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영의 세상읽기] 상법 제64조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는 상행위로 인한 채권에 해당하는지 여부

상법 제64조는 상행위로 인한 채권은 5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고 정하고 있다.

자신의 명의로 복사기 매매업을 하는 갑(甲)이 그에 관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한 목적으로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돈을 차용한 경우, 갑(甲)의 차용행위가 상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까.

상행위에는 영업으로 하는 복사기의 매매 뿐만 아니라 상인이 영업을 위하여 하는 행위도 포함되고, 상인의 행위는 영업을 위하여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상인은 자기 명의로 상행위를 하는 자를 의미하지만, 상법 제5조 제1항에 의하면 점포 기타 유사한 설비에 의하여 상인적 방법으로 영업을 하는 자는 상행위를 하지 아니하더라도 상인으로 본다.

따라서 자신의 명의로 복사기 매매를 영업으로 하는 갑(甲)은 상인이고, 상인인 갑(甲)의 행위는 영업을 위하여 하는 것으로 추정되므로 갑(甲)의 차용행위는 상인인(甲)이 영업을 위하여 하는 행위로서 상행위에 해당하며, 갑(甲)의 차용금 채무는 상행위로 인한 채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상법 제3조에 따라 당사자 중 그 1인의 행위가 상행위인 때에는 전원에 대하여 상법이 적용되므로, 당사자의 일방이 수인인 경우에 그 중 1인에게만 상행위가 되더라도 전원에 대하여 상법이 적용된다고 해석된다.

그러므로 대여자가 갑(甲)에 대하여 가지는 차용금채권은 갑(甲)에 대한 관계에서 상행위에 해당하는 행위로 인한 채권에 해당하여 5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그리고 갑(甲)이 복사기를 매입하는 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돈을 차용하였고, 을(乙)이 갑(甲)의 차용금의 반환을 보증하는 의미로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를 작성하여 준 경우, 비록 을(乙)이 상인이 아니더라도 갑(甲)에 대하여 상행위가 되는 차용금을 보증인으로서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를 작성하여 주면서 차용금 채무를 부담하였으므로 을(乙)에 대하여도 상법이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갑(甲)의 차용금 채무 및 을(乙)의 차용금에 대한 보증채무는 모두 상행위로 인한 채무로서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할 것이고, 그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주채무인 갑(甲)의 차용금 채무가 소멸된다면 보증인의 부담이 주채무보다 중(重)할 수는 없으므로 을(乙)의 보증채무도 소멸된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