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대장정이 두 달 만에 마무리되며 이제 헌재의 판단만이 남았다. 헌재는 과연 12.3 비상계엄의 위헌·위법 여부에 대해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그리고 이번 탄핵심판이 우리 사회에 남긴 것은 무엇일까. 헌법과 법률 전문가 네 명으로부터 지난 열 한 차례의 탄핵심판 과정을 돌아봤다.
<프레시안>이 첫 번째로 만난 헌법 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거짓과 궤변으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을 "희화화"하며 심판정마저 "오염"시켰다고 비판했다.
노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를 "2시간짜리 혼란과 불편"으로 치부하며 진정한 사과도 없이 '개헌'과 임기단축'을 언급한 최후 의견진술을 보고 난 후 재판관 '전원 일치'로 윤 대통령 탄핵안이 인용될 것이라는 생각이 "더 굳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파면만이 답이고, 신속한 파면은 더 정답"이라고 했다.
그는 또 "국회에 280명의 질서 유지 병력을 투입시켰다"는 윤 대통령의 자백만으로도 "탄핵심판 재판을 할 필요도 없는" 명백한 위헌·위법 행위라고 지적했다. 군 수뇌부들의 진술 거부에 대해서는 "오히려 윤 대통령의 위법한 지시나 명령이 있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정황"이라며 "윤 대통령 탄핵소추 사유를 증명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노 변호사는 특히 이번 탄핵심판 과정에서 드러난 윤 대통령의 인식에 대해 "'이런 극우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놀랍다"며 제2의 계엄 사태, 제2의 윤석열 탄생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교육이 절실하다고 했다.
다음은 노 변호사와 지난 26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 사무실에서 만나 나눈 대화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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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일치 탄핵 인용될 것…尹 공감능력 없다, 외계인 수준"
프레시안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재판이 사실상 끝났다. 어떻게 봤나?
노희범 : 끝나긴 끝났는데, 사실 재판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탄핵심판 처음부터 끝까지 진실을 외면하고 사실을 왜곡하더니, 최종 의견진술에서도 '계엄성', '호소용'이라면서 '계엄 선포는 적법했다'는 엉터리 주장을 했다. 윤 대통령의 궤변으로 헌재의 탄핵심판이 우습게 희화화됐다. 엄중한 심판정이 오염됐다.
프레시안 : 윤 대통령의 최종 진술에 대한 평가가 궁금하다.
노희범 : 일단 진정한 사과가 없었다. 유·무죄를 떠나서, 국민들에게 '이 자리까지 온 데 대해 죄송하다'라는 사과가 있어야 했다. "병력 투입 불과 2시간", "2시간짜리 내란"이라며 '2시간짜리 혼란과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한 게 전부다.
다음으로, '탄핵심판 선고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기각을 예상하는지 '개헌'과 '임기단축'을 언급했는데, 대통령의 중대한 위헌‧위법 행위에 대한 탄핵심판 자리에서도 지지층에 호소하는 행태였지 않나 생각한다. 재판관들에게는 의미 없는, 불필요한 얘기였다. 피청구인의 선고 이후 행위까지 염두에 두고 파면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또 인상적이었던 것은 '국민들에게 감사하다'고 하긴 했는데, 그 대상이 자신을 극렬하게 지지하는 지지층이었다는 점이다. 거대 야당의 폭거 등 "망국적 위기 상황을 알리는 게 비상계엄의 목적이었다"며 "저의 진심을 이해해주는 우리 국민, 우리 청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했다. 전체 국민의 대표자로서 대통령의 지위를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위헌적인 계엄 선포, 위헌적인 국회 폐쇄 시도, 헌법 파괴적인 내란 범죄 행위를 정당화하고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국민들과의 공감 능력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있다. 거의 외계인 수준이다. "계엄의 목적이 '대국민 호소용'"이며 "계엄의 목적을 상당 부분 이루었다"거나 "(국회의) 의결정족수가 차지 않았는데 끌어낸다는 것은 상식에 반한다"는 주장 등 본인의 세계에서만 이해하고, 본인의 생각한 대로만 얘기하고 있다.
프레시안 : 윤 대통령이 본인 진술 순서에만 나왔다. 이런 태도를 어떻게 보는지?
노희범 : 말이 안 된다. 법정에 출석했으면 상대방 의견을 듣고 또 자기 의견도 진술하는 게 원칙이다. 윤 대통령은 아마 국회 측 얘기를 듣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자기 얘기만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자기 순서에만 나타나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만 한 것 아닐까.
그리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실을 왜곡하기만 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전 국민들이 보는 앞에서 거짓말을 계속한다? 자기 확신이 없으면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저렇게 공감 능력이 없는 사람이, 국민의 대표자인 대통령으로 권한을 행사했다는 것이 정말 놀랍고, 지금이라도 권한이 정지돼서 정말 다행이다.
프레시안 : 국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의결되기 전부터 재판관 '전원 일치' 인용을 예상했다. 마지막 변론까지 본 지금은?
노희범 : (탄핵안이 재판관 전원 일치로 인용될 것이라는 생각이) 더 굳어졌다. 국회 대리인단이 최후 변론에서 한 말에 공감한다. 윤 대통령 파면만이 답이고, 신속한 파면은 더 정답이다. 더 이상 어떤 구제 가능성 내지 어떤 양형 참작 가능성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윤 대통령 스스로 최후 진술을 통해 '헌법을 수호할 의지가 없다'라는 사실을, 국민 앞에서 다시 확약했다. 국민들도 윤 대통령이 헌법 수호 의지가 없다는 걸 재차 확인하는 과정이었고, 재판관들도 윤 대통령의 최종 의견을 듣고는 '야, 더 고민할 이유가 없구나'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프레시안 : 윤 대통령 대리인들은 줄곧 '계몽령' '호소령'을 주장했고 마지막에는 스스로 "계몽됐다"는 말을 했다.
노희범 : 대리인들도 윤 대통령의 계엄을 정당화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에 대해 "거대 야당의 패악을 알리기 위한 경고성 계엄"(12.12 담화문), "국민에게 호소해서 엄정한 감시와 비판해 달라는 것"(1.23 4차 변론)이라고 하니, 대리인들이 그에 맞춘 변론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리인 입장에서는 '고육지책(苦肉之策)'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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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국회 질서유지 280명 병력' 자백…그 자체가 국헌 문란·내란 행위"
프레시안 : 윤 대통령 탄핵소추 사유의 핵심은 무엇인가.
노희범 :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실체적 요건 상 명백한 흠결이 있다.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가 없었으며, 그렇기 때문에 군병력을 동원할 필요가 더더욱 없었다. 계엄 자체가 위법·위헌적이기 때문에, 계엄사령부의 '포고령'도 당연히 무효다. 선포 전 국무회의를 거쳤느냐와 같은 절차적 요건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이는 평시에 계엄 선포를 하더라도 절차적 요건을 충족시키라는 의미다.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후 제일 먼저 군·경으로 하여금 국회를 점거·봉쇄하게 했다. 그 목적이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인지, 국회의원 체포인지 하는 논란 자체가 불필요한 이유가 있다. 대한민국 헌법은 '전쟁 중에도 국회 활동을 금지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래서 계엄군이 국회를 점거·봉쇄한 것, 그 자체가 중대한 위헌이고 국헌 문란이고 내란 행위다.
윤 대통령 본인이 계엄군의 국회 침투를 자백하지 않았나. "국회에 280명의 질서 유지 병력", "국회 경내에 진입한 병력이 106명, 본관에 들어간 병력이 15명" 등. 또 실제 국회에 들어간 군병력을 전 국민이 실시간 생중계로 봤다. 실패한 '친위 쿠데타'다. 그래서 탄핵심판 재판을 할 필요도 없다고 봤다.
정치인 체포 지시, 즉 '누구를 끌어내라'는 말에 대한 진위 여부도 더 따질 게 없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메모가 두 개인지 세 개인지, 누구의(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부하 구민회 수사조정과장) 체포 명단과 일치하는지 일치하지 않는지는 의미가 없다. 홍 전 차장은 여 전 방첩사령관에게 들었고, 보좌관에게 정서를 시킨 일 등을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윤 대통령으로부터 '의원 끌어내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도 마찬가지로 일관되게 말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윤 대통령 측에서 '야당 의원들에게 회유를 당했다', '탄핵 공작·내란 공작을 했다'고 계속 공격하는 것 아닌가.
프레시안 : 윤 대통령 측은 증인들의 수사기관 조서를 탄핵심판 증거로 채택하는 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김현태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임단장,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등이 형사재판을 이유로 진술을 거부한 것도 논란이 됐는데, 어떻게 봐야 할까?
노희범 : 계엄 사태에 가담한 또는 연루된 군경 주요 수뇌부들이 헌재 심판정에서 진술을 번복하거나 완전히 부인한 것 아니다. 김현태·여인형·이진우 등 본인들이 형사 사건 피고인 지위에 있기 때문에 진술 거부권(묵비권)을 행사한 것이지, (수사기관의 증언을) 부인한 것이 아니다.
어떤 지시를 받고 실행에 옮겼기 때문에 진술을 거부했다는 것은 오히려 윤 대통령의 위법한 지시나 명령이 있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정황으로 볼 수 있다. '대통령이 그런 지시를 한 적 없다'라고 명시적으로 적극적으로 부인한 사람도 없었다. 그런 점에서 군경 수뇌부의 헌재 증언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 사유를 증명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진술 거부권은 자신의 유죄 판결의 기초가 되는 사실이나 양형상 불리한 진술을 강요받았을 때 이를 거부할 수 있는, 불리 진술 거부권이다. 또 헌법 제12조 제2항은 '모든 국민은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프레시안 : 윤 대통령은 최종 진술에서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을 투입했다", "우리나라 현실은 어떤가. 국가비상사태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는가"라며 국가비상사태를 강조했다.
노희범 : 계엄 선포 전 상황을 보면, 윤 대통령은 궁지에 몰리고 있었다. '김건희 특검법'이나 '명태균 황금폰' 사건 등 각종 특검법이 자꾸 자신을 향해왔고 뜻대로 안 되니까 이를 모면하려는 차원에서 쿠데타를 생각한 것 아닐까. 결국은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거하기 위해서 국회를 사실상 해산시키고 국회를 대체할 국가비상입법기구를 설립하려고까지 했다. 사실상 장기집권을 노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대통령은 헌법을 수호하고 국가를 보위해야 하는 헌법상 책무가 있는 사람인데, 윤 대통령은 국민이 헌법에 의해서 부여한 대통령의 권한을 헌법을 수호하는 데 사용하지 않고 헌법을 파괴하는 데 사용했다.
헌법 파괴·국헌 문란이라는 사건의 성향상, 윤 대통령의 행위는 진보·보수의 관점으로 결론을 달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절대적인 위헌이고, 절대적으로 중대한 내란 범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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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파면 안 된다' 기각한다면, 헌재 존재 이유 없어"
프레시안 : 집권여당과 극우세력이 합세해 헌재를 흔들고 있다. 헌법 재판관뿐 아니라 헌재 직원들에 대한 공격도 서슴지 않고 있다. 서부지법 폭동 사태부터 시작된 사법부에 대한 공격을 어떻게 봐야 하나.
노희범 : 탄핵이 인용돼 파면될 게 뻔하기 때문에, '불공정 편파 재판'이라며 재판관 개개인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본다. 윤 대통령 지지 여론(탄핵 반대 의견)이 조금 더 올라가면 탄핵심판 결정을 불복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지난 21일 자 한국갤럽 조사 결과, 탄핵 찬성은 60%, 반대는 34%였다. 전국 만 18살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18∼20일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응답률 14.1%.)
윤 대통령 측 대리인이 2차 변론 준비기일에서 헌재의 탄핵심판을 "대결의 장", "이념 투쟁의 장", "전쟁의 장"이라고 말했다. 탄핵심판 시작할 때부터 전략을 이렇게 세운 게 아닌가 싶다. 탄핵심판을 정치적 심판으로 정쟁화하면서 변론의 대부분을 야당 공격에 할애했다. 극렬 지지층을 결집시켜 정치적 미래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프레시안 : 윤 대통령 측은 미 연방대법원의 '트럼프 판결'을 최종 변론에서 또 꺼내들었다. 대통령의 재직 중 행위에 대해서는 면책 특권을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인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노희범 : 대통령의 통치 행위는 사법 심사 대상이 안 된다는 주장을 하려는 것 같다. 윤 대통령 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찾기 어려우니까 트럼프의 형사재판 판결문을 인용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얘기한 것일 텐데 재판관들에게는 전혀 설득력 없는 주장이다.
일단 두 가지 차이가 있다. 대한민국의 헌법 체계와 미국의 헌법 체계가 전혀 다른데도 단순 비교하고 있다. 또 트럼프의 형사재판은 공소만 기각시킨 것으로, 한국의 대통령 불소추 특권 같은 것이다. 그러나 우리 법에 따르면 내란죄는 대통령 불소추 특권이 적용되지 않는 명백한 사법 심사 대상이다.
프레시안 : 헌재는 탄핵심판 초기부터 "형사재판 아닌 헌법재판"이라고 못을 박았다. 헌법재판과 형사재판의 차이에 대해 설명해 달라.
노희범 : 헌법재판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헌법을 수호하고 유지하기 위한 제도다. 탄핵심판 제도 역시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대통령을 직무에서 배제함으로써 손상된 헌법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헌법 수호와 유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무엇보다 대통령을 처벌하거나 불이익을 주기 위한 게 아니고 손상된 헌법 질서 회복 및 헌정 질서 정상화가 목적이다.
반면, 형사재판은 범죄자를 처벌하는, 즉 국가의 형벌권을 부과하기 위한 제도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대통령에 대한 내란죄 형사재판은 국헌 문란 목적의 내란 범죄 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형벌을 부과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두 제도는 제도의 본질과 판단 기준, 목적이 서로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헌법재판 탄핵심판에서 형사소송법이 전부 준용되는 것이 아니라 탄핵심판 제도에 본질과 성질의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만 형사소송법이 준용되는 것이다.
프레시안 : 헌재에 의존하는 탄핵 정국이 반복되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노희범 : 사실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이 자주 되는 것은 아니다. 야당의 탄핵소추 남발이나 '줄탄핵'이 특별히 문제라기보다는 윤석열 정부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 위헌적·위법적 국정운영으로 인한 국회 다수당의 '국정 통제' 내지 '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부득이한 경우였다고 본다. 역사적 평가 또한 탄핵 남용이 아닌 '헌정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프레시안 : 만약 헌법 재판관 가운데 한 명이라도 반대한다면, 어떤 근거를 내세울 것 같나.
노희범 : 윤 대통령의 내란 행위가 '위헌이 아니다'라고 할 수 있는, 탄핵소추 기각 사유가 전혀 없다. 계엄 선포의 실체적·절차적 요건이 흠결됐고, 계엄 포고령도 당연히 무효다. 계엄이 적법하게 선포됐다고 해도 국회 기능을 제한할 수 없는데, 포고령 1호가 국회의 정치 활동 금지 아닌가.
국회 점거·봉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 정치인 체포 지시 하나하나가 위헌이 아닌 것이 없고 중대하지 않다고 아니할 수 없다. 더군다나 헌법수호 의지가 없는 사람에게 직무에 빨리 복귀해서 정치 개혁도 하고 국정운영도 하라고 할 수 있나. 저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는 헌법을 수호하고 유지하기 위해 만든 최고의 사법기구다.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헌법을 수호·유지하기 위해 설립된 것이다. 윤 대통령의 명백하고 중대한 헌법 및 법률 위반 행위를 '위헌이 아니다. 위법이 아니다'라고 판단한다면, 그래서 윤 대통령을 파면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면, 헌재의 존재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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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윤석열' 나오지 않게 하려면…
프레시안 : 윤 대통령의 계엄 사태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취약한지 드러난 것 같다.
노희범 : 윤 대통령의 인식이, '이런 극우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놀라운 상황이다. 윤 대통령의 계엄 사태는 대의민주주의의 위험성이 노출된 사례다. 검찰총장 하다가 정치적 경험도 없이, 극단적 주장으로 대통령이 됐다. 대선후보 토론회 등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 같은 위험성이 앞으로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프레시안 : 계엄 사태를 계기로, '헌법정신'에 대한 교육과 사회적 논의가 다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희범 : '제2의 윤석열'이 나오지 않게 하려면, 각계각층의 민주주의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미국과 독일은 초등학교 때부터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교육한다. 우리는 정당 가입에 법정 연령(만 16세 이상)을 두고 있지만 선진국 대부분은 법정 연령이 없다. 정당 가입을 통해 민주주의를 교육시키는 셈이다.
학생들뿐 아니라 군인들에게도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교육이 절실하다. 속된 말로 '까라면 까'는 조직이 되면 안 된다. 위법한 명령은 복종하지 않도록, 군의 정치적 중립성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교육해야 한다. 실제로 계엄 사태 후 위법 명령 불복종 조항을 내용으로 하는 군형법 개정안 등이 나오고 있다.
정치 시스템 차원의 보완도 필요하다. 민주주의의 기본이 정당민주주의인데, 우리 정치는 사당화(私黨化) 되어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다. 인물 위주 정치다 보니, 정치적 이념도 없다.
한국의 정치 민주화 과정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게 '민주주의 회복력(democratic resilience)'이다. 계엄 당일 국회로 달려온 시민들 덕분에 계엄 이후 민주주의가 빠르게 회복된 듯 보이지만, 3~40%에 육박하는 반대론자들, 극단적 세력도 존재한다. 민주주의 회복력이 그만큼 더딜 수밖에 없다.
'헌법정신'은 결국 인간의 존엄과 가치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헌법이 추구하는 핵심이자 헌법의 존재 의의다.(헌법 제10조) 국가 공동체를 구성하는 국민을 존중하는 정치가 결국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는 것인데, 계엄 사태를 보건데 윤 대통령은 반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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