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치 보복 끊어야…尹대통령, 이제 그만하길"

"누군가 보복의 악순환, 내전 상태 막야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정치 보복을 어느 단계에서 끊는 게 맞다.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이제 그만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당면한 사법적 위기가 현 정부의 정치 보복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28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이명박 정부 때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동서대 석좌교수를 만나 "권력자가 되기 전까지는 한 쪽을 대표하지만, (대통령이) 되는 순간 전체를 대표하는 게 의무 아닌가. 그 때 제일 큰 책임은 통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동은 이 대표가 이어가는 외연확장의 연장선상에 있다. 보수 성향 법조인인 이 교수는 최근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며 임기 단축을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누군가는 (정치 보복 악순환을) 끊어야 되고, 기회가 되면 당연히 제 단계에서 끊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핍박당하시면서도 왜 정치보복이 없는 포용정치와 화해를 애기하셨는지 이제는 절감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상대를) 제거하려고 하고, 인정 안 하려고 하고, 권력으로 상대를 억압하는 것은 자칫 잘못하다가 어느 단계에서 멈추지 않으면 계속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그게 끝이 없는 보복의 악순환, 사회갈등의 격화, 마지막 단계는 일종의 내전상태가 되는데 그걸 막아야 되는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이 대표에게 "한국의 정치는 복수의 도구로 전락했다. 정권을 잡게 되면 정치보복의 고리를 끊겠다고 선언하실 생각이 있나"라고 묻자 이 대표는 "선언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다. 그건 제 기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어 "제게 혹시 기회가 되면 제 단계에서 끊어야 하고 안 그러면 모두가 불행해진다"고 거듭 언급하며 "보복은 보복을 부른다. 영구적으로 한 쪽 집단이 계속 집권할 수 없다. 민주공화정 체제에서는 언젠가는 교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사실 정치보복은 많이 당한 분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 끊어야 한다"며 "DJ가 화합해서 끊었고 이 대표가 정치보복, 상당한 고통을 당하고 있다. 때문에 그 대에서 끊어져야 한다는 것도 말씀 드리고 싶다"고 조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