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시의 용안현감으로 재직했던 김형집(金亨集)은 1862년(조선 철종 13년) 1월부터 1864년(고종 1년) 6월까지 1년 6개월의 업무를 '용안수록(龍安隨錄)'의 저술에 담았다.
'용안수록'은 전라관찰사에게 보낸 세금납부 기한연장 요청문서에서부터 용안현에서 발생한 사건사고에 이르기까지 당시 용안현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용안수록에 실려 있는 '함열에 사는 김기형에게 상을 내려주기를 청하는 문서'는 번역 작업으로 거둔 두드러진 수확 중 하나다.

1863년 6월 용안현감이 '함열에 사는 김기형이 쌀 1000섬에 달하는 대전(代錢) 1200냥을 자원해서 내주었으니…포상의 은전을 받을 수 있게 해 달라'며 관찰사에게 올린 청원서다.
기록에 나타난 김기형은 함라면 김병순 고택(국가민속문화유산)에 위치한 '김기형 효자각'의 주인공이다. 그동안 나라에서 인정한 효자로만 알려졌던 김기형의 또 다른 모습을 용안수록 번역서를 통해 알 수 있게 됐다.
익산시와 원광대학교 한문번역연구소는 조선 후기 익산 지역에서 근무한 수령들이 작성한 문헌자료 '용안수록'과 '공사수록' 번역서를 발간했다고 13일 밝혔다.
'공사수록(公私隨錄)'은 1829년부터 3년 반 동안 익산군수를 지냈던 이능수(李能秀)가 재임 후반기인 1832년 1월부터 1833년 4월까지의 업무 내용을 기록한 문헌자료다.
19세기 초 익산군과 주변 지역에 대한 다양한 내용이 담겨 당시의 사회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이들 번역서는 수령들의 기록을 통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조선 후기의 생생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번역본은 읽기 쉽게 고쳐 쓴 원문이 함께 수록돼 있어 연구를 원하는 전문가나 일반인에게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2019년부터 추진된 고문서 번역사업은 지자체와 대학이 힘을 모아 지역의 문화적 가치 확장과 지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모범 사례"라며 "향후 지속적인 고문헌 발굴에 힘을 쏟아 고도 익산의 미래 콘텐츠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