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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재봉쇄 한 달 "모든 빵집 문 닫아"…유엔 "남은 식량 2주가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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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재봉쇄 한 달 "모든 빵집 문 닫아"…유엔 "남은 식량 2주가 한계"

이목격자 "이스라엘에 살해된 구호 활동가 15명, 처형된 듯"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봉쇄 한 달이 지나며 가자지구의 식량난이 심화돼 이 지역 모든 빵집이 문을 닫았다. 구호품 진입 허용 촉구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식량을 빼돌리고 있다는 기존 주장만 되풀이했다. 이스라엘은 유엔(UN) 직원을 포함해 지난달 의료·구호 활동가 15명을 살해한 사건 관련 유엔의 해명 요구에도 침묵을 지켰다. 주검 목격자들은 활동가들이 구금 끝에 "처형"된 것으로 보인다고 증언했다.

1일(이하 현지시간) 미 CNN 방송, <AP> 통신을 보면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밀가루와 연료 고갈로 가자지구에서 운영하던 25곳 빵집 전부를 운영 중단했다고 밝혔다. WFP는 구호 단체들에 공지를 통해 이를 알렸다고 한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대변인 올가 체레브코는 지난달 WFP 운영 빵집 6곳이 먼저 문을 닫은 뒤 나머지 19곳도 운영을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비르 에테파 WFP 소통 담당관은 따뜻한 식사의 경우 "2주", 식량 꾸러미의 경우 "이틀" 더 배포될 수 있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1일 가자지구 휴전 1단계 기한이 만료되자 가자지구를 재봉쇄하고 식량 등 인도적 구호품 반입을 막고 있다. 2단계 휴전 협상은 원래 2월 초 시작됐어야 하지만 1단계 휴전이 만료될 때까지 첫발을 떼지 못했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영구 휴전을 논의해야 하는 2단계 협상 대신 인질만 돌려 받는 1단계 휴전 연장을 요구하며 양쪽은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지난달 18일부터 가자지구 공격을 재개해 이후 2주간 가자지구에서 추가로 1000명 이상이 사망한 상태라고 가자지구 보건부가 밝혔다. 2023년 10월7일 이후 이스라엘 공격으로 인한 가자지구 총 사망자는 5만 명이 넘는다.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지구 언론국도 1일 "(이스라엘) 점령으로 인해 모든 빵집이 완전히 문을 닫게 됐고 무고한 민간인, 특히 어린이, 환자, 노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기아 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지 주민 압둘 라흐만 파타예는 CNN에 자녀들이 음식을 충분히 먹지 못해 메스꺼움과 탈진에 고통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빵집에 가 봤지만 그 때마다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검문소 폐쇄 탓에 밀가루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호소했다. 주민 이브라힘 알커드도 방송에 "난 가족이 40명이다. 오전 8시부터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알발라의 모든 빵집을 돌아다녔지만 모두 문을 닫았다"며 "밀가루도, 장작도, 물조차 없다. 설명할 수 없이 극도로 힘들다"고 토로했다.

WFP는 지난주 보도자료를 통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로 "3주 이상 새 식량 공급 반입이 불가능했다"며 가자지구에 "최대 2주간" 버틸 수 있는 5700톤(t)의 식량만 비축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 기구가 가자지구 110만 명의 난민에 배급하기 위해 필요한 식량의 양은 한 달에 3만톤이다. 기구는 공급 부족으로 식료품값 또한 치솟아 밀가루 25kg 한 포대가 50달러(약 7만3천원)에 팔리고 있으며 이는 불과 열흘 전에 비해 400% 상승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자지구의 식량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WFP는 봉쇄가 풀리면 반입될 수 있는 "8만5000톤 이상의 식량이 가자지구 밖에 준비돼 있다"며 가자지구로의 "구호 물품 즉시 반입"을 촉구했다.

이스라엘 쪽은 가자지구에 충분한 식량이 있다고 주장 중이다. 가자지구로의 구호품 전달을 조율하는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민간협조관(COGAT)은 1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지난 1월19일부터 3월1일까지의 1단계 휴전 기간 동안 2만5200대의 구호 트럭이 45만톤의 구호품을 싣고 가자지구로 진입했다며 "하마스가 민간인에 식량을 제공한다면, 장기간 먹을 충분한 식량이 있다"고 주장했다.

스테판 뒤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1일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이스라엘 쪽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WFP는 장난으로 빵집을 닫지 않는다. 밀가루, 요리용 가스가 없으면 빵집을 열 수 없다"며 "우린 유엔과 인도주의적 경로를 통해 들어오는 공급의 맨 끝에 있다"고 강조했다. 뒤자릭 대변인은 하마스가 유엔 구호품을 가로채고 있다는 이스라엘 주장에 대해서도 "유엔은 제공된 모든 지원에 대해 매우 훌륭한 보관 체계를 유지했다"고 답했다.

한편 1일 유엔은 지난달 23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유엔 직원을 포함해 인도적 활동가 15명을 살해한 사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며 이스라엘의 답변을 요구했지만 이스라엘은 침묵했다.

1일 브리핑에서 뒤자릭 대변인은 주말 가자지구 남부 라파 탈알술탄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에 살해된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팔레스타인 적신월사·팔레스타인 민방위대 소속 의료 및 구호 활동가 15명의 주검 수습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적신월사 구급대원 1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뒤자릭 대변인은 활동가들 일부는 지난달 23일 이스라엘군에 곧바로 살해됐고 다른 이들은 그 후 수 시간 동안 사라진 동료들을 찾다가 차례로 공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의 주검이 "명확히 구급차, 소방차, 유엔 차량이라고 표시된 부서진 구급차량과 함께 묻혀 있었다"고 강조했다. 뒤자릭 대변인은 2023년 10월7일 이후 가자지구에서 UNRWA 활동가 283명을 포함해 408명의 인도주의적 활동가가 살해 당했다며 "이 모든 건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옌스 라에르케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대변인은 1일 관련해 "이 사건은 우리에게 큰 충격"이라며 "우리 대변인들은 보통 말을 잃지 않는다. 하지만 가끔 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데 이번 사건이 그런 사례"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관련해 군이 "의심스럽게 접근한" 몇몇 차량에 발포했고 하마스 전투원을 제거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살해된 활동가들이 "처형"됐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가자지구 남부 나세르 병원 의사 아메드 알파라가 "나세로 병원으로 옮겨진 주검 3구를 봤다. 가슴과 머리에 총을 맞은 채였다. 그들은 처형 당했다. 손 또한 묶여 있었다"며 "이들은 묶여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서 죽임을 당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주검 수습 작업에 참여한 목격자도 <가디언>에 "가슴에 여러 발의 총을 맞은 흔적이 있었다. 한 명은 다리가 묶여 있었다. 한 명은 머리에 총을 맞았다. 그들은 처형된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적신월사의 가자지구 보건프로그램 책임자 바샤르 무라드가 피격 당시 한 구급대원이 구급차 배치 담당자와 통화 중이었다며 통화 내용에서 적어도 이들 중 일부를 구금하라는 히브리어 목소리가 뚜렷하게 들렸다고 증언했다고 덧붙였다.

▲1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한 팔레스타인 여성이 밀가루와 연료 부족으로 문을 닫은 빵집 앞에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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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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