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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안돼"…EU는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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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안돼"…EU는 반박

러우 전쟁 처리 두고 갈등 커지는 미-EU, 장관급 회동 취소되기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두고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둘러싸고 양측이 정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 보장 문제 합의까지 적잖은 난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 방문 중인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프랑스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실제 효과가 있는 유일한 안보 보장은 나토의 우산"이라고 말했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러시아와 접해있는 에스토니아의 총리 출신이다.

그는 "우리가 NATO에 가입한 이유는 러시아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며 에스토니아를 포함해 러시아의 주변 국가들이 나토를 통해 안전 보장을 받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촉발한 원인이었다면서 이를 용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회동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에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그게 이 일(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주요 이유 중 하나"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통제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 반환과 관련해 "우리는 가능한 많은 것을 되찾으려고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나토에 대해서는 그럴 수 없다"고 말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명확한 반대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에도 이와 유사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칼라스 고위대표는 "사실이 아니다. 이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러시아의 이야기"라며 "왜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고, 영토를 합병하고 점령한 일에 더해 그들이 원하는 것까지 제공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미국에서 9.11 (테러) 이후에 (주동자라 불리는) 오사마 빈 라덴과 앉아 '좋아, 당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말했을 것이라고 생각해보라"라며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일갈했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협상에 유럽이 참여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제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6일 무역 적자를 메우기 위해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면서 "EU는 미국을 속이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말한 데 대해 칼라스 고위대표는 "놀라운 말"이라며 양측은 오랜 기간 공통 가치를 추구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이 "미국이 떠나면 격차를 메울 수 없을 것"이지만 세계는 자신들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내부로 돌아선다면 유럽은 외부로 돌아선 것"이라고 말했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우리는 지정학적 힘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유럽 독자 행보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전날 예정됐던 칼라스 고위대표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간 회동이 취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칼라스 고위대표 측은 일정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설명은 내놓지 않았다.

이를 두고 미국과 EU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문제에 대해 갈등을 보이고 있는 현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양측은 지난 24일 유엔 총회와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채택 당시 상당한 입장 차를 드러내기도 했다.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유럽과 갈등을 보이는 미국은 러시아와 관계 정상화를 위한 행보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미 국무부는 27일 성명을 통해 튀르키예 수도 이스탄불에서 소나타 콜터 미 국무부 중부유럽 및 러시아 담당 부차관보와 알렉산드르 다르치예프 러시아 외무부 북대서양부 국장이 만났다고 전했다.

국무부는 미국이 은행 및 계약 서비스 이용에 대한 우려와 주모스크바 미국 대사관의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인력 수준을 보장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양측 대표가 가까운 시일 내에 이같은 문제들에 대해 협의하기 위한 후속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덧붙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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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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