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에 단체교섭 타결을 촉구하며 49일간 단식 투쟁을 이어 온 강인석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건강 악화로 단식을 중단했다. 지회 측은 대신 이날부터 한화그룹 본사 앞에서 사측의 결단을 촉구하는 농성에 돌입하기로 했다. (☞관련기사 : "이렇게 살 순 없다"며 38일 단식한 노동자, 그리고 쏟아진 '남태령 연대')
강 부지회장은 7일 오후 서울 중구 한화 본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 연이어 참석한 뒤 녹색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지난해 11월 20일부터 한화오션 경남 거제 사업장 내에서 김형수 지회장과 함께 노숙‧단식 농성을 해온 지 49일 만이다. 김 지회장은 지난 달 11일 건강 문제로 먼저 단식을 중단했다.
강 부지회장은 병원 이송에 앞서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지난 2년간 하청업체와 교섭을 많이 했다. 저희에게 돌아오는 답은 똑같았다. 하청업체는 아무런 권한이 없다는 것이었다"며 "지금도 마찬가지다. 작년부터 시작된 임금과 노동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모든 교섭은 무위로 돌아갔다"고 했다.
그는 "한화오션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고 난 뒤 노조를 파괴하는 데에만 혈안이 됐다. 헌법을 유린한다. 노동3권을 인정하지 않고 구사대를 조직해 폭력으로 진압한다"며 "'하퀴벌레'라고, 종북세력이라고 윤석열과 똑같은 이야기를 한다.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결단을 진짜 사장인 한화오션이 내려야 한다. 한화오션은 정말 결단을 내리고 대한민국이 바뀌듯 한화도 바뀌어야 한다"며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과 함께 힘 모아 열심히 더 투쟁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지회는 7일을 기해 단식 투쟁은 중단하지만, 원청과의 단체 교섭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한화그룹 본사 앞에서 농성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지회는 본사 앞 기자회견에서 "수천억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조선업 초호황에도 여전히 저임금과 임금체불과 중대재해로 고통받는 하청노동자의 부당한 현실을 바꿔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을 담은 단식이었다"며 단식 투쟁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청노동자 노동으로 만든 이윤 대부분을 독차지하며, 하청노동자 임금과 노동조건에 대한 실질적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진짜 사장 한화오션이 결단하지 않으면 2024년 단체교섭은 끝날 수 없다"며 "하청노동자 진짜 사장 한화오션은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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