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론조사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주모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성 여론이 감소하거나,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상승하는 등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관련 기사 : 갤럽 '尹 탄핵 찬성' 64% vs '반대' 32%) 야권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10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론 동향에 대해 "지금 상황은 내란수괴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이 지속되는 것으로부터 오는 영향"이라며 "윤 대통령이 관저에서 30일 넘게 숨어 있으면서 '국민과 함께 싸워나가겠다'고 하는 것 자체가 극단적 보수층을 단결시켜서 뭉치게 한 것이 하나의 요인"이라면서도 "민주당에 있어서도 적절하게 이 문제를 관리해나가는 부분들이 좀 부족했던 면이 있었던 것 같다"고 짚었다.
김 의원은 "현 상태는 내란 위기가 지속되면서 양측 지지자들이 상당히 강하게 부딪치는 형태로 정치적 혼란이 만들어진 과정"이라며 "또 과잉응답된 면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도 "특히 민주당도 이런 면에 있어서는 현 상황에 대해서 잘 분석해나가면서 국민이 가라고 하는 방향대로 가는 게 필요하다"며 "그래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문제라든지 이렇게 과도하게 나가는 것에 대해서는 절제하고, 전략적 인내를 통해서 국민의 목소리도 잘 듣고 더 큰 위험으로 나가지 않게끔 관리해나가는 것도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 일각에서 나오는 '경호처 폐지' 등 주장에 대해 "조금 이르다라는 생각"이라며 "경호처의 향후 역할에 관해서는 조금 더 이 국면이 정리된 이후에 차분하게 검토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론조사 지지율 동향과 관련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현 국면을 해결하고 국정 안정과 경제·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다 적극적으로 보이는 데 부족함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전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12월 3일 대통령의 불법적인 비상계엄 이후 한 달이 넘었다. 국민들도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고, 국정 혼란과 민생경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쨌든 국회 다수당이 민주당 아니냐. 우리가 강경한 주장만 할 게 아니라 구체적 해법들을 내야 하고, 그런 면에서 민주당이 부족한 게 아니었나"라고 하기도 했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을 탈당한 조응천 전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당이 과유불급"이라며 "마음에 안 들면 '너 탄핵', 마음에 안 들면 '너 기관 폐지', 거기다가 수시로 '내란 선동이다' 고발하고 있다"며 "무슨 완장찬 홍위병들 같다"고 비판했다.
조 전 의원은 "그러니까 국민들이 눈꼴사나워 하는 것이고, 그러니까 이런 상황에서도 여야 간 지지율이 좁혀지고 대통령 탄핵·체포, 그 (찬반 의견) 비율도 점점 좁혀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도대체 이 나라는 어디로 가나"라고 탄식했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반성적 인식보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의심하는 쪽에 좀더 기울어 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보수 지지자 결집은 사실인 것 같다"면서도 "그로 인해 보수 응답자들의 과표집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추세적으로 보면 갤럽 조사 (등) 동일한 조사는 평균적으로 보수·진보·중도 응답자 표본이 있는데, 표본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또 "보수 결집이 뭔가 정당한 컨텐츠나 내용을 가지고 결집하는 게 아니라 '부정선거', '뒤에 중국이 있다'는 등의 가짜뉴스로 이뤄지는 것으로 이해한다"며 "어제 (본회의 현안질문에서) 국회의장께서 직접 선관위 사무총장에 질문을 한 것도 그런 차원이고, 그렇게 유지되는 결집은 곧 무너질 것"이라고 했다.
조 대변인은 "그러나 이 상황에 대해서 민주당이 국민과 호흡하며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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