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보험금 노리고 필리핀서 고교후배 살해한 40대 '무기징역'

금품 빌린 뒤 빚 독촉받자 지인과 범행 계획...보험사 상대로 민사소송도 제기

사망 보험금을 노리고 고교 후배를 필리핀에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6부(김용균 부장판사)는 28일 강도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한 보험청약서 위조에 가담한 혐의(사기미수 등)로 함께 기소된 보험설계사인 지인 B씨에게는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9년 돈을 갚을 능력이 없음에도 고교 후배 C(30대)씨에게 연 5~8%의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속이고 6000만원을 빌린 뒤 빚 독촉을 받자 평소 알고 지내던 B씨를 가담시켜 C씨의 보험계약 청약서를 위조했다.

이후 지난 2020년 1월 빚을 탕감하고 7억원 상당의 사망 보험금을 받을 목적으로 C씨와 함께 필리핀 보라카이로 향했고 숙소에서 항정신성의약품을 넣은 숙취해소제를 먹여 정신을 잃게 만든 후 질식시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C씨가 숨진 뒤 2년만인 지난 2023년 1월 부산지법에 보험회사를 상대로 사망보험금 약 6억9000만원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A씨는 피해자의 재산을 빼앗고, 채권자인 피해자를 살해해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계획적으로 피해자를 유인해 살해했다. 또 B씨와 공모해 보험 청약서를 위조해 행사했으며, 보험 청약서가 위조돼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음을 잘 알고도 법원에 지급 청구 소를 제기하는 등 그 죄책이 매무 무겁다"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는 절친한 친구인 줄 알았던 A씨에 의해 생명을 잃었다. 이렇게 허무하게 생을 마감하게 된 피해자의 심정,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가족들의 슬픔은 짐작하기 어렵다"라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B씨에 대해서는 "B씨가 보험설계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더라면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불상사를 방지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점, 자신의 반성을 인정하지 않고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아온 이들을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모두 법정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