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로 5세 여아 성추행한 미국인 무자격 강사...항소심도 징역 7년

피고인·검찰, 양형 부당 항소했으나 재판부는 "1심 형 무겁다 보기 어려워"

만취 상태로 어학원에서 수업하던 중 5세 여아를 성추행한 미국인 무자격 강사에게 항소심에서도 중형이 선고됐다.

부산고법 형사1부(박준용 부장판사)는 지난 23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미국인 A(30대)씨에 대한 검찰과 A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인 징역 7년을 유지했다.

또한 A씨의 신상정보를 5년간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개 공지할 것과 아동·청소년과 아동,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간 취업제한 등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24년 5월 22일 술에 취한 상태로 부산 동래구 한 어학원에서 영어 수업을 하다가 5세 여아를 여러 차례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2024년 3월 관광비자로 입국한 A씨는 취업 활동을 할 수 있는 자격도 없이 이 어학원에서 영어 강사로 근무한 혐의도 받는다.

1심 재판부는 "어린 학생을 대상으로 해 죄질이 좋지 않다. 특히 양형기준 법상 13세 미만의 어린이에 대해선 특별보호하고 있고 특별보호 장소인 학원에서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가중 요소 인지가 적용된다"라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1심 형이 너무 적다는 이유로, A씨는 1심 형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항소를 제기했다.

A씨는 1심 재판 중 '수사 과정에서 잘못된 부분이 없었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번역된 공소장을 보니 수업을 하기 전에 소주 7병을 마신 것으로 돼 있었는데 사실이 아니다. 그날 통틀어 7병을 마셨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수업시간 중 5살에 불과한 아동을 상대로 대담하게 범행을 했다"라며 "현재까지 피해자 측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1심 형이 무겁다고 보기 어렵고 검사의 주장처럼 형을 더 올릴 것까지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판단하면서 검찰과 A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