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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트럼프, 여전히 '거짓말 대잔치'…팩트 체크 필요한 '아무말'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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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트럼프, 여전히 '거짓말 대잔치'…팩트 체크 필요한 '아무말' 연설

선거, 이민, 범죄, 주식 등 사실과 다른 주장 쏟아져…다른 국가 수감자 미국 들어온다는 근거 없는 주장도 여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언론들도 바빠졌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연설이 8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팩트 체크(Fact Check, 사실 확인)'를 하지 않고 그대로 보도하면 안 될 정도로 거짓말이 많기 때문이다.

19일(이하 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 위치한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열린 선거 축하 집회에 참석해 연설을 가졌다. 이날도 그는 선거와 이민, 범죄 문제 등에 대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언급했다.

미국 방송 CNN은 트럼프가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본인이 플로리다주에서 13%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면서 "아무도 그런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공화당 후보였던 리처드 닉슨 (1972년), 로널드 레이건(1980년과 1984년), 조지 H.W. 부시(1988년)를 포함해 지난 수십 년 동안 다른 후보들도 플로리다주에서 상대 후보에 13%포인트 이상의 차이로 승리했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이날도 본인이 패배한 2020년 대통령 선거에 대해 선거가 "조작되지 않았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모른다고 밝히며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는데 방송은 "트럼프는 조 바이든(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에서 합법적으로 졌다"고 일갈했다.

트럼프는 또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가 청년층에서 36%포인트 차이로 이겼다"고 말했는데 방송은 이에 대해 "청년층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말하지 않아 이를 트럼프 팀에 명확히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그의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합리적인 정의는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방송은 자신들이 집계했던 선거 당시 출구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18~24세 유권자 사이에서 트럼프를 54% 대 43%로, 25~29세 유권자 사이에서는 53% 대 45%로, 30~39세 유권자 사이에서는 51% 대 45%로 승리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팩트체크 사이트인 '폴리티팩트'(PolitiFact) 역시 "터프츠 대학의 출구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18~29세 유권자는 트럼프보다 해리스를 4%포인트 더 많이 선택했다"고 전했다. 미국 방송 CBS도 해당 연령층에서 해리스가 11%포인트 앞섰다고 전한 바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가 19일(현지시각) 워싱턴 D.C에 위치한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열린 취임식 전 승리 집회에 나와 연설하면서 미소를 보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가 불법이민자를 추방하겠다고 밝히며 취임 첫날부터 대대적인 단속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CNN은 이민과 관련해서도 트럼프의 거짓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날 트럼프는 미국 남부 국경의 이민자 수에 대해 언급하면서 본인이 퇴임하던 2021년에 불법 이민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는 2021년이 아닌 2020년 4월 수치였는데, 당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이동이 극히 제한됐던 때였다. 방송은 "2020년 4월 약 3년 만에 낮은 수치를 기록한 후, 남부 국경을 통한 이주자는 트럼프 임기가 끝날 때까지 매달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아프리카) 콩고는 감옥을 비우는 데 적극적"이라며 "(다른 국가의) 감옥, 교도소, 정신 병원 등이 (미국의) 열린 국경을 통해 바로 비워지고 있다"고 말해 다른 국가의 수감자나 정신병원에 입원한 사람들이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폴리티팩트'는 "미국 국경 관리들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콩고 민주 공화국과 콩고 공화국에서 온 사람들을 2800회 이상 막았고,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는 약 4300회 막았다"며 트럼프의 주장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민 관리들은 2021년에서 2024년 회계연도(9월 30일)까지 미국 내외에서 범죄 전과가 있는 사람을 약 10만 8000명 체포했다"며 "미국 국경도 열려있지 않다. 울타리와 감시 기술, 무인기 등의 물리적 장벽과 약 2만 명의 미국 국경 순찰대 요원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사람과 물건을 통제하고 있다. 게다가 국경의 이민 관리들은 바이든 행정부 동안에도 이민법을 계속 시행했다"고 밝혀 미국의 국경이 개방돼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범죄 문제에 대해서도 거짓 주장을 내놨다. 그는 ABC 뉴스 앵커 데이비드 뮤어와 범죄 데이터를 두고 언쟁을 벌인 적이 있다며 "저는 범죄가 급증했다고 말했는데, 그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음날 그들은 범죄가 40% 증가했다고 보도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폴리티팩트는 "트럼프는 법무부가 매년 실시하는 전국 범죄 피해자 조사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조사와 가장 최근에 나온 2022년 조사 사이에 범죄가 43%가 증가했다고 나타난다"고 밝혔다.

그런데 "거의 같은 기간을 다루는 다른 연방 데이터인 FBI의 연례 범죄 보고서에서는 범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또 범죄 피해자 조사는 2022년 말에 끝났다. 그 이후로 나온 연방 및 비정부 차원의 분석은 2023년과 2024년에 범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내가 대통령에 당선된) 선거 이후 주식 시장이 급등했다"고 말한 것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CNN은 "S&P 500 지수는 2024년 11월 5일 선거일 이후 3.7% 상승했다. 선거 이후인 12월 초에 최고치를 기록했을 때 5.3% 상승했지만 S&P는 그 이후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방송은 "조 바이든이 2020년 (대선)에 승리한 후 주식 시장이 어떻게 변했는지 보니 2020년 11월 3일에서 2021년 1월 19일까지 S&P는 12.8% 상승했는데, 이는 트럼프 집권 기간보다 약 3.5배 더 높은 증가 수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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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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