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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7 특임단장 "'의원 모이고 있단다. 150명 넘으면 안된단다' 막으란 지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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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707 특임단장 "'의원 모이고 있단다. 150명 넘으면 안된단다' 막으란 지시 받았다"

"사령관 이하 김용현 전 장관에게 모두 이용당한 것…원망스럽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진입했던 특전사 707 특수임무단 김현태 단장이 상부로부터 계엄을 해제시킬 수 있는 국회의원 정족수인 150명이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9일 서울 용산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김현태 특임단장(대령)은 체포하거나 구금하라는 정치인 명단을 받은 것이 있냐는 질문에 "정치인 관련해서는 일체 없었고 저에게 (작전) 중간에 말한 뉘앙스는 '국회의원들 모이고 있단다, 150명 넘으면 안된단다 막아라'라는 것"이었다며 "안되면 들어가서 끌어낼 수 있겠냐고 물었는데 제가 진입이 안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곽종근 특전사령관이 해당 지시를 내렸으나 "김용현 전 장관이 지시한 것을 사령관이 그대로 지시한 것"이라며 "제가 중간 지휘관으로 사령관과 소통하면서 현장 상황 보고했고 사령관은 현장 지휘관 의견 받아서 무리한 행동 하지 말고 국민과 부대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사령관도 지휘통제실에서 전화를 통해 받은 지시를 1차적으로 뱉어내는 것 같았다"며 "사령관이 지시를 했겠지만 그 내용들이 현장에 있는 저나 다른 지휘관들에게 전달됐고, 현장(의 어려운) 상황을 사령관에게 다시 전달했을 때 사령관은 하지 말라고 정정 지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150명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으라는 지시는 언제 받았냐는 질문에 "저도 정문에서 (국회 관계자들과) 몸싸움 중이었는데, (3일 오후) 11시 40분 넘어서 헬기가 (국회 운동장에) 내린 것 같고 12시 다 되어 후문에 도착했다. 이후 12시 반 어간까지 몸싸움을 벌었는데 12시에서 12시 반 사이였던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국회를 처음 가보는 곳이라 (네비게이션 어플리케이션인) 티맵(T map)으로 미리 구조를 봤다. 안에서 길을 헤매고 있는데 지하 1층에서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본회의장 쪽으로) 오고 있었지만 저희 부대원들에게 아무런 지시를 하지 않았고 길을 비켜드렸다"며 "제가 받은 최초 임무는 봉쇄였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시가 나온 배경은 무엇으로 보냐는 질문에 김 단장은 "(계엄 해제 결의안) 가결을 우려했던 것 같다. 그래서 국회의원 150명 넘으면 안된다는 것"이라며 "제가 만약에 본회의장까지 들어갔다면 끌어내라는 지시가 있었을 수도 있었겠으나 그 단계가 가기 전에 상황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아는 범위에서 사령관과 이하 모든 사람들은 김용현 장관에게 이용당한 것"이라며 "어느 정도 먼저 조짐에 대한 정보를 받았을지언정 모두가 계엄선포는 생각도 못했고 상상도 못했다. 계엄이라는 말이 떨어진 순간 저도 경험하지 못한 것이라 시키는 것 빨리 해야겠다고 생각해 몸이 움직이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진술했다.

김 단장은 "계엄을 TV로 보고 난 직후에 사령관으로부터 전화 받아 국회 출동하라고 했을 때 계엄 상황에서도 국회의원의 활동은 보장돼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현장에서 (군인 출입을) 제지하려는 사람들에게 계엄사령부의 지시를 받고 왔고 계엄사령부에 항의하라고 말했다. 그 상황에서도 국회 활동이 보장된다는 법을 몰랐는데 이 역시 제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나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은 적은 없었다면서, 계엄 당시 의원 체포조가 북파공작원(HID) 부대였다는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는 "정보사령부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진입한 것은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답했다.

▲ 9일 서울 용산 국방부 앞에서 특전사령부 707 특수임무단 김현태 단장(대령)이 기자회견을 가졌다. ⓒ연합뉴스

김 단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계엄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알지 못했고 특전사령관도 잘 알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단장의 진술을 살펴보면 특전사령관도 최소한 당일에는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 단장은 "(곽종근 특전) 사령관도 (계엄에 대해) 전혀 몰랐던 것 같은데 (김용현) 전 장관이 계속 이야기한 것 같았다. 준비하라고"라며 "저는 국정원이나 다른 정보 가지고 말하는 줄 알았는데 당일은 뭔가 가능성이 높은 식으로 말을 하면서 나도 아무 일 없으면 좋겠다, 그런데 TV 보라고 하고 심각한 것처럼 이야기했다. 그래서 저녁 식사 이후 계속 TV를 모니터링했다"고 말했다.

그는 곽 사령관이 그 이야기를 언제 했냐는 질문에 "저녁을 같이 하자고 해서 저랑 부대회관에서 참모 몇 명과 같이 먹었다. (오후) 6시 정도에 시작해서 40분 정도 밥 먹고 헤어졌다"며 "제가 (오늘) 비상소집하겠다고 보고드리긴 했다. 전날부터 훈련 계획 수립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훈련 내용은 사령관이 많이 강조하고 있던 것이고 특수전단항공단도 비행기를 준비하고 있었고 아무 일도 없으면 집에 가면 된다고 해서 세부계획 수립했고 헬기 내리려면 안전요원 필요해서 배치한 상태였다"며 "제가 오후 7시 50분에 비상을 걸었고 8시 50분에 군장검사 완료해서 9시에 지휘통제실에 모여 사후 강평했다"고 당일 저녁 행적을 전했다.

그는 "(오후) 10시가 다가오는데 아무것도 없고 TV에 나오는 것도 없어서 저도 부대원들에게 퇴근 준비를 지시하고 사무실로 이동하는데 지휘통제실 인원들이 TV에서 뭔가 발표한다고 해서 같이 보고 이후 사령관 전화 받았다"고 말했다.

비상계엄 당일 훈련을 한 이유에 대해 그는 "사령관이 강조했었고 시간이 갈수록 강조하는 강도가 높아졌다"며 "2~3일 전에는 도대체 무슨 정보를 가지고 이런 말을 하실까, 아무것도 없는데. 저도 국무총리실에서 대테러 근무 3년 하기도 해서 사령관만큼 정보 루트는 있는데, 내가 아는 루트로 아무것도 없는데 왜 이렇게 강조할까 싶은 (생각은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사령관은 저와 연초부터 서울 지역 동시다발 테러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경찰 능력이 초과되어 대테러 특공대 요청했을 때 어떻게 하겠냐는 것이었고 올해 처음으로 4-5월 노들섬에 헬기 전개 훈련도 했다"며 "최근에는 그와 유사한 내용으로 풍선 도발 등 여러 이유로 북한의 도발이 있을 거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김 단장은 "당일은 이와 관련된 훈련을 하자고 했다. 저희 내부적으로 판단한 것은 설사 북한에 의한 도발일지라도 국방부 대테러 훈련 상에 민간인 대상으로 군의 총기 사용은 엄격히 금지하고 있어서 당시 훈련 내용은 비살상무기를 사용한 무력진압 작전이었다"며 "그래서 낮에 이미 부대원들은 훈련 관련된 군장검사를 마쳤고 휴대하는 무기는 개인별 테이저건 하나와 공포탄 휴대였다. 장착은 아니었고, 필요한 방패라든지 케이블 타이 등도 잘 챙기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었다"고 진술했다.

김 단장은 오늘 기자회견을 연 이유에 대해 "지난주 금요일(6일)에 (국회) 국방위원회 출석 차 (특전)사령관, 3여단장과 같이 이동 중이었는데 국방부에서 취소됐다고 이동하지 말라고 했다"며 원래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본인이 아는 바를 진술할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7일) 탄핵 투표에서 국민이 생각한 것처럼 투표 되겠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부결된 순간 국방위도 안열리겠구나, 국방위에 가서 말씀드릴 기회가 없을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했다"며 기자회견이 아니면 본인의 입장을 이야기할 창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나왔다고 말했다.

비상계엄 전후로 김용현 전 장관에게 사과 등의 입장을 전달받은 바 있냐는 질문에 김 단장은 "없다. 그런거 받고 싶지도 않다"며 김 전 장관이 "많이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부대원들에게 국회의사당으로 출동하라고, 정문 봉쇄하라고, 후문과 정문에서 몸싸움을 하라고, 창문 깨고 건물안으로 들어가라고 지시한 것은 저"라며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부대원들은 이용당한 피해자다. 절대 707 부대와 부대원들을 버리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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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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