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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왕궁리 5층 석탑' 둘레 알아 볼까?…"문화유산에 숨은 수학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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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왕궁리 5층 석탑' 둘레 알아 볼까?…"문화유산에 숨은 수학 찾아라"

익산시 '백제왕도 매스 투어' 환호 현장 스케치

아이들은 자신의 보폭을 잰 후 전북자치도 익산시 왕궁면의 '왕궁리5층석탑'을 한 바퀴 돌았다.

"95걸음이 나왔으니 석탑의 둘레는 39.4m이에요."

"어? 나는 그렇게 안 나왔는데…. 32.5m가 나왔어요."

▲아이들은 자신의 보폭을 잰 후 전북자치도 익산시 왕궁면의 '왕궁리5층석탑'을 한 바퀴 돌았다. 프로그램이 참여한 한 학부모가 자녀의 보폭을 재는 모습. ⓒ프레시안
▲보폭을 이용해 대한민국 국보 제289호인 왕궁리 5층석탑의 둘레를 알아보는 프로그램 ⓒ프레시안

보폭을 이용해 대한민국 국보 제289호인 왕궁리 5층석탑의 둘레를 알아보는 프로그램에 30여명의 학부모와 자녀들이 유쾌하게 정답 맞추기에 나섰다.

"정답에 가까운 숫자가 나왔어요. 한 측면이 14.5m이니 정사각형 모양의 석탑 둘레 길이는 58.0m입니다."

'아~'하는 탄식과 '와~'하는 환호가 교차했다.

▲자녀 교육에 도움이 되는 가족단위의 힐링투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며 경기도와 충청권 등 전국 12개 도시에서 19명의 초·중학생을 포함한 13개팀 30여명이 대거 참여했다. ⓒ프레시안

이날 행사는 왕궁리유적과 미륵사지 등 익산 문화유산 현장을 방문하고 그 속에 숨어 있는 수학의 원리를 찾는 '백제왕도 속 수학을 찾아서 떠나는 하이! 매스 투어(Math Tour)'였다.

자녀 교육에 도움이 되는 가족단위의 힐링투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며 경기도와 충청권 등 전국 12개 도시에서 19명의 초·중학생을 포함한 13개팀 30여명이 대거 참여했다.

봄바람에 벚꽃이 흩날리는 왕궁리 유적지의 절경을 즐기며 가족단위의 참가자들은 서로 상의하며 게임과 같은 프로그램에 열중했다.

▲봄바람에 벚꽃이 흩날리는 왕궁리 유적지의 절경을 즐기며 가족단위의 참가자들은 서로 상의하며 게임과 같은 프로그램에 열중했다. ⓒ프레시안

전남 여수에서 두 자녀와 함께 '매스투어'에 참여한 배석현 씨(39)는 "백제 왕도 익산에 대해 알고 싶었고 아이들과 벽제토기에 숨겨진 비밀 등을 풀어보고 싶었다"며 "문화유산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계산하고 상의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당초 막대기 하나로 피라미드의 높이를 정확히 알아낸 수학자 탈레스의 높이 재기를 적용해 석탑의 높이(8.5m)를 재려했지만 날씨 탓에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됐다.

전국 각지의 '매스투어' 참여자들은 바로 인근의 왕궁박물관으로 옮겨 다른 문제를 풀었다.

참여자들에게 가위와 직사각형이 그려진 종이 한 장씩 주어졌다. 삼각형과 육각형, 원 등 둘레의 길이가 같은 여러 도형이 직사각형을 가장 많이 담을 수 있는 모양을 찾는 프로그램이었다.

왕궁의 서남편에서 음식을 만들거나 조리와 관련이 있는 물건을 보관하는 부엌이 확인됐고 음식을 담는 항아리와 병이 발굴됐다.

백제토기에 나타난 도형을 알아보면서 수학을 접목해 한 공간에서 가장 많이 넣을 수 있고 가장 안정적인 구조를 가진 도형을 알아보는 프로그램이었다.

▲오민수 전북창의체험수학교육협회 회장(맨 오른쪽)이 투어 도중에 수학의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레시안

익산 미륵사지 석탑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완벽한 좌우대칭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미륵사지 석탑 주변을 걸으면서 대칭을 이루는 부분을 찾아서 그려보고 각각의 대칭축은 몇 개인지 확인하는 프로그램도 인기를 끌었다.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이야기와 미륵사지 석탑에 숨어 있는 황금비를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참여자들이 모두 귀를 기울였다.

이날 행사는 익산시와 익산시문화도시지원센터가 지난해에 '문화로 다(多)이로운 익산'을 만들기 위해 대표적인 시민중심 플랫폼으로 '문화도시 삼삼오오' 사업을 시행해 온 것의 일환이었다.

지난해에는 '익산시민이 만든 익산여행 코스'를 주제로 '문화도시 삼삼오오'를 추진한 결과 이번 '매스투어'가 금상을 받았고 사전에 전국단위 온라인 QR접수를 받아 이날 30여명이 '매스투어'에 나선 것이다.

'매스투어'는 전국 각지에서 기차를 타고 익산역에서 내려 왕궁리 유적지와 박물관, 미륵사지 등 백제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히스토릭 익산으로 잘 꾸며져 있다.

▲참여자들에게 가위와 직사각형이 그려진 종이 한 장씩 주어졌다. 삼각형과 육각형, 원 등 둘레의 길이가 같은 여러 도형이 직사각형을 가장 많이 담을 수 있는 모양을 찾는 프로그램이었다. ⓒ프레시안

수원시 율현초 6학년인 김경서 양은 "백제 왕도에 대해서도 많이 공부하고 문화유산에 숨어 있는 수학의 원리를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어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수학 설명을 맡은 오민수 전북창의체험수학교육협회 회장은 "수학이 대학을 가기 위한 시험수단으로 문제만 풀어보는 과정으로 끝나선 안된다"며 "우리의 일상이 수학이고 문화유산에도 수학이 숨어 있음을 알리는 등 수학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도록 재미있게 만들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익삼문화도시지원센터의 한 관계자는 "익산의 숨은 여행코스 공모에 100개 팀이 신청했고 20개 팀이 최종 선발됐고 이 중의 하나인 매스투어를 진행한 결과 전국적인 반응이 뜨겁다"며 "이와 같은 여행코스가 익산시만의 로컬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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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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