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최근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한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를 상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세무조사에 나선 국세청 조사4국은 '국세청의 특수부'로 불리는 곳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자구 노력 없이 홈플러스 기업 회생 신청을 하면서 '먹튀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특히 홈플러스를 인수한지 10년만에 기습적으로 기업 회생 절차 신청을 내 협력사 손해와 투자자 손실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라, MBK파트너스가 뛰어들어 논란을 불러일으킨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도 이번 세무조사 결과가 영향을 미치게 될지 주목된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10년간 점포 매각 등으로 빚을 갚고 배당을 받아 왔다. 인수할 때 들었던 차입금 등 투자 원금 회수에 주력하면서 홈플러스 경영은 지속적으로 악화돼 왔다. 특히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 신청 직전까지 투자자를 상대로 기업어음(CP) 등을 판 것으로 드러나자 여야 불문하고 정치권에서도 "사기에 가깝다"는 격앙된 목소리가 나온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채권은 유동화증권(ABSTB),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 등 6000억 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약 3000억 원이 영업점을 통해 판매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개인 투자자에 대한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MBK파트너스의 CP 사기발행 의혹에 불을 지폈다. 기업회상 회생 직전 CP 발행은 기망·배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김 비대위원은 MBK와 홈플러스 측이 "계속된 적자와 악화된 재정상황으로 신용등급 하락이 충분히 예견됐는데도 이러한 상황을 숨기고 개인을 비롯한 일반 투자자들에게 기업채권(CP)을 발행해 판매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특히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 직전인 지난달 25일, CP와 전단채(전자단기사채)를 일반 투자자에게 판매한 것은 사기에 가깝다는 금융계의 지적이 많다"고 했다.
김 비대위원은 "MBK파트너스는 신용등급 하락을 예상하지 못했다지만 이미 부채비율이 1400%에 달하고 상거래 채권 상환까지 지연되는 상황에서 이를 몰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비대위원은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6,7%의 높은 금리로 투자자를 끌어들인 홈플러스의 무담보 CP와 전단채는 사실상 휴지조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금감원을 비롯한 금융당국과 사법당국에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의 사기성 채권발행 의혹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와 수사에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국회는 오는 18일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 사태'와 관련한 현안질의를 예고했다. 여야는 이날 증인으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 강경모 홈플러스 입점협회 부회장 등을 채택했다.
사모펀드 MBK,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다…국가 기간산업 '홈플러스 꼴' 날수도?
국회와 국세청 등 정부 당국이 직접 나서면서 주주 이익 극대화를 목표로 한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그간 행태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특히 MBK파트너스는 토종 기업인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 논란의 한복판에 있다.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홈플러스 사태로 개인채권자, 입점, 납품 업체 피해는 물론 소상공인과 노동자들까지 도미노 피해가 예상되면서 고려아연 인수 성공시 유사한 일이 반복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15년 영국 테스코로부터 7조2000억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이후 20개 점포를 폐점했다. 인력 구조조정으로 지역 고용 시장에 냉기를 불어 넣었다. 지난 2021년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치킨 기업 BHC는 가맹점주에 대한 폭리로 논란을 일으켰다. 2018~2022년까지 BHC의 영업이익의 80% 이상인 4696억 원을 배당으로 가져간 바 있다.
MBK파트너스처럼 사모펀드는 단기 수익 추구형 경영을 선호한다. 수익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경영이 악화될 경우 노동자 대량 해고, 우량 자산 부실 판매 등을 통해 수익을 늘리는 것을 선으로 여긴다. 이같은 사모펀드가 고려아연과 같은 국가 전략 산업과 밀접한 기업에 손을 뻗을 경우 비관적인 전망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계 관계자는 "MBK의 단기 수익 추구형 경영이 국가 전략산업에 적용될 경우 국가기간산업 경쟁력 훼손이 심각해질 수 있다. 특히 핵심 산업 소재및 고려아연 독점 소재의 가격인상 등이 이뤄질 가능성 커 산업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국내 토종 자본과 기술을 바탕으로 비철금속 분야에서 글로벌 1위(아연, 연, 은, 인듐)를 달성한 기업이다.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경영, BHC 경영 방식 등을 토대로 보면, 이들이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핵심 자산을 팔아 수익을 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산업계 일각에선 중국 자본 유입 및 기술 유출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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