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노동자의 눈화장과 립스틱 색깔, 귀걸이와 손톱 길이까지 지적하는 한국마사회시설관리(주)의 용모규정에 직원들이 성차별을 조장하지 말라며 조직적 대응을 예고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6일 성명서를 내고 "한국마사회는 성차별이 일터의 안전과 인권을 침해하는 반헌법적 행위임을 명심하기 바란다"며 성차별적 매뉴얼을 즉각 시정하라고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가 공개한 마사회시설관리 고객응대 표준매뉴얼은 노동자들에게 머리스타일, 손, 액세서리, 복장 등의 체크리스트를 제시하고 있다. 성별로 다른 항목을 두고 있는 해당 매뉴얼은 여성 노동자에게 '립스틱 색깔은 적당한가', '눈화장이 너무 짙지는 않은가' 등 화장을 규제하고 있으며, 손톱 길이는 1밀리미터(mm) 이내로 관리하도록 지시한다.
이외에도 매뉴얼은 머리색은 검정색부터 밝은 갈색까지만 허용하고 귀걸이 길이는 귓볼 밑 1센티미터(cm) 넘지 않아야 하는 등 세세한 규정을 담고 있다. 노조는 "이 모든 규제가 남성 노동자에게는 전혀 적용되지 않으며, 남성의 시선을 전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차별적"이라며 "성차별적인 매뉴얼의 시정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비롯하여 집회 등의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사측은 해당 매뉴얼이 성차별에 기반해 제작한 것이 아니며 과도하게 느껴지는 항목들은 개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7일 <프레시안>에 "(규제) 항목 수 자체는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다. 특별히 여성 직원들에게 용모를 규정을 편중하는 것은 아니"라며 "화장이나 네일아트의 경우 주로 여성들이 하다 보니 여성 노동자 매뉴얼에 반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네일아트 파츠가 뜯어지면서 다칠 수 있고, 앞머리가 눈을 덮으면 업무에 불편할 수 있는 등 안전 문제를 우려해 매뉴얼을 세세히 만든 것"이라며 "다만 염색 등 근무자 입장에서 과도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은 노무법인의 자문을 받아 불편하지 않도록 개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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