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임계점 치닫는 尹·李 '생존게임'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임계점 치닫는 尹·李 '생존게임'

[최창렬 칼럼] 공적 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한 적대적 공생, 결말은?

정치가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진부하고 식상한 것이지만 지난 15일과 25일의 1심 선고로 보다 현실감 있게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1심 유죄 판결 이후에도 이 대표는 여전히 여당 주자에 비해 압도적 우위를 유지했다. 향후 이 대표의 최종심들이 어떻게 나올지 전혀 알 수 없지만 정치와 법치가 뒤엉켜있는 지금의 시국은 참으로 오리무중이다. 민주당은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과 미국 트럼프 당선인의 경우를 들어 사법리스크 극복을 자신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와 단순 비교할 문제가 아니다.

여권의 사정도 나을 게 없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갈등이 폭발 직전일 것 같던 게 바로 엊그제인데 지금은 소강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는 17%의 최저를 찍고 반등세다. 여권의 아무 변화가 없는데도 기사회생의 지지율을 보인다. 당연히 이 대표 1심 결과가 영향을 줬다고 분석하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명태균의 녹취나 전언이 이어지고, 2022년 지방선거에서 명태균의 공천개입 의혹의 배경과 관련하여 윤 대통령 부부의 개입 정황 등이 구체화되면 여야의 국면은 또 다시 바뀔 수 있다.

각 진영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치명적 흠결은 그대로 둔 채 각 진영이 쥐고 있는 행정권력과 의회권력을 이용하여 상대를 거꾸러뜨림으로써 생존을 도모하는 전형적 생존게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공적 권력이 사적 개인들의 혐의를 방어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명품 백 수수 의혹 및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 김건희 여사를 불기소했다. 검찰의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러한 검찰이 대통령 부부에 대한 조사를 할 수 있을까.

야당은 지난 15일 이 대표 공직선거법 판결 이전의 발언이라고 하지만, 공직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면서 입법권력을 이 대표가 안고 있는 사법적 약점을 호도하기 위한 데 쓰려한다는 해석을 듣기에 충분한 태도를 보인다.

검찰이 이 대표 법인카드 유용 혐의로 기소한 것에 대해 야당은 할 말이 많을 것이다. 굳이 이 기소를 검찰은 꼭 했어야 하는가. 그렇다면 왜 김 여사 기소는 하지 못하느냐는 공정과 형평의 문제는 당연히 제기될 수밖에 없다. 여권에 비해 야권에 대한 과도한 수사로 비쳐지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정책과 정치가 정지된 상태다. 정치는 공공의 이익과 안녕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불가피한 잡음과 쟁투가 발생한다. 이는 당연히 권력투쟁의 성격을 띠고 이는 정치인자들의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권력정치의 양상도 공익이 어느 정도 전제될 때 이해될 수 있는 현실들이다. 지금의 한국의 국회와 정권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과연 이러한 명제들에 부합하는가.

양 진영 수장들이 혐의와 의혹을 주렁주렁 달고 있으면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권한과 권력을 투사해서 공적인 일로 포장된 사적이익을 줍기에 여념이 없고, 이에 기생하는 비루한 자들의 몰골들 그 자체다.

국민들은 아직 나설 생각이 없는 듯하다.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들이 언제 국민 대중에게 옮겨 붙을지, 야당 대표의 사법 혐의들은 과연 벗겨질지, 낙마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전례 없는 일들이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사법부는 더 이상 이 대표 재판을 미뤄선 안 된다. 야당도 재판 지연과 조기 대선의 불순한 의도로 꼼수를 부리는 걸 멈춰야 한다. 그리고 여당 한동훈 대표는 특별감찰관 뒤에 특별검사법을 감추지 말고 당당히 특검에 나서는 전향적 태도를 보여야 한다. 양 진영의 수장들이 평균 국민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정치도덕적 인식을 갖고 권력을 휘두르는 걸 언제까지 봐야 하는가.

국민주권은 엄연히 살아있다. 이는 바로 임계점을 향하지 않는다. 여러 번의 국면 전환을 거치고 결론으로 치달을 것이다. 지금은 휴지기다. 서서히 에너지가 모이면 적대에 기생했던 세력들을 심판할 것이다. 적대적 공생에 안주하는 알량한 권력들이 적대적으로 공멸할 때가 와야 한국의 정치가 상궤(常軌)를 찾지 않을까.

▲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23년 10월 3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시정연설이 끝난 뒤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최창렬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다양한 방송 활동과 신문 칼럼을 통해 한국 정치를 날카롭게 비판해왔습니다. 한국 정치의 이론과 현실을 두루 섭렵한 검증된 시사평론가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