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외국인들보다 한국인에게 많은 질문을 받는 것이 ‘사이시옷’의 쓰임이다. 사이시옷에 관한 설명은 참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 그래서 이번부터 이에 관해 연재하기로 하였다. 한국인 중에 ‘등굣길, 장맛비, 보랏빛’ 등의 표기에 반발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실제로 필자의 후배 중에 만날 때마다 이에 관해 짜증을 내는 친구도 있다. ‘등교길’이라고 쓰는 것이 어때서 굳이 어렵게 만드냐고 한다.
예전에 <쟈니 윤쇼>라는 TV Program이 있었다. 그분이 프로그램이 끝날 즈음이면 늘 "이제 [잠자리]에 들 시간입니다."라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흉내내곤 했다. 그때는 [잠자리]가 아니고 [잠짜리]라고 해야 한다. [잠자리]는 곤충을 이르는 말이고, [잠짜리]는 누워서 잠을 자는 곳(침대)를 이르는 말이다. 이 두 단어는 표기는 똑같으나, 발음은 전혀 다르다. 이런 것을 동철자이음어(同綴字異音語)라고 한다. '[잠]+ [자리]'의 형식이면 합성어이므로 [잠짜리]로 발음해야 한다. 그런데 곤충으로 쉼이 없이 한 단어이면 [잠자리]가 되어 단순어가 되는 것이다. [잠짜리]처럼 합성어인 경우는 비록 표기상 사이시옷이 없더라도 사이시옷이 있는 경우처럼 발음하니까, 뒷단어 첫소리 ‘ㄱ, ㄷ, ㅂ, ㅅ, ㅈ’이 된소리로 발음됩니다. 표기에 반영되지 않았더라도 된소리로 발음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등불의 경우도 [등뿔]이라고 해야 한다. 즉 ‘등+ㅅ+불’이기 때문에 [등뿔]로 발음하지만, 앞말에 받침이 있어서 ‘ㅅ’이 들어갈 자리가 없기 때문에 뒷소리를 된소리로 발음하게 된 것이다.
우선 한글 맞춤법 통일안에 명시된 것을 보면서 예를 들기로 한다.
제 30항: 사이시옷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받치어 적는다.
1. 순 우리말로 된 합성어로서 앞말이 모음으로 끝난 경우
(1)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는 것
고랫재 귓밥 나룻배 나뭇가지 냇가
댓가지 뒷갈망 맷돌 머릿기름 모깃불
못자리 바닷가 뱃길 볏가리 부싯돌
선짓국 쇳조각 아랫집 우렁잇속 잇자국
잿더미 조갯살 찻집 쳇바퀴 킷값
핏대 햇볕 혓바늘
위에 예로 든 단어들을 보면 뒤에 나오는 말의 첫소리가 모두 ‘된소리(경음)’로 발음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째, 빱, 빼, 까, 깔’ 등으로 발음하는 근거를 마련해 주기 위해서 앞말에 ‘ㅅ’을 더하여 주는 것이다. 다음으로
(2) 뒷말의 첫소리 "ㄴ, ㅁ" 앞에서 "ㄴ" 소리가 덧나는 것
멧나물 아랫니 텃마당 아랫마을 뒷머리
잇몸 깻묵 냇물 빗물
과 같은 단어들은 자음동화현상이 발생하도록 ‘ㅅ’을 덧붙여 주는 경우다. ‘메나물’이라고 쓰면 발음은 [메나물]이라고 해야 한다. 그러므로 ‘멘나물’이라고 발음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ㄴ, ㅁ" 앞에서 "ㄴ" 소리가 덧나게 하려면 ‘ㅅ’이 첨가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3) 뒷말의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ㄴ" 소리가 덧나는 것
도리깻열 뒷윷 두렛일 뒷일 뒷입맛 베갯잇 욧잇 깻잎 나뭇잎 댓잎
과 같은 것들이 있다. 이러한 경우는 현실의 발음에 ‘ㄴ’첨가현상이 일어나는 것들로 현실적 발음을 적용한 것이다.(다음 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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