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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정신승리'…히틀러의 "우리는 진짜 진 게 아니다"는 발언과 닮은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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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정신승리'…히틀러의 "우리는 진짜 진 게 아니다"는 발언과 닮은꼴

양혁승 전 연세대 교수 "권력자의 정신승리가 정치적 서사로 작동하면 민주주의 파괴 우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관저에서 나와 사저로 돌아가면서 남긴 한 마디가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그의 발언은 히틀러가 1차 세계대전 패전 후 "우리는 진짜 진 게 아니다"는 발언으로 독일 국민을 응집시켜 극우파시즘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만든 1920년대 독일의 상황을 떠오르게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양혁승 전 연세대 교수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윤석열의 '정신승리'"라는 글에서 이같이 진단하고 "루쉰의 '아Q정전'에 등장하는 아Q는 세상으로부터 끊임없이 수모를 당하면서도, '나는 이겼다'는 말을 되 뇌이며 스스로를 위로하는데 그것은 현실의 패배를 부정하고,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낸 '자기기만'에 다름 아니며 사회적 힘이 없는 민중이 무력한 현실 앞에서 고안한 심리적 방어기제로서의 '정신승리'"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 된 후 사저로 돌아가면서 '이기고 돌아왔다', '5년이나 3년이나...'라며 발언한 것도 표면적으로는 아Q의 정신승리와 유사해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두 정신승리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또 "윤석열의 자기기만적 언행도 마찬가지다. '이기고 돌아왔다'는 그의 발언은 개인의 감정 표현이 아니라, 지지층을 재결집시키고 반사실적 정치 서사를 강화하려는 정치적 행위"라고 꼬집었다.

양혁승 교수는 마지막으로 "심리적 방어기제로서의 '정신승리'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지만 권력자의 정신승리가 정치적 서사로 작동할 때, 그것은 더 이상 사적인 방어기제에 머물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그것은 공공의 사실 기반을 위협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할 수 있는 도구로 전환된다. 그의 정신승리가 갖는 정치적 함의와 위험성을 분명히 직시해야 할 이유"라고 경고했다.

아래는 양혁승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이다.

[윤석열의 ‘정신승리']

루쉰의 『아Q정전』에 등장하는 아Q는 세상으로부터 끊임없이 수모를 당하면서도, “나는 이겼다”는 말을 되내이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그것은 현실의 패배를 부정하고,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낸 자기기만이었다. 사회적 힘이 없는 민중이 무력한 현실 앞에서 고안한 심리적 방어기제로서의 ‘정신승리’이다.

최근 윤석열이 파면된 후 사저로 돌아가면서 “이기고 돌아왔다”, “5년이나 3년이나...”라며 발언한 것도 표면적으로는 아Q의 정신승리와 유사해 보인다. 하지만 두 정신승리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윤석열은 헌재의 탄핵 판결을 수용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이 좌파들에 장악된 입법부와 사법부의 희생자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정신승리가 단지 허망한 자기위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윤석열의 정신승리는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자의 정치적 의도 아래 작동하는 자기서사이다. 그것은 진실과 허위의 경계를 흐리고, 자기 지지층의 결집을 부추긴다. 실제로 그가 파면된 이후 일부 극우 세력과 종교 정치 집단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부정하고, ‘국민저항권’을 외치며 헌법 질서 자체를 흔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장면은 1920대 독일의 상황을 떠오르게 한다. 히틀러는 1차 세계대전 패배 이후 “우리는 진짜 진 게 아니다”라며 독일 국민의 분노와 수치를 응집시켜 극우 파시즘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윤석열의 자기기만적 언행도 마찬가지다. “이기고 돌아왔다”는 그의 발언은 개인의 감정 표현이 아니라, 지지층을 재결집시키고 반사실적 정치 서사를 강화하려는 정치적 행위다. 그의 정신승리는 정치적 광신의 재료가 되고, 극우적 정서의 구심축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심리적 방어기제로서의 정신승리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권력자의 정신승리가 정치적 서사로 작동할 때, 그것은 더 이상 사적인 방어기제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공공의 사실 기반을 위협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할 수 있는 도구로 전환된다. 그의 정신승리가 갖는 정치적 함의와 위험성을 분명히 직시해야 할 이유이다.

▲양혁승 전 연세대 교수 ⓒ양혁승 교수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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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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