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1일 "3.1 운동의 중요한 가르침은 바로 우리 민족이 대의를 위해 하나가 되었던 통합의 정신"이라고 했다.
이날 오전 제106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한 최 대행은 기념사를 통해 이같이 말하고, "우리 앞에 놓여있는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세대가 자랑스러워할 조국을 만들기 위해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통합"이라고 했다.
최 대행은 "나라마저 빼앗긴 절망 속에서도 남녀노소, 신분과 계층, 지역과 종교를 뛰어넘어 모두가 함께 일어섰다"면서 "서로의 차이와 각자의 이익이 아니라 나라의 미래를 위해 굳게 단결했던 것"이라고 했다.
최 대행은 특히 "지금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갈등과 분열의 그늘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며 "이념, 세대, 지역, 계층 간의 대립이 깊어지면서 국민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금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지 못하면 그동안 피땀흘려 쌓아온 민주화와 산업화의 기적도 사상누각이 될 것"이라며 "국가의 미래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결정을 앞두고 정치사회적 갈등 양상이 증폭된 데 대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그는 "선열들께서는 그토록 엄혹했던 시기에도 3·1 독립선언서를 통해,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우리 자신을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하셨다"면서 "이러한 말씀은 지금의 우리에게 스스로 변화에 앞장서라는 가르침"이라고 했다.
최 대행은 거듭 "국내외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통합을 실천하는 데 온 힘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또 "먼저 자유민주주의를 한층 더 성숙시켜야 한다. 법과 원칙이 바로 선 가운데 관용과 협치의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면서 "그래야만 서로를 존중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정한 사회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통합의 기반이 되는 튼튼한 경제를 일궈야 한다"며 "불평등과 격차 해소를 위한 안전망을 강화하고, 기업·산업 간 상생협력을 촉진해 경제 양극화를 완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복지서비스 강화, 인구위기와 기후변화 대처, 지역균형발전 정책 추진 등을 강조했다.
최 대행은 이어 "3.1 운동이 우리에게 주는 또 하나의 교훈은 '세계의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힘 있는 나라가 되라'는 것"이라며 "오늘날 국제정세의 흐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세계 어느 국가가 강자의 선의에 자신의 운명을 맡길 수 있겠냐"고 했다.
그는 "지금 세계 곳곳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되고 산업과 통상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며 국제정세가 급변하고 있다"며 첨단산업과 과학기술 경쟁력 등의 강화를 통해 "우리의 경제안보 역량을 더욱 강화해 진정 힘 있는 나라로 도약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남북관계와 관련해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은 한반도와 동북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정부는 한미동맹에 기반한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해 북한의 도발을 단호히 억제해 나가겠다"고 했다.
다만 "북한의 위협에는 강력히 대응하되, 대화의 길은 항상 열어놓고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며 "한반도 통일을 위해 일관된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했다.
대일 메시지는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현안들에 대한 구체적 언급보다 "올해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을 계기로 양국이 함께 과거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면서 한일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만 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엄중한 국제정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일 간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