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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록 이주아동 출신 산재사망 청년 고 강태완 씨, 제6회 노회찬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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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록 이주아동 출신 산재사망 청년 고 강태완 씨, 제6회 노회찬상 수상

"이주민은 우리사회 떠받치는 공동체 일원"…특별상은 녹색병원·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노회찬재단이 제6회 노회찬상 수상자로 미등록 이주아동으로 살다 안정적 체류자격을 얻고 전북 김제의 한 특장차업체에 취업한 뒤 4개월여 만에 산업재해로 숨진 고(故) 강태완 씨를 선정했다.

노회찬상심사위원회(위원장 이덕우)는 26일 서울 종로 전태일기념관에서 연 제6회 노회찬상 시상식에서 "태완이는 수많은 미등록 이주아동을 상징하는 인물"이라며 90년대에 한국에 들어오기 시작한 이주노동자들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그 아이들이 미등록 아동으로, 또 노동자가 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들은 다들 기피하는 일을 묵묵히 해내면서 우리사회를 떠받치는 동료 시민이자 공동체의 일원이다. 그리고 노동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죽음으로 내몰린 김용균들이다"라며 "이 땅의 수많은 강태완들, 김용균들을 위해 노회찬상을 수여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강 씨의 어머니 엥크자르갈 씨는 수상소감에서 "왜 태완이에게 이 상을 줄까 생각해봤다"며 "젊은 사람들은 다들 꿈을 꾸는데 우리 아들은 꿈꿀 수가 없었다. 한 가지 이유, 비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 한 가지가 없어서 태완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만약 태완이가 그 나이에 맞게 대학을 나오고 직업을 갖고 보통 젊은이처럼 살았다면 이렇게 사고로 죽었을까 생각한다. 제가 한국에 데려오지 않았다면, 그래서 비자 없이 살게 만들지 않았다면 지금도 살아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엥크자르갈 씨는 "태완이는 늦었지만 비자를 받았고 대학도 졸업했고 자동차 회사 연구원이 됐다. 산재사고로 죽지 않았다면 한국 국적도 땄을 것"이라며 "그런데 태완이가 짧게나마 젊은이답게 꿈을 갖고 살게 해준 정책이 없어진다고 들었다"고 했다. 법무부는 한국 학교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이주아동에게 부모의 합법 체류 여부와 무관하게 임시체류자격을 부여하는 미등록 이주아동 구제대책을 시행 중인데, 이 정책이 오는 3월 종료 예정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엥크자르갈 씨는 "태완이는 죽었다. 그렇지만 지금도 태완이 같은 아이들이 한국에는 많이 살고 있다. 앞으로 그 아이들이 태완이가 어릴 때 느꼈던 것처럼 아무런 희망도, 꿈도 없이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아들은 세상을 떠났지만 저는 남아있다. 제 아들이라고 생각하고, 그 아이들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겠다"고 밝혔다.

▲ 26일 서울 종로 전태일기념관에서 열린 제6회 노회찬상 시상식에서 고 강태완 씨 어머니 엥크자르갈 씨(가운데)가 노회찬상을 받고 있다. ⓒ노회찬재단

제6회 노회찬상 특별상은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의 건강을 위한 의료기관으로 기능해왔고 현재는 한국 최초 노동자병원인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을 추진 중인 녹색병원과 외국인 투자 기업의 집단해고에 맞서 복직을 요구하며 400일 넘게 고공농성 중인 박정혜, 소현숙 씨가 소속된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에 돌아갔다.

노회찬재단은 녹색병원 시상 이유에 대해 "의료의 공공성과 사회적 연대를 실천하며 한국사회의 평등과 공정을 실현하는데 기여해 온 녹색병원은 그 역사와 활동에 비추어 노회찬상이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한다"며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에 벽돌 한장을 쌓는다는 마음으로 녹색병원에 노회찬 특별상을 수여한다"고 설명했다.

임상혁 녹색병원 원장은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을 통해 노동자를 위한 병원을 만들어 일하다 다치고 병든 사람들의 건강과 그 속에 숨겨진 구조적 안전의 문제를 진단하는 일, 노동자가 몸을 회복하고 다시 일터로 돌아가도록 돕는 일, 나아가 일하는 사람이 어떻게 하면 덜 아프고 덜 다칠 수 있을지 연구하는 병원으로서 더욱 큰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노회찬재단은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시상에 대해서는 "장기간의 고공농성을 이어가는 노동자를 격려하고, 남태령에 모인 민주시민의 열망이 한국옵티칼 노동자에게 이어진 우리 사회의 연대를 기리고 외국인 투자 기업이 노동자의 권리를 함부로 훼손하지 못하게 하는 법·제도 마련을 촉구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최인환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장은 수상 소감에서 "국회가 고용승계와 외투기업의 먹튀 재발방지에 책임있게 나서길 촉구"한다며 "포기하지 않고 이번만큼은 외투기업에 고용의 책임을 묻고 반드시 현장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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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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