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트럼프 2기 인사 기준은 '충성도', 트럼프 장남·머스크가 '문고리'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트럼프 2기 인사 기준은 '충성도', 트럼프 장남·머스크가 '문고리'

[인터뷰] 下 김동석 KAGC 대표·안병진 경희대 교수 "美 민주당, 대대적 쇄신 필요"

'트럼프 당선 확정'이라는 미국 CNN 방송의 자막이 떴을 때, 내 머리에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어떤 평가를 할까였다. 왜냐하면 김 대표는 관념적이고 안락한 교과서 세계가 아니라 미국 정치의 현장 속에서 진짜 정치 근육을 형성하면서 아시안계의 부상 등 미국 정치의 새로운 현상을 직접 만들어 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 2016년 대선에서 다들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를 과소 평가할 때, 직접 수많은 캠페인 현장을 방문하면서 트럼피즘의 돌풍을 부단히 경고했다. 과연 김 대표는 트럼프 부활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반대로 민주당의 패배에서 어떤 교훈을 찾아야 하는 걸까? 며칠 전 미국 대선 직후 국제전화에서 확인한 그의 목소리는 언제나처럼 미국과 세계의 미래에 대한 따듯한 염려와 통찰로 생생했다. 긴 통화에 이어 이메일을 나눈 이야기를 1)선거 평가와 의미 2)트럼프 2기에 대한 전망 2회에 걸쳐 소개한다. (1편 : "미 대선은 백인 '마가' 운동의 승리, 이젠 '다른 미국'이 되었다")

▲김동석 대표(왼쪽)와 안병진 교수(오른쪽). ⓒ프레시안

트럼프 재집권, 일탈이 아니라 미국의 노선 변경이다

안병진 : 트럼프 2기에 대한 최근 다양한 전망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특히 주목해야할 점이 있나요?

김동석 : 공화당 출신 대통령 중 전국 득표도 이기고 선거인단수에서도 이긴 대통령은 2004년 조지 w. 부시 이후 처음입니다. 임기를 한번 마치고 아웃되었다가 다시 대통령에 당선된 사례는 미국 역사상 150여년 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트럼프는 또 경합주를 싹쓸이한 대통령입니다.

트럼프의 당선 이후 권력인수 진행을 보면 2016년과 너무나 다릅니다. 2016년엔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티비 쇼에 출연하는 배우 오디션하듯 그렇게 요란을 떨면서 내각 구성을 했는데 이번엔 다릅니다. 당선 이후에 승리 연설, 그리고 백악관에서 바이든 접견, 의회 방문 이외엔 언론노출이 없습니다. 장관 임명을 아주 은밀하면서도 속도감 있게 하고 있습니다.

우선은 지금의 워싱턴을 끝까지 부수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그래도 장관감은 이정도가 되어야 한다는 상식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상원 인준이 문제겠지만 이미 공화당이 다수당이 되었고 신임 상원 대표는 공개, 비공개로 트럼프에게 충성하겠다는 사인을 보내고 있습니다.

미국의 지식인들은 트럼프의 재집권을 잠시 일탈로 보지 않습니다. 그의 노선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1000만 명 이상의 불법 체류자를 추방시킨다는 공약을 우선 실행하려고 가장 먼저 이민 관련 장관직을 임명했어요. 이민 세관 단속을 총 지휘할 사람으로 아주 흉악한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을 '국경 차르(Border Czar)'로 임명했고, 백악관 부실장으로 최측근이면서 가장 강경하게 반이민 정책을 부르짖는 스티븐 밀러를 임명했습니다. LA와 뉴욕의 한인 사회엔 적지 않은 불법체류 신분의 동포들이 있습니다. 영주권 수속 중인 사람들도 해당된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트럼프는 승리연설에서 이민 문제에 대해 "미국과 미국 시민들은 이렇게 집행하라고 나에게 권한을 부여했다"라고 강한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저는 지난 30여년 동안 한인들에게 정치 참여, 특히 투표에 많이 참여하면 이민자들에게 점점 좋은 세상이 온다고 노래 불렀는데 정말 아주 난감해졌습니다. 한인들에게 당장 영향을 주는 문제는 이 문제일 듯 합니다.

백인 우월주의, 기독교 민족주의, 미국 예외주의에 기반한 '마가' 운동

안병진 : 트럼프 2기가 순항하리라 보시는지, 아니면 조기에 큰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어 보이나요? 있다면 가장 위험한 영역은 어디인가요?

김동석 : 미국은 50개의 주가 각각이 다른 나라라고 할 정도로 주별로 각각 다릅니다. 여전히 민주당이 지배하는 뉴욕과 LA같은 대도시는 이민자(한인들에겐)들에겐 해방구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당장에 트럼프 정부가 들어섰을 때 그렇게 큰 어려움이 올까요? 그가 2017년 첫 번째 집권했을 때에 비해 훨씬 현실적이고 합리적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 당시엔 본인도 당황할 정도로 집권 준비가 안됐었지만, 이번 트럼프 당선팀은 상대적으로 아주 치밀하게 준비를 했습니다.

우리는 이미 트럼프 재집권 플랜인 프로젝트 2024를 알고 있습니다. 유색인종, 이민자가 서서히 위축되고 인종차별 현상이 두드러지게 됩니다. 트럼프 정치 세력은 늘 '마가'(MAGA)를 외쳤습니다. '마가'의 저변은 백인우월주의, 기독교민족주의, 미국예외주의입니다. 1860년대 이전의 미국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입니다. 유색인종들이 트럼프의 재집권에 바싹 긴장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트럼프 2기는 그들의 기준에서 실패하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사법부, 입법부도 그들이 완벽하게 장악했습니다. 트럼프의 재집권에서 가장 위험하게 느끼는 부분은 인종주의입니다. 쿠 클럭스 클랜(K.K.K)가 공공연하게 등장했던 2017년 버지니아 샬로츠빌 인종폭동이 생각납니다.

'충성 심사'하고 있는 트럼프 장남...일론 머스크와 터커 칼슨도 '문고리 권력'

안병진 : 지금 임명되고 있는 트럼프 2기 내각 인사들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김동석 : 트럼프에게 충성을 서약한 사람들이 임명되고 있습니다.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충성파인지 아닌지를 심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MAGA 여론으로는 국무장관으로 하마평이 오른 마르코 루비오가 충성도가 의심된다고 합니다. 폭스뉴스 출신인 터커 칼슨, 세계 최고부자인 일론 머스크가 동의한 사람들이 임명된다고 합니다. 당선 연설을 하고 4시간 수면을 취한 뒤, 수지 와일스가 트럼프 당선인의 첫 일정을 보고하러 트럼프의 침실문을 두드렸더니 벌써 두 사람과 떠들면서 잡담을 나누고 있었는데, 터커 칼슨과 일론 머스크였다고 <폴리티코>가 보도해 화제가 됐습니다.

안병진 : 임명되는 인사들 중 특히 주목하는 인사는 누구인가요?

김동석 : 법무장관으로 임명된 맷 게이츠(Matt Gaetz)입니다. 연방 하원에서 트럼프에게 가장 철저하게 충성하는 사람입니다. 얼마나 트럼프와 닮았으면 미성년자 성매수, 추행 혐의로 하원 윤리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장관으로 임명 받아서 하원의원직을 사임하면서 '셀프 종결'시켰습니다. 상원에서 인준이 어렵다는 관측도 있는데, 그러면 다른 직위에 임명하려 한답니다. 이럴 정도로 트럼프 인사의 원칙은 철저한 충성입니다.

(인터뷰가 진행된 이후인 21일(현지시간) 게이츠는 사퇴 입장을 밝혔다. 그 직후 트럼프는 자신의 법무팀에서 일했던 또 한명의 '충성파'인 팸 본디 전 플로리다주 법무장관을 새 법무장관 후보로 지명했다. 편집자주)

등에 나치 문형의 문신을 새기고 다니는, 폭스뉴스를 진행하는 극우 방송인인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도 별다른 경력 없이 국방장관에 임명됐습니다.

안병진 : 이번 회기 상하원 의원들 중 특히 주목해야 하는 인물은 누구입니까?

김동석 : 이번 회기에서 상.하원 모두 다수당이 공화당입니다. 그래서 의회를 향한 트럼프의 영향력도 이전과 차원이 다르게 강력해질 전망입니다.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 뉴욕에서 트럼프의 득표율은 5%에서 7% 정도로 올랐습니다.

18년이라는 최장기간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지낸 미치 맥코넬 후임으로 사우스다코다의 존 튠 의원이 리더가 됐습니다. 존 튠 의원과 트럼프의 협력이 매우 중요한데, 의회 관계자들은 맥코넬에 비해서는 가깝다고 평가합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트럼프의 지지를 받아 새 회기에도 재임할 것으로 보입니다.

▲ 트럼프 지지 유세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 ⓒAP=연합뉴스

'엘리트 정당'으로 전락한 민주당, 이대로는 2026년 중간선거도 어려워

안병진 : 선거 패배 후 미국 민주당은 현재 어떤 상태인가요? 향후 중간선거, 차기 대선을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민주당에서 다음 대선에서 경쟁력 있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김동석 :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오랜 양당정치가 큰 폭으로 변해야 할 시점으로 보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유권자들의 반응은 더이상 고정적으로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민주당은 참패를 당했습니다. 주 지지층인 백인노동자들을 잃어버렸고 2016년, 2020년에 민주당을 지지한 소수계인 히스패닉, 흑인, 아시안계가 이번 선거에서 대거 이탈했습니다. 민주당에서 가장 기본이고 중요한 경제이슈가 실종됐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때에 큰 폭으로 뜬 정체성 정치에 큰 경고가 울렸습니다. 경제이슈도 진보성을 확보하고, 여기에 균형을 맞추어 문화적 진보성을 갖춰야 하는데, 민주당은 과도한 문화적 진보정치만 사수했어요. 민주당 성향의 지식인들의 오만과 탐욕으로 기층 노동계층이 민주당을 외면하게 됐어요. 서민과 소수계, 노동계층으로부터 다시 지지를 확보할 과감한 당의 개혁을 이루어내지 못하면 민주당은 2026년 중간선거에서도 전망이 어둡습니다. 2년 뒤 중간선거를 이기려면 오만한 지배 엘리트들의 정당으로 인식되는 지금의 이미지를 과감하게 바꿔내고 대대적인 당의 쇄신이 필요합니다.

이번 선거에서 러스트벨트의 백인노동자들을 결집시키려는 노력에 앞장 선 로 칸나 하원의원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뒤를 잇는 민주당 진보진영 지도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AOC)도 진보 쪽 지도자로 성장하고 있고, 중도 성향의 제프리 하킴도 당분간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보입니다. 상원의 앤디 김도 떠오르는 리더 중 한명입니다.

차기 대권주자로 예상되는 인물은 해리스의 러닝메이트인 팀 월츠 미네소타 주지사, 조시 샤피로 펜실베니이나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장관, 캐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안병진 : 대한민국의 향후 대응에서 어떤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김동석 : 트럼프라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파트너를 만났지만 워싱턴 권력의 또 다른 중심은 의회입니다. 의회는 현실성과 합리성의 결합입니다. 트럼프 커넥션에 집착하기 보다는 오히려 의회를 더 적극적으로 접촉해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6일 대선 패배를 인정하는 연설을 하고 있는 해리스 부통령. ⓒAFP=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