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이 서울 도심에서 "쌀값 폭락에도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농산물 수입을 확대해 농민을 말살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20일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 2차 총궐기' 집회를 개최했다. 주최 측 추산 1만여 명이 참여한 이날 집회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농민들이 주축이 돼 농민대회 성격을 띠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결의문에서 "농사는 나라의 근본이다. 농업이 없이 미래도 없다"며 윤석열 정부에 대해 "기후재난, 병충해로 무너지는 농촌, 역대급 쌀값 폭락에도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심지어 물가 폭등 타령하며 농산물 수입을 확대하며 농민을 말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이 망치는 것이 농업뿐이랴. 반(反)노동, 반민생, 반민주 반평화, 친일역사 쿠데타까지 윤석열 정권의 폭주와 퇴행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무너지는 민주주의를 지키자. 윤석열·김건희·명태균 국정 농단, 불법공천 개입 의혹 윤석열 정권 지금 당장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하원오 전농 의장은 대회사에서 "고(故) 백남기 농민이 떠나고 박근혜 정권을 끌어내린 지 8년이 돼간다. 그동안 세상은 얼마나 달라졌나"라며 "여전히 40만 8700톤의 수입 쌀이 우리 삶을 박살내고 있다. 무관세, 저관세 수입 농산물이 우리 농사의 생산 기반을 파괴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농업 파괴, 농민 말살 윤석열 정권을 퇴진시키자. 국정 농단, 민생 파탄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리자"며 "그렇게 백남기 농민이 바라마지 않은 세상, 농민 해방 세상을 향해 힘차게 나가자"고 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연대사에서 "취임하지도 않은 미국 대통령과 골프치겠다고 연습하는 그 정성의 반의 반의 반만이라도 농민에게 쏟았으면 우리 농민들 오늘 아스팔트 농사 안 지었을 것이다. 무슨 일을 해도 감싸는 아내 사랑의 반의 반의 반만이라도 노동자·서민을 생각했으면 이 나라가 이 꼴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우리는 윤석열 정권을 퇴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노동자들은 11월 9일 퇴진 광장을 열었다. 농민들은 오늘 이곳에서 아스팔트 농사를 시작했다. 12월 7일 다시 한 번 민중의 항쟁을 만들어내자"고 했다.
이날 집회의 농민 참가자들은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이유를 묻는 <프레시안>의 질문에 쌀값 대책 마련과 국정농단 의혹에 대한 불만 등을 꼽았다.
경남 거창에서 온 육철수(63) 씨는 "쌀값이 폭락한다는 것은 농민이 그만큼 살기 어렵다는 것 아닌가"라며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이 양곡관리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대로는 농민이 살 수가 없다. 쌀값 보장도 외치고, 윤석열 대통령은 도저히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마음으로 왔다"고 밝혔다.
경남 창원에서 온 송영희(54) 씨는 "농업을 살리고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해 함께하고 싶었다"며 "윤석열 정권은 민생에 관심도 없고 지금 국정농단이 너무 심하다. 용서가 안 된다. 전쟁위기도 무섭다. 정의가 살아있고 국민들이 행복한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하루빨리 내려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 뒤 참가자들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까지 행진을 시작했지만, 남대문경찰서 인근에서 경찰에 의해 가로막혔다. 애초 행진을 허가했던 경찰이 이를 막은 것은 집회가 길어지며 이날 오후 4~5시로 예정됐던 행진 허가시간이 지났다는 이유에서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경찰의 제지로 인한 물리적 충돌 등은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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