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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배숙 의원과 한덕수 대행의 공통점…싸늘한 고향 전북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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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배숙 의원과 한덕수 대행의 공통점…싸늘한 고향 전북 민심

각자 영역 최고 위치, 탄핵국면서 고향 민심과 다른 행보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비례)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전북 출신의 두 사람은 정치와 행정 등 각자의 영역에서 최고의 위치에 오른 사람으로 평가되지만 지난해 12월 비상계엄과 이후 대통령 탄핵국면에서 고향 민심과 궤를 달리했다는 공통점도 지닌다.

익산이 고향인 조배숙 의원은 제16~18대와 20·22대 국회의원을 지낸 5선 출신의 국민의힘 중진이다. 제22대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서울지검·인천지검에서 검사로 활약한 '대한민국 여성 최초' 검사의 기록도 갖고 있다.

▲2025년 4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기각을 주장하며 '탄핵 기각의 길'을 걷고 있는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 ⓒ조배숙 의원 페이스북

1991년부터 2년 동안 서울고법 판사를 거쳐 2001년 제16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간판으로 여의도에 입성해 민주당, 국민의당, 민생당 등 여러 당적을 거쳐 22대에는 국민의힘 비례로 국회에서 활동 중이다.

여야를 넘나든 조배숙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선포됐던 작년 12월 이전까지만 해도 "전북도민의 뜻을 중앙당에 전달하고 고향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며 '여권 내 전북 유일 통로' 역할을 자임했다.

22대 총선 직전인 2024년 3월까지만 해도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발표한 비례대표 우선순번에는 전북 등 호남 출신이 전혀 없었다.

또다시 '호남 홀대론'이 들끓었고 이런 여론의 흐름을 타고 조배숙 의원이 우선순위에 배치돼 국회에 입성하게 된 만큼 지역민의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국면에서 탄핵반대의 '반탄 최선봉'에 서며 전북 민심은 그에게 싸늘해졌다. 12.3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발언과 행동으로 '전북 밉상'이 된 조배숙 의원은 고향에서 '익산의 수치'라는 말을 듣는가 하면 "지역을 떠나라"라는 현수막이 붙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에도 내란수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관련해 "기소된 것만으로 무슨 내란, 내란하는데 이건 내란몰이"라고 주장해 전북 민심이 격앙되기도 했다.

고향 민심이 극도로 싸늘한 것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도 마찬가지이다.

전북 전주 출신인 한덕수 권한대행은 초등학교 4학년까지 전주에서 보냈으며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제8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1969년 12월 공직에 발을 들여놓았다.

김영삼 정부 시절에 특허청장과 통상산업부 차관으로 근무한 후 승승장구했다.

중앙과 지방의 정계에서는 서울 출신이라던 한덕수 권한대행이 김대중 정부가 출범한 이후 전주 출신이라고 고향을 바꾼 일화가 여전히 회자하고 있다.

2007년 3월 제38대 국무총리로 발탁된 한 권한대행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2022년 5월에 제48대 총리로 재등판하면서 "전북 현안 추진에 도움이 될 것 아니겠느냐"는 기대감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한덕수 권한대행은 2023년 8월 '새만금잼버리 대회' 파행 이후 정부가 2024년 새만금 예산을 78%나 난도질하는 과정에서 전혀 역할을 하지 못해 지역민들의 가슴 속에 응어리를 빚기도 했다.

급기야 같은 해 11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1차 새만금위원회'에서는 새만금 기본계획(MP)의 재수립과 새만금국제공항 등 주요 SOC사업의 적정성 재검토 방침을 발표해 "고향 민심은 뒤로한 채 이른바 윤심(尹心)만 적극적으로 대변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당시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가뜩이나 자존심에 깊은 상처가 난 상황에서 고향 출신의 총리가 어떻게 이럴 수 있는가"라는 울분이 나오기도 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6일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에서 HD현대중공업 권오갑 회장(오른쪽) 등과 정조대왕급 2번함 '다산정약용함'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권한대행은 최근에 대통령 고유권한인 헌법재판관 임명권을 위헌적으로 행사했다는 야권의 거센 비판에 직면해 있는가 하면 국회에 불출석하고 기아자동차 광주공장과 현대중공업 울산공장을 방문해 대선 행보가 아니냐는 여야의 공격을 받고 있다.

전북 출신의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덕수 대행이 헌법재판관 2인을 임명하자 "꼼수 중에 국민 기만 꼼수"라며 "보수 엘리트들이 한없이 얄팍함을 보여주는 태도가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강력히 성토했다.

이원택 의원은 "국민과 헌법을 상대로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오만한 태도를 심판해야 한다"며 "한덕수 대행은 악업(惡業)이 쌓여가고 있다. 자성하기 바란다"고 정조준하기도 했다.

판사 출신인 박희승 전북 의원도 "한 권한대행은 50년간 걸어온 공직생활의 마지막이 어떻게 기록될지 두렵지 않느냐"고 강공을 퍼붓기도 했다.

한 대행의 대선 행보와 관련한 고향의 민심도 극도로 싸늘하다.

전북지역 친명계의 최대 조직인 '더민주 전북혁신회의'는 최근 입장문을 내고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행세를 하며 고향인 호남 민심을 교란시키고 있다"며 "민생을 챙기는 척하며 여론을 떠보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일인 만큼 대산 출마 의사가 있다면 공직자에서 당장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각자의 여정 속에서 고향의 민심을 어떻게 해소해 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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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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