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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세종소방본부 ‘불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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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세종소방본부 ‘불났네’

퇴임 앞둔 소방본부장 해외 연수 참가 하려다가 윗선 관심에 중단, 훈련 떠난 소방대원은 근무 시간 중 관광

세종소방본부가 호주에서 ‘실화재 역량강화를 위한 국외 단기 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퇴임을 앞둔 소방본부장이 연수에 참여하려다가 언론에 보도되자 취소했는가 하면 훈련에 참여한 소방대원들은 관광을 떠날 예정인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프레시안>은 세종소방본부가 해외 훈련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관련 규정을 위반하거나 관행적으로 해온 잘못, 퇴임이 한달도 남지 않은 본부장이 호주에 가려다가 돌연 취소한 내용 등을 전격 취재해 독자들에게 알린다. /편집자

호주에서 어떤 훈련을 받나

세종소방본부 소속 소방대원 9명은 지난 3일부터 오는 6일까지 호주 애들레이드의 정부 공인 소방훈련기관인 파랫(FARAT)에서 구획실 화재진압전술(CFBT ; Compartment Fire Behavior Training) 실화재 훈련과정에 참가하고 있다.

이번 훈련에서는 화재 형상이론, 구획실 진입, 화재 진압, 상황판단 등 주요 4개 과정에 대한 훈련을 받게 되며 훈련과정을 마치면 CFBT 강사 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이번 훈련에 참가한 대원들은 사전 신청을 거쳐 선발됐으며 세종소방본부는 이번 훈련을 위해 총 5321만 7000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세종소방본부 소속 소방대원들이 훈련을 받고 있는 호주 파랫은 호주 정부 공인 등록기관으로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소방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미국, 말레이시아, 홍콩 등 외국의 소방관 교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실화재, 도시탐색구조, 지중탐사, 유해물질, 교통사고 구조 등 12개 훈련장을 갖춰 각종 상황에 대비한 훈련을 받을 수 있으며 합숙시설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의 소방전문 공인교육기관인 파렛 대표가 세종소방본부에 보내온 VIP 초청장. ⓒ프레시안(김규철)

퇴임 한달도 남지 않은 소방본부장 왜 가려고 했나…대통령실에서 관심 갖자 돌연 취소

실화재교육기관인 호주 파랫은 지난 10월22일 세종소방본부에 VIP 초청장을 보내왔다,

이 초청장에는 ‘고위 공무원(senior executive) 1명을 3일부터 6일까지 초청하며 이 기간 동안 여행(경비), 숙소, 식사를 제공한다’고 돼있다.

이러한 소식을 보고받은 A 본부장은 퇴임이 20여 일 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자신이 가겠다고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하위 소방공무원이 “다른 간부를 보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음에도 자신이 가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져 그 이유에 궁금증을 낳고 있다.

A 본부장이 호주에 가기로 결정되면서 아직 오랜 기간 동안 근무해야 하는 다른 간부가 해당 교육에 참가하는 경우 실제 화재 현장에서 더욱 효과적인 지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A 본부장은 지난달 28일 세종시의회에서 이현정 시의원으로부터 “실화역량강화국외훈련에 가는 것이냐. 그러면 예결위 심의에 불출석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그렇다. 불출석계를 내겠다”라고 답변하는 등 강한 출국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뉴스전문방송인 YTN에서 ‘소방본부장의 수상한 해외출장’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한 후 소방청이 대통령실로부터 지시를 받아 동향보고를 하자 돌연 출국을 취소, 다른 간부도 훈련에 참가하지 못하고 자신도 가지 못하게 됐다.

더욱이 지난 10월 최민호 세종시장이 정원도시박람회 예산 통과를 위한 단식 농성 당시 하위 직원들을 동원시킨 것과 관련해 소방본부노조에서 세종경찰청에 직권남용 권리 행사 방해죄로 진정을 내 입건 전 조사를 벌이고 있는데도 출국을 하려고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익명을 요구한 세종소방본부의 한 관계자는 “파랫에서 항공권과 숙식에 대한 모든 경비를 제공하고 교육을 마친 후에는 교육 참가자들이 호주 관광에 나설 예정이어서 관광비용만 내고 호주 관광을 하려던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세종소방본부가 여행사로부터 받은 호주 시드니 관광계획서 ⓒ프레시안(김규철)

세종소방본부 선발공고부터 엉터리…계획서에는 소방관련 시설 방문, 실제로는 관광 일색

세종소방본부 관계자는 이번 ‘실화재 역량강화를 위한 국외 단기 훈련’에 관한 공고를 하면서 추가 경비에 관한 내용을 알리지 않았다.

이로 인해 소방공무원들은 첨단 장비를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세계적인 교수로부터 직접 화재 진압 및 구조훈련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됐다.

하지만 세종소방본부는 실제 훈련은 6일에 종료됨에도 공식 일정을 1일부터 9일까지 9일간으로 정하고 선발된 소방대원들에게 7일 부터 8일까지 관광비용으로 1인당 105만 원의 경비를 추가로 부담할 것을 지시했다.

이는 허위 공고를 낸 것은 물론 참가자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안겨주었다.

특히 ‘실화재 역량강화 국외단기훈련 추진계획’에는 7일과 8일 양일간 출동부서 현장방문(장비, 대기실, 근무여건벤치마킹), 소방박물관 방문, 시드니 현지 소방서 방문, 시드니 명소 탐방(다중 밀집지역 안전사고 예방대책 벤치마킹)이라고 돼 있으나 실제로는 이미 2곳의 여행사로부터 견적서를 제출받아 비용을 책정했는가 하면 이 기간 동안 블루 마운틴 국립공원, 시드니 동부해안 관광, 오페라하우스, 하버브리지, 시드니 야경 등 모든 일정을 관광으로만 채워져 있고 현지 소방관서 또는 출동부서 방문은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정규 근무지 외의 장소에서 공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은 해당 공무 수행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하며, 사적인 일을 위하여 시간을 소비해서는 안 된다’고 정한 공무원복무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어서 징계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세종소방본부는 3년 전부터 호주에서 훈련과정에 이와 같은 관광 프로그램을 비공식적으로 넣어왔던 것으로 파악돼 그동안 호주에 다녀온 소방공무원 전원이 징계를 받을 위기에 처하게 됐다.

세종시 운영지원과 관계자는 “국외 출장을 가는 경우 해당 기간 내에 토요일이나 일요일, 공휴일이 포함된다 하더라도 정식 근무일로 본다”며 “근무일에 관광을 다녔다면 공무원복무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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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철

대전세종충청취재본부 김규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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