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사자성어로 '권력이나 세력을 제멋대로 부리며 함부로 날뛰는 행동이 만연하다'는 뜻의 '도량발호(跳梁跋扈)'가 선정됐다. 사자성어를 구성하는 한자는 뛸 도(跳), 들보 량(梁), 밟을 발(跋), 뒤따를 호(扈)다.
<교수신문>은 9일 전국 대학교수 1086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2일까지 한 설문 결과 '도량발호'가 가장 많은 표(41.4%)를 얻었다고 밝혔다.
'도량발호'를 추천한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권력자는 국민의 삶을 위해 노력하고 봉사하는 데 권력을 선용해야 함에도 사적으로 남용하고 있다"며 "권력을 가진 자가 제멋대로 행동하며 주변 사람들을 함부로 밟고 자기 패거리를 이끌고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공교롭게도 '올해의 사자성어' 설문이 끝난 지난 2일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하루 전이었다. 도량발호를 선택한 교수들은 △대통령 부부의 국정농단 의혹과 친인척 보호, △정부·기관 장의 권력 남용, △검찰독재, △굴욕적인 외교, △경제에 대한 몰이해, △국민 삶에 대한 무관심, △명태균·도술인 등 사인에 의한 나라 분열 등을 사유로 꼽았다.
<교수신문>은 '비상계엄 선포' 뒤 추가 인터뷰에서 한 정치학과 교수가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임에도, 요건에 맞지 않는 '비상계엄'을 한밤중에 기습적으로 선포했다"며 "국민의 일상과 안녕을 위협에 빠뜨리고 국가의 대외 신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는 점이 도량발호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올해의 사자성어 2위는 '낯짝이 두꺼워 부끄러움이 없다'는 뜻의 '후안무치'(厚顔無恥, 307표·28.3%), 3위는 '머리가 크고 유식한 척하는 쥐 한 마리가 국가를 어지럽힌다'는 뜻의 '석서위려'(碩鼠危旅, 201표·18.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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