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카의 빅엿'이라는 표현으로 논란이 돼 재임용에서 탈락된 서기호 전 판사가 2일 통합진보당에 입당했다. 서기호 전 판사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의 제의를 받아들여 입당했다. 이 대표와 서기호 전 판사는 서울대 법대 선후배 관계다.
서기호 "박은정 검사 사직 소식 접하고 출마 결심"
서기호 전 판사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직의사를 표명한 박은정 검사는 연수원 동기로 서로 다른 길을 걸었지만 양심적이고 합리적인 법조인이 되어야겠다는 마음가짐에서 이심전심으로 통했다"며 "전화를 걸어 기소청탁을 한 (나경원 전 의원의 남편) 김재호 판사는 왜 남고, 양심에 따라 이를 사실대로 밝힌 박은정 검사는 왜 떠나야 하냐"고 비판했다.
서 전 판사는 "불의로 강제퇴직을 당한 후 가급적이면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자 했다"면서도 "한편으로 제가 원하는 사법개혁이 입법활동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고 사회운동 차원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기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고 말했다.
서 전 판사는 "여러 사람을 만나 의견을 수렴하고 있던 중 박은정 검사의 사직 소식을 접하고 더이상 이런 비극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새 인생을 시작해야 한다는 결심을 굳히게 됐다"고 '비례대표 제안'의 수락 배경을 밝혔다.
이 대표는 서 전 판사의 입당 기자회견에서 "사법부에서 그 내부를 변화시키고자 했던 많은 젊은 법조인이 있고, 서기호 전 판사가 오늘 그들의 마음을 담아 국민이 원하는 법원과 검찰의 개혁의지를 담아 이곳에 왔다"고 환영의 의사를 밝혔다.
통합진보당은 서기호 전 판사를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시키는 방향을 고민 중이다. '개방형 비례대표'라는 방식으로 영입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통합진보당의 개방형 비례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서 전 판사 외에도 박원석 전 참여연대 합동사무처장, 정진후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등이 있다. 또 선출 절차가 진행 중인 청년비례대표 선발 프로그램 '위대한 진출'에서도 한 명의 후보자가 뽑힐 예정이다.
현재 통합진보당의 지지율을 볼 때 비례대표의 당선 안정권은 2004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6번 수준이다.
이정희 "진전 없는 야권연대, 돌파할 사람은 한명숙과 나 뿐"
한편, 잠정 결렬 상태로 답보 중인 야권연대 협상의 해법으로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이날 "대표단 회동을 열자"고 제안했다. 민주통합당도 '환영' 의사를 밝혀 교착 상태에 있던 야권연대 협상이 양당 대표 회동으로 실마리를 찾을지 주목된다.
이정희 대표는 "한명숙 대표와 제가 책임지고 야권연대를 성사시켜 야권을 기사회생시키고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자"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협상대표간 여러 차례의 공식 회동에서 야권연대 성사를 위한 진전을 이뤄내지 못했고 이를 돌파할 책임과 권한은 단 두 사람, 한 대표와 제게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7일부터 진행돼 오던 야권연대 실무협상은 24일을 마지막으로 잠정적으로 결렬됐고 이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수도권 10곳과 영남을 제외한 비수도권의 10곳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수도권 4곳+호남 1곳을 주장하고 있다.
양측 모두 연대의 필요성은 부인하지 않고 있으나 실무협상이 전혀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진보당은 각 당의 대표가 만나 직접 해법을 모색하자는 새로운 제안을 내놓은 것이다. 이 대표는 "더이상은 협상 대표 차원에서 (합의가)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민주통합당은 신경민 대변인 브리핑으로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신 대변인은 "이 대표의 이 제안이 중단된 야권연대 협상을 재개할 소중한 계기로 본다"며 "양당의 대표회담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즉각 협상대표가 만나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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