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 탄핵 찬성파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석방에 대해 사법절차적 정의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평가하면서도 법원이 구속기간을 '시간'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나 검찰이 법원 결정에 항고하지 않은 것은 "이상하다",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윤석열 대 이재명 재대결' 구도로 가서는 승산이 없다며 윤 대통령의 공개 활동 자제를 촉구했다.
유 전 의원은 11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탄핵 인용으로 조기 대선이 열리는 상황을 가정한 질문에 대해 "만약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피의자인 전 대통령이 나서서 대선이 '윤석열 대 이재명'의 구도로 간다, 그리고 국민의힘 후보가 뒤로 사라진다? 그 결과는 뻔한 것 아니겠느냐"며 "우리가 그런 대선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께서 자제해 주셔야 한다"며 "예컨대 후보를 뽑는 과정에 윤 대통령의 노골적 개입, 이런 것은 안 맞다"고 말했다. 그는 "(탄핵)인용이 된 그 대통령이 경선에 개입을 한다? 그게 우리한테, 특히 중도층을 공략하는 데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석방 후 윤 대통령이 보인 언행에 대해서도 "'조중동'이라고 불리는 보수언론들까지도 지금 '제발 자중하시라'고 하고 있다"며 "저게 지금 무슨 무죄판결이 난 게 아니지 않느냐. 저는 특히 (지지자들 앞에서) 주먹을 쥘 때 혹시 '어퍼컷'을 할까 봐 조마조마했다"고 했다. 그는 "자중하고 근신하는 보여주는 게 좋다"며 "국민 전체를 향한 승복과 통합의 메시지가 나왔어야 되는 게 아닌지 아쉽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관저에 가셔서 무슨 김치찌개를 드시고, 강아지들하고 반갑게 인사를 하고…. 이게 뭐 그리 중요하느냐"라며 "자기 명령 때문에 지금 많은 군인들과 경찰이 구속기소 돼있는 상태인데 혼자 나오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메시지 중에 굉장히 문제가 되겠다 싶은 게, 서부지법 폭력 사태 (관련자) 석방을 이야기한 것"이라며 "물론 '서부지법'이라는 표현은 안 썼고 '자기 때문에 구속된 사람들' 이런 식으로 표현을 했는데 그건 정말 아니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자중하고 근신하는 모습하고 거리가 멀었다"며 "저 주먹에서 누가 자중과 근신을 보나?"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이 국정의 중심'이라는 메시지를 낸 데 대해서도 그는 "어떻게 대통령실이 어떻게 국정의 중심인가? 지금 대통령 직무정지 상태"라며 "지금 국정의 중심은 최상목 권한대행"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대통령실에 있는 사람들은 비서이고 참모임에 불과하다. 그 사람들이 국정의 중심일 수가 없다"며 "지금 대한민국은 최 권한대행이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고 있다. 그럼 모든 게 최 대행 위주로 가야 되고 추가경정예산이든 의대 정원 문제가 됐든 거기에서 결정이 이루어져야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예를 들면 이주호 교육부총리가 2026년 의대 정원 문제에 대해서 2024년 이전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는데, 만약 대통령께서 나오셔서 '무슨 소리냐' 그렇게 한다면 그건 아니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관저 정치'라는 말은 제가 진짜 불편하다"며 "당 지도부든 의원이든 인간적으로 대통령을 예방하고 안부를 묻고 고생하셨다고 할 수는 있다. 그런데 그거 좀 조용하게 했으면 좋겠고, 그런 사람들을 통해서 계속 메시지가 나오면서 그게 '관저 정치'라고 국민들한테 받아들여질 정도로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劉 "대통령 석방, 절차적 과정이 중요…법원 '시간' 기준 결정 이해 안돼. 검찰 왜 항고 않나"
유 전 의원은 한편 "비상계엄이 헌법 위반이고 이것은 탄핵이 불가피하다. 그래서 저는 탄핵에 찬성한다는 입장은 불변"이라면서도,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에 대해서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절차적인 정당성이 굉장히 중요하다. 하나도 허점·하자를 남기지 말고 법과 절차에 따라서 공정하게 진행해야 다수 국민이 승복할 수 있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이번에 구속기간을 '날(日)'이 아니고 '시간'으로 한 것은 솔직히 이해가 안 된다"며 "왜 이제까지 실컷 날로 하다가 갑자기 시간으로 하느냐. 그것도 왜 보통 국민들한테는 (그렇게) 안 하고 하필 윤 대통령한테 처음 적용하느냐"고 지적했다.
검찰이 즉시항고나 보통항고를 제기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그는 의문을 표했다. 그는 "저도 항고 안 한 것이 이상하다"며 "다른 범죄자 같으면 다 했을 거 아니냐. 그건 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검찰 이야기는 '구속집행정지와 보석의 경우 즉시항고가 위헌이라는 헌재 판결이 있었다. 그 취지에 비추면 구속취소도 마찬가지'라는 식인데 그건 검찰의 판단이라고 본다"며 "검찰총장이 무슨 불법을 저질렀나. 이걸 불법이라고 하고 특히 내란이라는 이야기를 갖다붙이는 건 좀 이상하다"고 검찰총장 탄핵 주장에는 반대 뜻을 나타냈다.
그는 야당이 검찰총장 탄핵을 주장하는 데 대해 "만약 한다면 이게 탄핵이 30번째 아니냐"며 "그 동안 민주당이 한 29번의 탄핵 중에 제가 보기에 '이건 탄핵할 만하다' 싶었던 게 딱 두 건이다. 하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또 하나는 이태원 참사 때 이상민 장관 탄핵"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탄핵병이 도진 것", "탄핵 중독"이라고 야당을 원색 비난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