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항공 사고 여객기의 블랙박스 기록이 중단된 지점은 활주로를 2km를 앞둔 해상 상공이며, 사고 발생 4분 7초 전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조사위원회(조사위)는 사고 발생 한 달 만인 27일 사고 이후 첫 예비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문건에서는 사고기의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가 포함된 블랙박스 기록이 중단됐을 때의 운항 위치가 담겼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항공 7C2216편 보잉 737 사고기가 무안국제공항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에 충돌하기 4분 7초 전인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8시 58분 50초부터 블랙박스 기록이 멈췄다.
조사위는 사고기가 블랙박스 기록 중단 시점에 원래 착륙하려던 방향인 활주로 01 끝부분에서 남쪽으로 약 1.1NM(해리) 떨어진 바다 위를 비행했던 것으로 파악했다. 1.1해리는 2037m로 약 2㎞ 거리다.

같은날 오전 8시54분43초 사고기가 무안공항 관제탑과 착륙을 위한 최초 교신을 했고 관제탑에서는 활주로 01(북쪽) 착륙을 허가했다. 관제탑과 사고기는 이날 오전 8시 57분 50초 조류 활동을 주의하라는 내용의 교신을 했다.
조류 충돌 시점은 현재 분석 중이나 1분여가 지난 오전 8시 58분 56초에 사고기는 비상선언(메이데이, 3회)을 한 후 고도를 높이는 복행을 했다. 활주로 북쪽 상공에서 비행하다가 활주로 남쪽으로 착륙을 시도했다.
당시 사고기는 161노트(시속 약 298㎞), 고도는 498피트(약 151m)의 낮은 속도와 고도로 점차 착륙을 시도 중이었다. 이때 엔진에 조류가 빨려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조사 결과 양쪽 엔진에서 여름에는 러시아에서 번식하다가 겨울에는 월동을 위해 한국으로 날아오는 겨울철새 가창오리의 깃털과 혈흔이 발견됐다. 정확한 충돌 시점, 다른 조류 포함 여부, 충돌한 개체 수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사고기는 활주로 19 로 랜딩기어를 내리지 않은 채 동체 착륙 중 활주로에서 벗어나 방위각 시설물(로컬라이저)와 충돌했다. 항공기는 로컬라이저와 충돌 후 화재와 폭발이 발생했고 양쪽의 엔진 모두 둔덕의 흙더미에 묻혔으며 기체의 앞부분은 충돌 등으로 둔덕에서 30~200m까지 흩어졌다. 항공기 꼬리 부분은 둔덕 너머 인근에 일부 전소된 상태로 발견됐다.
이 사고로 승무원 4명, 승객 175명 총 179명이 사망했고, 꼬리 부분에 타 있던 승무원 2명은 중상을 입었다.
예비보고서에는 사고 현장 전경과 엔진, 블랙박스 중단 지점 등의 사진 자료도 포함됐다.
조사위는 조류충돌, 엔진분해 검사 블랙박스 자료 분석, 관제 자료, 부품 정밀검사와 방위각 시설물 등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사조위는 "예비보고서에 수록된 정보에는 오류가 있을 수 있어 추후 변경될 수 있으며 오류사항은 최종보고서가 완성되면 수정될 것"이라며 "조사 과정에서 개선 이 필요한 사안에 긴급안전권고를 발행하고, 미국 NTSB, 프랑스 BEA와 사고조사를 협력해 필요할 경 합동으로 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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