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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계올림픽 유치 나선 전북도, '잼버리 감사원 감사 결과' 새겨 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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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계올림픽 유치 나선 전북도, '잼버리 감사원 감사 결과' 새겨 들어야

"단체장 치적 쌓기 위한 국제행사 유치는 경계해야 한다"는 경고

2036하계올림픽 국내 후보 도시로 선정된 전북자치도가 새만금잼버리대회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제행사 유치에 더 철저해야 한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뼈 아프게 받아 들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 10일 새만금잼버리대회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전북도지사'를 특정해 "앞으로 개최계획서 작성 등 업무를 소홀히 하거나 행사 성격에 맞는 개최 후보지 검토 및 준비 등을 소홀히 한 채 국제행사를 유치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 요구"조치 했다.

조치 사항을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전북도는 유치 지방자치단체로서 국내 후보지를 선정하고 개최계획서를 한국연맹에 제출하는 한편 그늘 조성용 조경 시설과 배수로 설치를 담당했다.

그런데 전북도는 2015년 7월, 부지 매립이 필요한지 등 제반 여건에 대한 검토도 없이 현장을 육안으로 둘러 본 후 야영에 부적합한 장소를 후보지로 선정한 것으로 지적됐다.

다시 말해 잼버리대회가 진행된 부지는 새만금호와 접해 있고 내부에 3개의 소하천이 흐르면서 지반 높이가 낮아 호우 시 침수가 예상되는 장소였던 것이다.

또한 2025년 9월, 한국연맹에 제출하는 개최계획서를 작성하면서 이행 가능성 검토를 소홀히 한 채 2019년까지 부지.기반시설 개발 완료, 포플러 10만 그루 식재, 한국연맹에 스카우트 센터 위탁 등의 내용을 포함시켰으나 정작 해당 부지의 토양(염해성) 등의 문제로 포플러 나무는 아예 심지도 못했으며 '공유재산법'상 수의계약 제한으로 한국연맹에 스카우트센터를 위탁하지 못한 것으로 지적됐다.

더구나 2023년에는 야영지 내부 배수로를 작고 기울기가 없이 설치하고 배수 용량이 부족한 측구수로에 연결해 빗물이 원할하게 배출되지 못해 대회가 시작되고서도 물 웅덩이가 많아 참가 대원들에게 큰 불편을 끼치기도 했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전북도지사에게 개최 후보지 검토 및 개최 계획서 작성 등을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주의 요구했다.

감사원의 이같은 '주의 요구'는 이미 2년 여 전에 끝난 새만금잼버리대회 실패에 대한 책임 추궁에 그치는 게 아니라 또 다시 2036하계올림픽이라는 대규모의 국제행사 유치 경쟁에 나선 전북도가 뼈 아픈 반성과 함께 철저하게 귀를 기울여야 하는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한 마디로 전북도는 당시 잼버리 대회를 유치한 단체장의 과욕(?)에서 비롯된 '7개년 연속 국제행사 유치'라는 단체장의 치적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수만 여명의 청소년들이 모이는 잼버리대회를 차질없이 치루기 위한 첫째 조건인 부지 선정을 세밀하게 검토하지도 않고, 호우 시 침수가 예상되고 행사 전까지 야영에 적합한 형태로 조성하기 어려운 부지를 대회 부지로 선정하는 치명적인 잘못을 저지는 셈이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에서 "당시 담당 과장, 국장, 부지사는 부지 매립 없이도 행사 개최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적시했다.

더구나 전북도는 2015년 5월 새만금개발계획이 변경돼 당초 전북개발공사가 잼버리부지를 2019년까지 개발하기로 돼 있다가 사업시행자 지위를 포기하면서 개발 완료시점도 2022년으로 늦춰졌는데도, 2025년 9월 14일 잼버리 대회 유치 신청을 하면서 과거 개발계획을 근거로 개최 계획서에 2019년까지 야영지 개발과 시설 설치가 완료된다고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잼버리대회 후보지 평가위원들은 이같은 전북도의 개최계획서 '허위작성'이 '전북도의 개최계획서'를 평가하는데 '부당하게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허위작성 사례는 또 있다.

새만금개발청이 직접 잼버리 부지를 개발하기로 한 사실이 없는데도 전북도는 개최계획서에 새만금청 주관의 관광.레저용지(잼버리 부지 포함)개발계획이 있다고 작성한 것으로도 밝혀졌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 가장 허황된 것은 '잼버리 부지에 포플러 나무 10만 그루를 심겠다'고 한 것이다.

전북도는 전북산림환경연구소와 염해성 토양인 잼버리 부지에 포플러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지, 나무 10만 그루 확보가 가능한지 등에 대한 사전 검토조차 없이 대규모 포플러 나무 식재 계획을 개최계획서에 포함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전북도의 개최계획서에 포함된 2019년 부지개발 완료와 포플러 식재, 센터 위탁 등은 결국 이행되지 않았다고 적시했다.

이처럼 대규모 국제행사 유치와 개최를 위한 준비가 너무 허술하고 개최계획서까지 허위로 작성해 진행되면서 새만금잼버리대회는 '실패를 이미 예고한 대회'였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전북자치도는 지난해 말 '2036하계올림픽 유치'를 선언한 후 대한체육회의 현장 실사를 거쳐 지난 2월 28일 국내 후보도시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내년 상반기에는 IOC총회에서 최종 개최지가 선정될 예정이다.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는 지난 10일 입장문을 통해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무겁게 받아드린다"고 말하고 "잼버리를 통해 분명하게 배운 것이 있다. 강력한 권한과 책임감, 윤리적 리더십이 일치하는 컨트롤 타워, 그 안에서 작동하는 신속하고 단일화된 의사 결정 체계가 국제행사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2036하계올림픽 최종 개최지로 선정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것도 기대 사항이겠지만 그에 앞서 잼버리대회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대상은 바로 전북자치도 자신이라는 점을 먼저 깊이 되새겨야 할 것이다.

▲2017년 8월 17일 오전 아제르바이잔 바쿠 콘그레스센터에서 열린 2023년 세계 잼버리대회 개최지 투표에서 새만금이 개최지로 확정 발표되자 송하진 지사(뒷줄 가운데)와 황현 도의장(맨 앞) 등 유치단이 환호하고 있다. ⓒ전북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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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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