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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납품업자이자 특정학교 강사가 전남기능경기대회 심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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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납품업자이자 특정학교 강사가 전남기능경기대회 심사장?

2022~2024년 심사활동하며 특정학교 대거 수상…산업인력공단, 위반 사실 알고 대회 하루 전 해촉

▲한국산업인력공단 전경ⓒ

전남도 기능경기대회 심사장이 '부적격자'인 것으로 확인돼 대회 직전 해촉된 사실이 밝혀졌다.

14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전남도 기능경기대회는 전남도가 주최하고 한국산업인력공단 전남지사가 주관하는 행사다. 4월 7일일부터 11일까지 5일간 38개 종목 316명이 참가했다.

이 대회를 위해 지난 2월10일 숙련기술인포털 마이스터NET(넷)을 통해 '2025년 지방기능경기대회 기술위원'을 공개모집했다.

기술위원 모집은 경기 집행과 심사채점을 총괄 관리하는 '심사장'과 경기진행과 심사채점을 시행하는 '심사위원' 등 총 2개 부문으로 나뉘어 이뤄졌다.

모집 요강에는 부문별 자격요건 뿐 아니라, 대회 공정성을 위해 위촉 및 배제 조건도 함께 명시됐다.

위촉 배제 조건은 ▲지방대회 참가 선수와 동일 소속 기관 근무자 및 사설학원 근무자 ▲참가선수의 지도교사 ▲소속이 없는 사람 등이다.

또한 심사장과 심사위원은 위촉이 확정된 날로부터 대회 종료 때까지 참여 선수를 지도할 수 없고, 지도한 사실이 밝혀질 경우 위촉 배제된다고 했다.

그러나 <프레시안> 취재 결과 올해 전남 기능경기대회 산업용 드론 제어 종목에서 심사장으로 위촉된 A씨는 '(장비)납품업자'이자 '강사'로 활동하며 최근까지 대회 출전 학교인 B학교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B학교 소속 강사로 활동해왔다. A씨는 같은 기간 2022년과 2023년 전국기능경기대회 산업용 드론제어 심사위원, 2023년 경북기능경기대회 산업용 드론제어 심사장을 맡아 활동했다.

드론제어 종목은 2022년 첫 대회 시범 종목으로 채택돼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B학교 학생들은 시범 종목으로 채택된 해이자 A씨가 강사를 맡았던 2022년부터 이 대회에 출전해 우수상과 장려상, 2023년 은메달, 2024년 은메달을 각각 수상했다.

A씨는 B학교 소속 강사로 활동한 데 이어 업체를 운영하면서 장비 납품까지 이어왔다.

이를 통해 도교육청이 전국기능대회에 출전하는 직업계고 전공심화 동아리 지원 명목으로 제공되는 예산을 수령하기도 했다.

도교육청은 올해 직업계고 19곳 51개 동아리에 관련 예산을 책정한 바 있다. B학교는 지난 2022년부터 해당 예산을 수령했으며, 2023년과 2024년에는 모두 1180만원을 지원받았다.

대회 주관사인 공단 측은 A씨가 심사장 위촉 후에도 B학교 학생들과 접촉해 규정 위반 사실을 확인하고 대회 하루 전인 지난 6일 해촉했다. 또한 공정성 논란이 일자 B학교 학생들은 대회에 기권했다.

그러나 대회 종목 개설부터 A씨와 B학교에 소속돼 활동해 온데다, 같은 기간 좋은 성적까지 내면서 공공연하게 불거져 왔던 부정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또한 대회 심사를 맡은 심사장의 비위 의혹이 터지면서 공정성마저 크게 훼손돼 신뢰도 하락으로 인한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실제 대회 주관을 맡으면서 채용을 담당한 공단 전남지사는 공정성 논란과 관련해 "지원자가 활동 사실을 숨기면 알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회 주최 측인 전남도는 기술위원 선정 시 '지역 배제' 기준을 반영하는 등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B학교에 예산을 지원한 도교육청은 부정 집행 내역은 없는 지 감사에 착수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운영은 공단에서 맡아 하고, 도는 예산집행 기관이지만) 책임 소지가 있다고 보고 대회 신뢰도 회복을 위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으로 후속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가뜩이나 관심이 많지 않은 대회인데 특정 개인의 일탈로 대회 수상을 위해 온 힘을 다해 온 학생들의 노력까지 왜곡되지 않을 지 우려된다"면서 "교육청에서도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히 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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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아론

광주전남취재본부 박아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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