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에서 한밤중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학생을 뒤쫓아가 무참히 살해한 박대성(30)이 첫 공판에 이어 두번째 재판에서도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형사1부(재판장 김용규)는 26일 살인 및 살인예비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대성에 대한 두번째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양 측간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 의견을 들은 뒤 10분 만에 종료됐다.
이날 박씨 측 변호인은 살인은 인정하지만 '살인예비' 혐의에 대해선 부인하며 "술을 마신 상태에서 기억이 나질 않아 살인예비을 범한 목적이 있었는지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소위 '블랙아웃' 상태로 살해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변호인 측 의견이 있다"며 박 씨에게 같은 입장이냐고 묻자 박 씨는 "네, 그렇습니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또 박씨 측에 "술을 마셔서 기억을 못한다는 취지는 알겠으나 고의 또는 목적이 있었냐 없었냐는 또다른 문제"라며 "변호인도 법률적인 또는 사실적인 부분에 관해 의견을 주시면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10일 오후 5시 같은 법정에서 열리는 3번째 재판에서 결심공판을 예고하고 사전 조사, 범행 당시 CCTV영상 재생, 유족 진술(10분 내외)등 진행 계획을 전했다.
박씨는 지난 9월 26일 오전 0시 42분쯤 전남 순천시 조례동 한 도로변에서 길을 걷던 A 양을 800m 뒤쫓아가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하고, 범행 이후 흉기를 소지한 채 2차 살해를 목적으로 홀로 영업장을 운영하던 여성들만 노려 살인을 시도하려 한 혐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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