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로 여겨졌던 '애향 노인 쉼터'가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다.

'애향 노인 쉼터'는 애향운동장 서측에 위치해 있는 노인들의 휴게공간이다.
2008년 정자 형태의 조경 시설로 처음 설치된 이후 일부 노인 이용자들의 요청에 따라 2013년 창문이 있는 벽체를 추가해 가건물 형태로 보강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이용자들의 윷놀이와 화투를 이용한 도박, 음주, 흡연 등이 성행해 주민들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에 제주시는 2023년 11월 3일 해당 건물을 철거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제주시는 철거 이후 갈 곳을 잃게 된 쉼터 이용자들의 지속적인 요청에 따라 지난해 3월 1000만원을 들여 개방된 형태의 새로운 쉼터를 다시 조성했다.
이곳을 다녀가는 어르신들이 하루 평균 80~100여명에 이르는 것을 감안해 내린 조치다.

쉼터가 재조성되면서 이용자들은 '애향쉼터 노인회'를 구성해 건전한 휴게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자정 노력에 나섰다.
또한 쉼터 주변에 별도의 흡연 공간을 만들고, 도박 음주 행위 금지 등이 적힌 현수막을 설치하는 등 자체 정화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이곳을 지역구로 둔 제주도의회 이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 오라동)은 지난 4일 쉼터를 찾아 어르신들의 불편 사항을 청취하고, 건전한 쉼터 이용을 당부했다.
이 의원은 쉼터 이용 상황을 둘러본 뒤 어르신들과 간담회를 열고 "그간 쉼터를 운영하면서 불미스러운 일들로 인해 철거에 이르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며 그간 마음 고생이 많았음을 시사했다.
이어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결코 반대하지 않는다"며 "복합체육관과 애향운동장 증축 과정에 어르신 쉼터 조성을 요청했지만 어르신들의 워낙 이 쉼터를 사랑하시고 계시고, 행정에서도 이를 감안해 다시 조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쉼터 조성은 이곳을 방문하는 어르신들의 건전한 여가 활동을 위한 공간이 돼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이 의원은 "이 공간을 조성하는데 행정적으로 제도적으로 어려움이 참 많았다"면서 "주변에 체육시설, 공원, 놀이터 등이 들어서 있어서 이곳은 항상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곳을 이용하시는 어르신들이 많다 보니 여러 불미스러운 일들도 발생하고 있다"며 "'애향쉼터 노인회'가 구성되고, 자체적인 자정 노력을 통해 어르신들의 건전한 휴게 공간으로 거듭나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곳 이용자들은 "겨울철 난방이 이뤄지지 않아 이용하기 어렵다"며 전기 시설과 상수도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이 의원은 "행정 당국과 다각도로 논의해 보겠다"며 "조금 더 쾌적한 공간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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