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상한 일입니다.
대한민국의 공영방송인 KBS가 용두사미격이지만 '추적60분'이란 방송보도를 통해 “새만금의 종말”을 고했습니다.
보도영상은 단군이래 최대 토목사업이라는 국책사업에 대한 목불인견의 민낯을 생생히 보여주었습니다.
이에 대해 가장 먼저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야 할 전북의 지도자들은 약속이나 한 듯 묵언수행 중인 양, 말이 없습니다.
오히려 언제 쓸지도 모르는 새만금 신항만의 관할권을 두고 단하에서는 시의원이 도지사의 편견과 무지를, 단상에서는 도지사가 시의원의 아집과 무례를 서로 나무라며 삿대질이 오가는 영상만 난무하고 있어 왜들 이래야 하는지를 모르는 시청자들만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참 말씀드리기 민망하지만 10여년을 읊조려온 이야기를 이런 지면을 통해 다시 말씀드리자니 어색하기도 하고 지나간 세월이 허망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아는 현재의 새만금은 인간의 무지와 탐욕이 만든 사업으로, 광주의 혈흔을 지우기 위해 군사정부가 내세운 1980년대 고군산도 연육화란 미명의 선거 공약에 의거 급조된 사업임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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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속내를 지닌 새만금사업은 이루어질 수 없는 3가지의 결정적 이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첫째는 현재 고군산군도를 육지화시킨 방조제가 그 기능에 있어 방조제가 아니라 연육제이기 때문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내수면의 관리수위(-1.5m)가 외해의 사리・조금 간조시의 조위에 비해 낮거나 엇비슷하여 물의 움직임이 없기 때문에 썩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즉 '흐르는 물은 썩지 않고 고여 있는 물은 쉽게 썩는다(流水不腐, 積水易腐)'는 자연의 이치를 어긴 것입니다.
둘째는 모두가 꿈꾸는 환상적인 새만금부지를 만들 수 있는 매립토가 없다는 것입니다.
새만금2021기본계획을 보면, 새만금부지에 사용할 매립토는 새만금호수 내와 충남 유부도 인근 갯벌, 그리고, 군산항 북방파제 외해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채취원은 새만금호 수질오염 가중 원인 제공을 이유로, 또한 대상 지역이 국제적 협약으로 인한 개발 불가 지역이며, 기타 경제성 및 환경문제가 많은 지역임을 이유로 어느 한 곳 사용에 자유스러운 곳이 없어 사실상 매립토 채취원은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특히, 유부도 갯벌은 람샤르협약 및 유네스코 보호 지정 해역으로 '바늘허리에 매인 실'로 비유되며 호사가들의 조롱거리로 회자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셋째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사업의 진퇴를 가르는 시급한 현안에 대해 인지, 검토 및 조정, 변경 등을 주선할 정부의 조직이나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를 지적하고 시정을 외쳐야 할 전북도는 '잼버리 유치 질책'을 받은 이후 그 흔한 홍보성 새만금 동정마저 보여주는데 인색하다는 느낌은 단지 저만의 생각은 아닐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대표님 !
현재 중병에 걸린 새만금을 되살려 초심의 약속대로 전북인의 생계터전으로 만들어 주시려면 특단의 혁신이 필요합니다.
아니, 혁신이라기보다는 상식적 일처리 시스템을 마련해 주셔야 한다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그 시스템은 새만금 병 증세에 대한 홍보와 치료 해법을 구할 수 있는 “새만금 현안의 공론화”를 추진해 달라는 것으로써 이는 반드시 전문가의 참여하에 전문가의 진단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말을 보태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새만금혁신의 주체는 반드시 민주당이 되어야 합니다. 전북의 민주당은 경위를 불문하고 40년의 새만금 역사와 같이해 왔습니다.
그러나, 현재 새만금에 대한 전북민심은 종전과는 달리 불신의 민주당을 향한 것과 크게 다르진 않을 것입니다.
그 민심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계륵”이라고 봅니다. 지금 도내 곳곳에서는 “안티 새만금” 조직이 유행처럼 설립되었거나 설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새만금에 대한 기본적인 공통인식은 정부가 부르짖은 새만금 환상에 문전옥답과 황금어장을 바쳤으나 돌아온 건 “국내 최하위 재정자립도”로 전락한 지자체와 새만금 폐수에 씨가 마른 어촌의 아침거리뿐으로 당장 사기극인 새만금사업을 중단하고 원상복구와 피해보상을 하라는 것이며, 이 모든 것이 40년 민주당 독재 행정의 산물이라는 원망을 내놓고 드러낸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투표소에 들어서면 민주당 외에 어디 찍을 데가 있겠느냐”고 자위하는 민주당 지지 도민들이 대부분이고, 그리고, 그리 쉽게 변하는 지역 정서도 아닙니다.
하지만, 5년연속 전국 청렴도 최하위이며, 재정자립도 역시 전국 꼴찌인 민주당 지방정부와 시장, 지역 국회의원, 대학총장이 동시에 부패혐의로 수사 받는 지역 초유의 상황, 이를 묵묵히 바라보고 있는 도민들의 침묵은 앞으로 이곳의 민심의 변화를 짐작하기에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듯 싶습니다.
따라서 이곳 전북지역은 조금 멀게는 동학혁명, 가깝게는 부안 방폐항쟁을 치러낸 역사적인 민중항쟁지로 지역 민심에 대한 인내의 한계를 시험하기엔 너무도 위험한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며 이것이 민주당이 전북의 전부인 새만금 혁신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이유이고, 민주당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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