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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과로사 부인하고 거짓 해명…유족 더욱 큰 고통으로 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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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과로사 부인하고 거짓 해명…유족 더욱 큰 고통으로 몰아"

유족 측 "부검 결과 쿠팡 해명과 달라…국회 청문회 빨리 열어야"

쿠팡 물류센터 근무 중 숨진 노동자에 대해 쿠팡 사측이 내놓은 해명이 현장 폐쇄회로TV(CCTV) 및 부검 분석 결과와 상반된 것으로 드러났다. 유족 측과 야당은 "쿠팡이 거짓 해명을 했다"며 국회가 조속히 쿠팡 청문회를 열어 추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 박홍배·이용우 의원, 진보당 정혜경 의원은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26일 이같은 부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고(故) 김명규 씨는 지난 8월 쿠팡 시흥 2캠프에서 야간 근무 중 쓰러져 사망했다. 쿠팡 측은 김 씨 사망에 사측은 책임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김 씨가 사망한 당일 캠프에 평소보다 많은 근무 인원이 투입됐고, 김 씨에게는 업무 강도가 낮은 택배박스(프레시백) 세척 업무에 배정됐으며, 법정 기준의 3배에 달하는 휴게시간이 부여됐고, 또 김 씨가 평소 지병이 있었다는 것이다.

위원회 측은 그러나 "프레시백 세척 업무는 4인이 1조로 편성되어 2개 조가 일을 하는데, (사망) 당일은 6명( 나중에는 7명)이 일을 했고, 이로 인해 고인은 2명분의 일을 혼자 도맡아 하게 됐다"며 "고인은 초보자들은 하기 힘든 프레시백 적재·랩핑·운반 업무를 그것도 2명분의 일을 했다"고 했다.

이들은 "고인은 쓰러지는 순간에도 랩핑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랩핑 작업은 업무 강도가 매우 높다"며 "랩핑을 하려면 적재된 프레시백의 맨 밑에서부터 올라오면서 그 주위를 계속 돌면서 랩으로 감아야 한다. 혈압이 높아지고 머리가 어지러우며 구토감이 생긴다. 적재와 운반보다 더 강도가 높은데 이 작업을 고인이 2명분을 혼자 감당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휴게시간도 일을 시작한 지 2시간여 만에 5분 정도 휴식을 취한 것이 전부"라며 "고인의 2023년, 2024년 건강검진기록을 확인한 결과 아무런 지병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도 했다.

위원회 측은 "고인의 사인은 고도의 심장동맥경화(급성 심근경색증 포함)으로 확인됐다. 급성 과로사"라며 "부검을 실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감정서에 따르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급작스러운 심장 기능 이상이 발생하여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설명과 함께 그 밖에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다른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검 결과는 고 김명규 님의 사망의 원인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로 열악한 쿠팡의 노동환경에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며 "노동자가 심야 노동 등 매우 열악한 노동환경에 급격히 노출될 경우 심혈관계에 무리가 오게 돼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것이 급성과로다. 이것이 고인의 죽음의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쿠팡의 거짓 해명은 쿠팡 스스로의 선의에 기대어 근로조건 등의 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며 "쿠팡은 자신의 사업장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죽음에 대해 진정성 있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보이지 않았으며 심지어 거짓해명으로 유족들을 더욱 큰 고통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 환경노동위 , 국토교통위 쿠팡 청문회를 개최해 사망사고에 대한 쿠팡의 책임을 촉구하고 제대로 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씨의 배우자도 이날 직접 기자회견에 참가해 "쿠팡에서는 사과 한마디 없었다"며 "쿠팡은 우리 남편의 죽음에 대해 책임지고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청문회 개최를 통해 노동자들의 억울한 죽음이 생기지 않고 안전한 일터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국회전자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쿠팡 청문회 개최에 관한 청원'의 청원인 수는 지난 달 7일 청원 성사 기준인 5만 명을 넘겼다. 다만 청원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국회 심사를 거쳐야 해서 쿠팡 청문회 또한 심사 단계에서 발이 묶인 상황이다.

▲쿠팡 청문회 촉구 기자회견. ⓒ진보당 정혜경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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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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