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작품들을 영문으로 번역한 영국의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가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 내용에 대해 '극단적이고 기괴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데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국문학번역원은 스미스가 변역원의 영문 계간지 <Korean Literature Now>에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관련해 기고문을 보내 이같이 밝혔다고 18일 전했다.
스미스는 이번 기고문에서 한강의 작품 중에서도 특히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의 문학적 의미를 밝히는 데 집중했다.
그는 우선 <채식주의자>와 관련해 "주인공 영혜의 이야기가 '극단적이고 기괴하다'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 인물의 강한 주체성에 깊이 공감했다"며, 사회적 관습을 폭력으로 느꼈던 자신이 영혜의 당당함을 부러워했다고 했다.
<채식주의자> 주인공 영혜는 과거 폭력적인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 육식을 거부하는 인물로, 육식을 기피하는 자신을 못마땅하게 여긴 아버지가 강제로 자신의 입에 고기를 넣으려 하자 그 자리에서 손목을 긋고, 나중에는 식음을 전폐하기에 이른다.
스미스는 5.18 광주민중항쟁을 소재로 한 소설 <소년이 간다>와 관련해선 소설 속 '광주'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빗대 설명했다. 그는 "가자 또한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의 다른 이름"이라며 "광주와 가자 지구를 연결한 수많은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소년이 온다>의 번역 인세를 가자 지구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기고문에서 "한강의 노벨상 수상으로 내가 번역가가 된 이유를 더 명확히 알게 됐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스미스는 <채식주의자>를 영어로 번역해 2016년 영국 맨부커상(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한강과 공동 수상했으며 한강의 다른 작품인 <소년이 온다>, <흰>, <희랍어 시간> 등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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