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측으로 참전했다가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2명이 '상당한 병력 손실'을 증언했다고 한국 국가정보원이 12일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9일 러시아 쿠르스크 전장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북한군 포로와 관련, 우크라이나 정보당국(SBU)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관련 정보를 지속 공유할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군인 2명을 생포했다고 발표했다.
국정원이 'SBU와 정보 지속 공유'를 확언한 배경과 관련, <AFP> 통신 등 외신은 앞서 현지 파견된 한국 국정원 요원이 SBU 조사 과정에서 통역 지원을 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붙잡힌 북한군은 러시아어·우크라이나어·영어를 모두 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에 따르면 이들은 생포 당시 부상을 입은 상태였으나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이들은 각각 26세·20세의 젊은 나이이며 턱과 다리를 다쳐 키이우에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26세 군인(1999년생)은 2016년부터, 20세 군인(2005년생)은 2021년부터 군복무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가운데 1명은 조사에서 △자신은 지난해 11월 러시아에 도착했고 △러시아 측으로부터 1주일간 군사훈련을 받았으며 △그 이후 전장으로 이동했고 △자신은 전투 투입이 아니라 훈련받기 위한 이동으로 알았고 △러시아 도착 후에야 파병 사실을 알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일신상 사항 외에 이 북한군은 △전투 중 상당수 병력 손실이 있었고 △본인은 낙오돼 4∼5일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다가 포로가 됐다는 등 우크라전 투입 북한군 상황 관련 내용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SBU는 이들이 턱과 손에 붕대를 감은 채 병실에 누워 빨대로 물을 마시는 등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SBU는 이들이 치료받고 있으며 "국제법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적절한 조건에서 구금돼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들에 대한 생포 소식을 처음 발표하며 "(다른) 모든 전쟁포로처럼, 이 두 명의 북한 병사들도 필요한 의료지원을 받고 있다"고 하기도 했다. 또 "보안국에 '북한군 포로에 대한 언론 접근을 보장하라'고 지시했다. 세계는 이 상황을 알아야 한다"고도 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북한군 생포에 대해 "북한이 러시아의 전쟁에 참여했다는 명백한 증거"(SBU)라고 규탄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SNS에 "첫 북한 전쟁포로들이 키이우에 있다"면서 "(이들은) 용병이 아닌 북한 정규군"이라고 언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북한군 생포는 어려운 일이었다며 이를 해낸 자국군 특수부대를 칭찬하면서 "러시아군과 북한군은 보통 부상한 동료를 처형해 증거를 없애는 방식으로 북한군 참전 사실을 은폐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미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서구 언론도 이 소식을 주목하며, 이들에 대한 심문을 통해 북러 간 군사협력의 내용에 대한 정보를 획득할 가능성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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