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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누구를 위한 관세 전쟁? 물가 상승으로 미국 국민 피해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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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누구를 위한 관세 전쟁? 물가 상승으로 미국 국민 피해볼 듯

WSJ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전쟁 중 하나로 기록될 것"…물가 상승 및 경기 침체 우려 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보편 관세를 적용한 데 대해 미국 내에서도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무역 전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관세로 인해 증가된 비용이 결국은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시키면서 물가를 상승시킬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1일(이하 현지시간) 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가 "미국의 적이 되는 것은 위험하지만 친구가 되는 것은 치명적일 수 있다는 (역사학자) 버나드 루이스의 오래된 농담을 떠올리게 한다"며 '북미 자유 무역 협정'(NAFTA, 나프타)을 맺은 캐나다와 멕시코 등 이웃국가에 가한 "경제적 공격"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백악관 대변인 카롤리네 레빗이 "(중국 등이) 불법 마약이 미국으로 유입되도록 했다"며 마약을 관세 부과 조치의 이유로 설명한 데 대해 "마약은 수십 년 동안 미국으로 유입되어 왔으며 미국인들이 마약을 계속 사용하는 한 계속 유입될 것이다. 어느 나라도 이를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마약은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구실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그 자체로 좋아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1월 30일 "우리는 그들이 가진 제품이 필요하지 않다. 우리는 필요한 모든 석유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필요한 모든 나무, 즉 목재를 보유하고 있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때때로 미국이 아무것도 수입해서는 안 되며, 미국은 모든 것을 국내에서 만드는 완벽하게 폐쇄된 경제가 될 수 있다는 듯한 말을 한다"며 "이를 자급자족이라고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곧 알게 되겠지만 이는 우리가 살고 있거나 살고 싶어 하는 세상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미국의 자동차 산업의 경우 실제로는 '미국'이 아닌 '북아메리카'의 산업이라며 "3개국의 공급망이 고도로 통합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미국 자동차 부품 수입의 약 13%는 캐나다로부터 왔고 멕시코는 약 42%를 차지했다. 신문은 "업계 전문가들은 이 대륙에서 생산된 차량이 비용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무역 대표부 역시 지난 2023년 이러한 방식의 자동차산업이 미국 경제에 8090억 달러 이상을 가져다줬으며, 이는 미국 제조업 총 생산량의 약 11.2%에 해당하고 970만 개의 직간접 미국 일자리를 창출해낸다고 밝혔다. 또 2022년의 경우 미국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754억 달러 상당의 자동차와 부품을 수출했고, 미국 자동차 정책 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 14% 증가해 862억 달러에 달했다.

신문은 "이 무역이 없었다면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는 훨씬 경쟁력이 떨어졌을 것"이라며 "미국의 자동차 산업 용량은 수입 자동차, 엔진 및 부품의 증가와 함께 증가했다. 1995년부터 2019년까지 자동차, 엔진 및 부품의 수입은 169% 증가했고, 미국의 자동차, 엔진 및 부품 산업 용량은 71% 증가했다"고 전해 무역 확대로 미국이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캐나다, 멕시코 등과 원활한 무역을 하지 못할 경우 미국에도 손해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신문은 "2009년 오바마 행정부는 나프타에 규정된 대로 멕시코 장거리 트럭 운전사가 미국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시범 프로그램을 종료했다. 멕시코는 주요 의회 지역 산업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90개 미국 상품에 대한 표적 보복으로 대응했다"며 캘리포니아 포도와 와인, 오리건 크리스마스 트리와 체리, 오하이오와 노스다코타에서 생산된 잼과 젤리 등이 보복 대상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미국이 심지어 친구(국가)와 맺은 조약 의무마저 무시한다면, 다른 나라는 미국과 거래에 나서지 않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약간의 상징적인 양보를 얻으면 승리를 선언하고 물러설지도 모르지만, 북미 무역 전쟁이 지속된다면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전쟁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주 블레인시의 항구에서 트럭과 자동차들이 미국으로 들어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실제 미국 내부가 입는 손해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는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캐나다의 보복 조치로 미국의 알콜 생산업체가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문은 "캐나다에서 세 번째로 큰 주인 브리티시 컬럼비아는 (미국 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로) 공화당(의원이 있는) 주에서 생산된 주류를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에서 가장 큰 주인 온타리오 주 정부도 같은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며 "연방 정부는 미국 주류에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물가 상승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동안 중국에 관세를 부과했을 때, 경제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비용이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되었으며 이는 다시 한 번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라며 "식료품점, 자동차 딜러십 및 주유소에서 가격이 상승한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미국이 수입하는 석유의 약 60%는 캐나다에서 수입된다"면서 에너지에 대한 관세는 다른 수입품에 부과되는 25%보다 낮은 10% 수준이지만 "주유소에서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있는 수준이며 특히 "캐나다 석유를 가솔린과 디젤로 전환하는 중서부 지역에서"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또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보카도의 대부분이 멕시코에서 수입되기 때문에 관세가 발효된 지 몇 주 안에 가격이 더 비싸질 가능성도 있다. 오이와 토마토 역시 가격 급등이 예상되면서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에 대한 압박도 커지고 있다.

신문은 "골드만삭스의 분석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면적인 관세를 진행하면 미국에서 가격이 상승하고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새로운 무역 장벽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에 하원 외교 위원회장인 민주당 ​그레고리 믹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를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관세로 인해 "미국인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하며, 동맹국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가 중국에 부과된 관세보다 높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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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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