 소나무 등을 소재로 그린 그림이다. 현재 13점이 병풍 형태로 남아있다.

일월오봉도의 탄생은 태조 이성계와 태종 이방원의 개국의지에서 비롯된다. 서승 전 전주문화원장은 태조가 꿈속에서 나라를 다스릴 신표로 금척을 받은 후 임실 성수에서 진안으로 가던 중 마이산을 바라보니 꿈속의 산 모습이었다고 전한다.

성수에서 바라본 마이산은 삼봉이지만 태종이 2개의 탑을 쌓아 오봉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일월오봉도는 가장 큰 산봉우리가 가운데에 위치하고 그 양쪽으로 각각 두 개의 작은 봉우리가 협시(挾侍)하는 것처럼 배치돼 있다.

해는 오른편에 위치한 두 작은 봉우리 사이의 하늘에, 달은 왼편의 두 작은 봉우리 사이의 하늘에 떠 있다.

이춘구 칼럼니스트(前 KBS 모스크바 특파원)ⓒ

폭포 줄기는 양쪽의 작은 봉우리 사이에서 시작해 한두 차례 꺾이며 아래쪽의 파도치는 물을 향해 떨어진다. 산과 물의 경계선 또는 작은 봉우리 같은 형식화된 물결들의 사이사이, 혹은 그 두 군데 모두에 위로 향한 손가락을 연상케 하는 역시 형식화된 하얀 물거품들이 무수히 그려져 있다.

양쪽으로 놓인 소나무는 하늘과 땅을 하나로 이어 주는 존재로서 천(天), 지(地), 인(人)과 삶에 대한 지혜를 알려 준다. 이는 상극의 대치가 아니라 상생의 조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해와 달, 땅과 함께하는 인간과 천지 만물의 조화는 우주 질서의 운행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일월오봉도에는 조선 500년의 우주관, 생명 사상, 천명 사상 등이 오행과 결합한 성리학의 철학 속에 담겨 있다.

학자들은 『시경(詩經)』 「소아(小雅)」의 「천보(天保)」시에 묘사된 다섯 종류의 산봉우리, 즉 산(山), 부(阜: 언덕), 강(岡: 산등성이), 능(陵: 큰 언덕), 그리고 남산(南山)에서 오봉(五峯)의 도상이 유래한 것이라고도 설명하고 있다.

일월오봉도는 경기전과 궁궐의 정전 어좌 뒤에 대형 병풍으로 설치돼 있다. 그리고 1921년 창덕궁에 건립된 신선원전의 12개 감실(龕室)에는 팔첩 오봉병과 협폭(挾幅) 오봉병이 당가(唐家) 안에 실제로 배치돼 있다.

일월오봉도는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매우 독특한 형태로 발달한 궁중회화를 대표하는 그림으로 평가된다. 요컨대 일월오봉도는 국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동시에 개국의 정당성을 확보하게 하며 국가 존립의 근원적 권위를 상징한다.

김동철 한국전통문화전당 초대 원장과 홍성훈 독일 오르겔바우마이스터(오르간 제작 장인)는 한국을 대표하는 소리의 고장이자 세계소리축제 개최지인 전주에 일월오봉도 대형파이프 오르간을 보급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파이프오르간은 고대악기 생황이 진화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일월오봉도 파이프오르간 프로젝트는 인적 인프라와 기술수준, 연주자들을 갖춘 상태여서 문화산업으로 진흥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홍성훈 마이스터는 주요 무형문화재들과 협업체제를 갖추며 보급에 집중하고 있다. 파이프오르간 연주와 관련해서 3000여 명에 이르는 연주자들이 양성돼 있다고 한다. 여기에 메타버스를 구축하며 통합플랫폼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일월오봉도 파이프오르간 프로젝트는 우리나라의 세계적 축제인 ‘전주세계소리축제’를 더 한층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도에서 기획된 것이다.

문화산업 차원에서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시야를 넓히며, 축제장을 세계적인 문화관광명소로 발돋움시키기 위한 도전이다.

전주에 가면 세계의 소리, 일월오봉도 파이프오르간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믿음을 확산하는 게 중요하다. 일월오봉도와 K-컬처의 고향 전주에서 파이프오르간 소리가 울려 퍼지면 음악 애호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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