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를 돌아다니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학생들에게 테러를 자행하고 있는 극우세력들이 한국외대에 결집해 폭력행위를 벌였다. 경찰의 만류에도 대형 스피커를 설치하고 "정신병에 걸렸다" "빨갱이 XX들" 등 폭언을 저지르는 등 '고막테러'를 자행했다.
28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 정문 앞에 모인 극우 세력들은 오후 1시부터 탄핵 찬성 측과 대치를 시작해 피켓을 뺏어 찢고 현수막을 짓밟는 등 폭력행위를 벌였다. 탄핵 찬성 측 앰프를 뺏어가려다 제지당하자 손잡이와 안테나를 파손시켰으며, 한 극우 유튜버는 경찰 펜스를 향해 차를 몰고 위협하며 사이렌을 울리는 등 극단 행위까지 벌였다.
이후 극우세력은 탄핵 찬성 측 경찰 펜스를 사이에 두고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학생 측과 대치하며 폭언과 폭력을 서슴지 않았다. 극우 유튜버들은 탄핵 찬성 측에 휴대폰을 가져다 대고 "이 XX들 얼굴 싹 다 찍겠다"며 위협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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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세력은 성별을 불문하고 성희롱을 계속했으며, 탄핵 찬성 측 피켓을 훔쳐 찢고 밟아 부수고는 낄낄대며 조롱했다. 현장을 촬영하는 MBC 기자를 쫓아다니며 조롱하는 등 취재기자들을 공격하기도 했다.
탄핵 정국에 중국 공산당이 관여하고 있다는 억지 주장은 이날도 반복됐다. 극우세력은 탄핵 찬성 측에 "시진핑 XXX 해봐" "중국인들은 내정간섭을 멈추라"고 하거나, 영어와 중국어를 섞어가며 측에 중국인이 다수 포진해 있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반복했다.
이날 극우세력은 대규모 집회에서나 볼 수 있던 대형 스피커를 설치해 귀가 먹먹할 정도로 큰 소리를 내는 '고막테러'를 벌였다. 설치 도중 경찰이 '좀 봐달라'며 만류해도 아랑곳 않았으며, 일부는 데시벨(db) 측정기 설치소에 난입해 경찰들에게 시비를 걸기도 했다.
탄핵 찬성 측은 물론 경찰들도 고성을 견디지 못해 귀를 틀어막자 극우세력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괴로운 모양이다. 아직 멀었다"며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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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 30분경부터 시작된 고막 테러는 4시간 넘게 이어졌다. 현장에 있던 한국외대 베트남어과 양현준 씨는 "귀가 얼얼할 정도로 소리가 크다. 귀마개를 착용해도 마찬가지일 정도라 기숙사까지 피해를 받을까 걱정된다"며 "학내외로 다양한 집회가 열릴 수 있지만 중국 간첩이라거나 욕설을 하는 등 탄핵 찬성 측을 조롱하는 방식은 유감"이라고 했다.
대치가 이어질수록 경찰이 늘어나면서 큰 충돌은 없었으나, 탄핵 찬성 측은 물론 한국외대 구성원들 또한 테러 위협을 겪으며 정문을 지나야 했다. 나민석 한국외대 총학생회장은 <프레시안>과 만나 "학생들의 집회·결사의 자유는 보장한다"면서도 "학내 구성원들의 안위를 보장하는 방식의 성숙한 문화로 집회하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극우세력은 같은 날 성균관대와 서울시립대에도 찾아가 난동을 부렸다. 특히 성균관대에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참석해 "윤 대통령을 즉각 석방해야 한다"거나 지난달 19일 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두고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법원에 들어간 사람들은 폭도가 아니라 의거"라고 선동했다.
극우 세력들은 서울대·고려대·이화여대·전남대 등 대학가를 돌아다니며 테러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 특히 이화여대에서는 신남성연대 등 남성 유튜버들이 대거 난입해 학생들의 피켓을 찢고 부수며 욕설을 가한 뒤 일부 학생들을 유튜브에 올려 집단 온라인 괴롭힘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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