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5년 전 자신의 글에 대한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직접 반박하고 나섰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문 권한대행이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문을 읽어보시죠"라며 해당 글 링크를 게시했다.
해당 글은 최근 여당이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는 글로, 문 권한대행이 지난 2010년 9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이다. 제목은 '유엔 묘지에서 이삭의 집까지'이며, 부산법원 봉사단체와 유엔기념공원과 아동청소년 복지시설 등을 방문한 데 대한 소회가 주 내용이다.
문 권한대행은 유엔기념공원 내 묘지를 둘러보며 "7세의 나이로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호주 출신 병사 도은트를 비롯한 16개국 출신 유엔군 참전용사들은 무엇을 위하여 이 땅에 왔을까?"라며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룬다면 완전한 통일이 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그들은 몰랐을까? 묘역을 돌면서 내 머리를 떠나지 않는 단어는 '평화'였다"고 했다.
또 복지시설 아동이 학교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얘길 듣고는 "이삭의 집 같은 생활공동체가 여느 가정과 똑같아지고, 장애아동이나 시설아동이라 하여 차별을 받지 않는 세상, 바로 그런 세상이 진정한 평화의 모습이 아닐까?"라며 "어쩌면 유엔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여한 용사들이나 하느님의 이름으로 이삭의 집을 운영하는 주 원장이나 같은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했다.
문 권한대행은 이어 글 말미에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려는 자들은 북한을 가리키고, 통일을 핑계댄 그들의 침략을 규탄한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형배는 감히 UN군을 모독하지 말라'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문 권한대행의 사퇴를 촉구했다.
박 의원은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산주의 북한의 침략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이역만리 이름도 모르는 나라에 유엔군이 왔다는 걸 다 안다. 헌재 재판관은 정말로 모르는 것인가?", "정말로 참전용사들이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려했다고 믿고 있는 것인가?"라며 "문 재판관의 이 글은 북한이 주장하는 소위 북침론과 궤를 같이 한다는 사실을 알고 쓴 글인가 모르고 쓴 글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숭고한 목숨을 바친 6.25전쟁 유엔참전용사에 대한 모독을 사과하라. 그리고 자유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대한민국의 헌법을 수호할 의지가 없으신 것으로 보이므로 헌재 재판관에서 즉각 사퇴하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문 권한대행이 해당 글을 수정했다고 주장하는 한편, 문 권한대행의 또다른 글(2024년 9월 24일 자)를 두고는 '정치판사'라고 공격했다.
이어 문 권한대행의 이력과 페이스북 글 등을 목록으로 만든 이미지 및 '헌법재판관의 북침론 동조? 실화냐?'라는 문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절친'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이미지 등을 추가로 올렸다.
국민의힘은 30일에는 권성동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개적으로 문 대행의 SNS 글을 언급하며 "편향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거듭 비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