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노동자들이 국회 청문회에서 과로 문제 해결을 다짐했던 쿠팡이 실제로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며, 쿠팡에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은 12일 서울 송파 쿠팡 로지스틱스(CLS)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프레시백 회수 문제 등의 해결이 필요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달 21일 '쿠팡 택배노동자 심야노동 등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청문회'에서 홍용준 쿠팡CLS 대표는 프레시백 문제와 관련해 '영업점과 현장 기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개선할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답했으며, 분류작업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이뤄지는 통소분(상차작업)이 분류작업임을 인정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통소분은 각 배송구역별로 분류돼 롤테이너에 담긴 물품을 택배기사들이 자신의 차에 싣는 것으로, 2021년 '택배기사 과로방지 사회적합의'상 이런 업무는 분류작업으로 정의된다. 회사는 분류작업에 별도 인력을 투입하거나 택배기사에게 이를 시킬 경우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지만, 쿠팡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택배노조는 "그러나 청문회 이후 쿠팡CLS는 분류작업 문제에 대해 어떤 움직임도 취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추가로 프레시백 회수를 강제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청문회에서 약속한대로 쿠팡CLS는 조속히 통소분 문제 대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며, 프레시백에 대한 현장의 원성을 수렴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프레시백은 쿠팡CLS가 신선식품을 포장할 때 쓰는 재사용이 가능한 가방으로, 이를 회수, 세척하는 업무를 택배기사들이 하고 있다.
강민욱 택배노조 쿠팡본부 준비위원장은 프레시백 배송의 문제점에 대해 "쿠팡은 프레시백을 배송지에서 회수해 캠프에서 이를 해체하고 초벌 세척한 후 롤테이너에 적재하여 반납하는 전체 업무에 개당 100원의 대가를 지급하고 있다"며 "기사 1인당 적게는 하루 100개, 많게는 400개에 달하는 프레시백을 회수할 것을 쿠팡이 배송어플을 통해 지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지어 이런 헐값노동으로 기사들의 프레시백 회수율이 낮아지자, 할당한 프레시백의 95% 이상을 회수하지 않으면 배송구역을 빼앗길 수 있게 해왔다"며 "이로 인해 쿠팡 로켓배송 택배노동자들은 자신의 노동력이 심각히 착취되고 있음을 알지만 어쩔 수 없이 프레시백 업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준비위원장은 또 "국토교통부가 통소분은 분류작업이라는 명확한 기준을 세웠음에도 현장에서 쿠팡 택배노동자들이 과로에 시달리며 통소분 작업을 하고 있다"며 "도대체 왜 분류인력을 더 투입하지 않나"라고 쿠팡을 질타했다. 택배노조는 택배기사들이 통소분 등 분류작업에 쓰는 시간을 하루 3시간가량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광석 택배노조 위원장은 "착취노동 프레시백, 과로요인 분류작업, 쿠팡이 책임질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며 "더 이상 노동자가 과로로 죽지 않는 쿠팡 현장을 위해서라도 빠른 개선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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