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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양심' 김상욱 "'12.3 계엄은 반헌법' 즉시 인식했어야 의원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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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양심' 김상욱 "'12.3 계엄은 반헌법' 즉시 인식했어야 의원 자격"

與 '계엄 물타기' 와중에…김상욱·안철수 등 탄핵 찬성파 잇단 '양심선언' 눈길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친윤·중진 중심으로 재편된 국민의힘이 돌연 대야 공세에 힘을 집중하면서 '계엄을 옹호하고 있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상욱·안철수 의원 등 탄핵 찬성파 의원들이 "국회의원이라면 당연히 그날의 비상계엄이 반헌법적·반민주적이라는 것을 즉시 판단할 수 있는 자질이 있어야 한다"는 소신 발언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20일 오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 당일 상황과 관련 "국회의원이라면 당연히 그날의 비상계엄이 반헌법적이고 반민주적이라는 것을 즉시 판단할 수 있는 자질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비상계엄 사유가 없었지 않나"라며 "비상계엄이라는 말을 들으면 당연히 머릿속에 '막지 못하면 국민들께서 피를 흘린다'(라고) 연상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이라면 당연히 이것을 바로 국회에서 꺼야(해제해야) 하고, 모든 이런저런 당리당략과 많은 생각이 있기 전에 바로 국회로 뛰어가야 한다"며 "이 정도 생각까지는 국회의원으로서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자질"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3일 계엄 당일 밤 당 소속 의원들의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국회로 가야 한다', '역사의 죄인이 될 순 없다'고 주장하며 즉각적 계엄해제 표결 참여를 독려한 바 있다.

김 의원은 당일 대부분의 여당 의원들이 당사 및 국회 원내대표실에 모여 표결에 참여하지 못했던 것을 두고 "민주당 의원들 대부분은 담을 넘어서라도 다 들어왔다. 그런데 우리 당 의원들은 오지 않으셨고 본회의에서 (계엄해제를) 의결한 이후에 오신 분도 많지 않았다"며 "같은 동료 의원이지만 그때 큰 좌절감과 자괴감을 가질 수밖에는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 사안은 의총의 결정을 기다릴 일이 아니(었)다"며 "바로 국회로 홨어야 될 일"이라고 못박았다. 이는 계엄 당일 '국회 출입 통제'를 이유로 자당 의원들을 당사로 재소집하고, 당사에 모인 의원들과의 소통을 이유로 국회 내 있었음에도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추경호 전 원내대표를 겨냥한 말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추 원내대표를 겨냥해 "(계엄 당시) 정말 1분 1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국회의장에게) '30분의 시간을 달라'(고 했는데), 이것은 엄청난 일"이라며 "제 입장에서는 상당히 실망할 수밖에 없는 얘기"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또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뒤 친윤·중진들의 의견이 관철되면서 한동훈 전 대표가 사퇴하고, 탄핵 찬성파 의원들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고 있는 당내 상황에 대해 "보수의 배신자가 누구인가"라고 되물으며 "민주주의를 부서뜨리려는 비상계엄 사태를 만든 윤석열이 배신자다. 대한민국·민주주의를 지키려고 앞선 사람이 왜 배신자가 되어야 하며, 비난을 들어야 하며, 결국 쫓겨나야 하는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김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계엄에 의한 국정마비 상황과 관련 대야공세에 집중하며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여당 주류 기조와 대비돼 눈길을 끈다. 현 지도부인 권성동 원내대표는 최근 공식석상에서 계엄 사태로 인한 국정마비 상황을 두고 "야당의 입법독재" 등을 근본 원인으로 짚는 등, 윤 대통령이 주장한 '계엄 선포' 취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지원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 관련기사 : '계엄' 옹호? 권성동 "행정부는 입법부 견제수단이 없다")

탄핵 반대파 중진 나경원 의원의 경우, 전날 본인의 페이스북에서 쓴 글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계엄 당일 표결 불참에 대해 "국회경내로 들어가다가 민주당 강성지지자들로 보이는 사람들으로부터 심한 욕설과 테러위협으로 접근자체가 불가능한 사정도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담을 넘어서라도 즉시 국회로 모여야 한다'는 판단 자체가 "국회의원의 기본자질"이었다고 강조한 김 의원의 태도와는 정 반대의 입장인 셈이다.

현재 국민의힘 내에선 친윤·중진을 중심으로 한 '탄핵 반대' 여론이 주류를 형성한 가운데, 김 의원과 안철수 의원 등 소수 찬탄파 의원들만이 일종의 소신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김 의원은 전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비상계엄 사태에 직간접 책임이 있는 대통령과 가깝거나 대통령과 성향을 공유했거나 또는 그동안 대통령의 이런 독단적인 행위를 통해서 이익을 얻어왔던 사람들은 배제돼야 된다"고 일갈했다.

그는 "(당내 인적 구성이) 극우적 성향을 가진 분, 그리고 지나치게 권력지향적이고 기회주의적 성향을 가진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이들이) 의사결정이나 분위기를 좌우하고 있다"며 "(이들은) 극렬 지지자를 중심으로 버티면 다시 기회가 온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역시 탄핵 찬성을 공개 주장한 안철수 의원 또한 전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비상계엄 이후 우리당은 국민으로부터 더욱 멀어지고 있다"고 우려하며 "당이 '탄핵의 강'을 피하려다 '계엄의 바다'에 빠졌다. 당내 탄핵 표결과정, 그리고 당내 대통령 옹호 분위기에 대한 민심 이반이 심각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안 의원은 "친윤당, 계엄옹호당으로 낙인찍히면 집권은 불가능하다"며 "계엄사태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고, 국민이 납득할 때까지 사과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했다. 또 그는 탄핵 찬성파 의원들에 대한 당 주류파의 공격에 대해 "최근 당의 모습은 부끄럽다"며 " 자유민주주의 실현은 표현과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이 지난 1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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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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